이성균 기자
이성균 기자

2010년부터 스마트폰이 일상화되면서 모바일 게임이 쏟아졌다. 줄곧 게임을 곁에 뒀지만 모바일 게임을 진득하게 한 기억은 없다. 본인의 실력보다는 ‘현질(현금으로 게임 내 아이템을 구매하는 행위)’을 하게끔 환경을 조성하기 때문이다. 또 현질도 중독이라 필요 이상의 비용을 지출하게 된다.


여행업계에도 다양한 형태로 현질이 존재하는데, 그 끝은 홈쇼핑인 것 같다. 많은 여행사들이 황금 시간대를 차지하기 위해 큰 비용을 쓰고 있다. 그렇지만 들이는 돈에 비해 성과는 점점 더 떨어지고 있다. 단적으로 모객력이 5년 사이 크게 줄어들었다. 2015년 1월19일자 여행신문 커버스토리는 홈쇼핑의 효율성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그렇지만 전환율 20~30%(방송료 최대 5,000만원 수준)라는 지금으로선 상상도 할 수 없는 높은 수준이었다. 


게다가 고비용, 저수익 홈쇼핑은 여행사뿐만 아니라 랜드사에게도 큰 부담이다. 해가 바뀔수록 상승하는 방송료를 지원하기 위해 십시일반 모으지만 남는 게 별로 없다. 한 랜드사 관계자는 “막말로 홈쇼핑을 진행해도 여행사의 손해는 그리 크지 않다”며 “지금처럼 홈쇼핑의 효율이 좋지 않으면 잘 되는 상품을 따내기 위해 랜드사 간의 경쟁이 살벌하다”라고 전했다. 


그렇다고 현 상황에서 여행사가 홈쇼핑을 포기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마찬가지로 랜드사도 여행사와 함께 하지 않으면 일 따내기가 어려운 실정이라 참여할 수밖에 없다. 심지어 가이드와 인솔자도 홈쇼핑 비용의 일부를 부담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러한 고리를 끊어낼 수 없는 게 지금의 현실인 것 같다. 


홈쇼핑을 대체할 채널이 마땅하지 않은 가운데, 그나마 자사에 대한 투자를 늘려가는 게 하나의 대안인 것 같다. 연간 홈쇼핑 100회를 진행하고, 1회당 방송료를 7,000만원으로 가정한다면 70억원이 소요된다. 항공사, 홈쇼핑과의 관계 등을 고려하면 처음부터 횟수를 확 줄일 수는 없을 것이다. 대신 일부분만 떼서 자사 웹사이트 직접 예약 시 할인혜택을 제공하거나, 직원 격려금이나 웹사이트 UI 및 UX 개선 등 내실을 다지는 데 쓰면 어떨까. 물론 홈쇼핑처럼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힘든 탓에 쉽지 않은 길이다. 하지만 조금씩이라도 홈쇼핑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라면 고려해 볼만한 것 같다. 

 

이성균 기자 sage@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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