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인천국제공항 여객수 기준 홍콩 노선이 1위를 기록했다. 사진은 홍콩 올드타운 센트럴
지난해 인천국제공항 여객수 기준 홍콩 노선이 1위를 기록했다. 사진은 홍콩 올드타운 센트럴

●마약과 같은 홈쇼핑도 잠시 숨 고르기 


손- 지난 1월에 진행했던 한 홈쇼핑 방송비가 회당 1억2,000만원을 상회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 몇몇 여행사를 통해 확인한 결과 1억원을 조금 넘긴 수준이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얼마인지는 알 수 없었다. 
손- 어쨌든 이제 홈쇼핑에서 1억원이라는 비용이 엄청 놀랄 정도의 수준은 아닌 것 같다. 
김- 여행사들의 홈쇼핑 전략을 보니 결국 올해도 홈쇼핑에 무게를 두는데 지금은 신종코로나 영향에 묶여있다. 전체적으로 당분간 중단됐다. 
이- 지난 2일 롯데관광이 거의 유일하게 북유럽 상품을 판매했다. 모두투어도 2월 중순까지는 홈쇼핑을 가급적 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손- 취소 문제로 옥신각신하는 상황에서 홈쇼핑으로 여행을 판매하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신종코로나로 방송이 취소되면 홈쇼핑에서는 취소수수료를 부과하는지도 궁금하다. 
이- 이미 방송료를 지불한 것은 날짜를 미루고 결제되지 않은 건에 대해서는 잠정 연기했다고 한다. 홈쇼핑에서도 마찬가지로 지금 방송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김- 여행사들이 가장 많이 활용하고 의존했던 채널인데, 다른 채널들도 타격이 크겠다. 전반적으로 신규 모객을 위한 활동들은 위축되고 취소는 늘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홈쇼핑 계획에는 큰 변화는 없어 보인다. 
이- 원래 홈쇼핑에 쓰려고 했던 예산을 다른 곳으로 돌려 실험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손- 홈쇼핑이 문제가 아니라 여행을 독려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KRT의 경우 4~5월 황금연휴 기간을 공략했다. 최대 12일 연휴를 만들 수 있는데 지금 예약해야 한다는 느낌으로 홍보한다. 
김- 더 장기화될지, 진정 국면에 접어들지 2월 중순 정도면 판가름 나지 않을까 싶다. 
손- 사태가 좀 수그러들면 그동안 못했던 만큼 줄줄이 방송에 나올 수도 있겠다. 
김- 2~4월에는 딱히 연휴가 없기 때문에 잠시 숨 고르고 5월 연휴에 각종 마케팅이 쏟아질 수 있다. 그나마 비수기에 이런 사태가 터진 게 불행 중 다행일지도 모르겠다. 
지- 중국 지역은 다른 지역보다 여파가 상당기간 더 이어질 것이다. 


●일본·홍콩, 외풍에도 건재한 ‘상위 클래스’


손- 지난해 인천국제공항 전체 여객수 기준 홍콩, 오사카, 도쿄가 나란히 1~3위를 차지했다는 사실이 놀랍다. 거의 반년 가까이 일본 보이콧, 홍콩 시위 등의 여파가 상당했는데도 불구하고 이런 결과가 나왔다. 
이- 홍콩은 경유 수요가 상당하지 않았나 싶다. 
손- 반면 생각보다 작년에 가장 뜨거웠던 베트남 노선 중 다낭만이 유일하게 톱5에 이름을 올렸다. 10위권에도 하노이만 포함됐다. 
지- 항공 공급이 늘어난 곳들 중 신규 목적지가 많아 분산된 경향이 있다. 
김- 게다가 베트남은 지방 노선이 많다. 인천공항의 경우 신규 슬롯 확보가 어려우니까 신규 취항한 노선들은 지방발 출발이 많았다. 체감보다 덜했던 이유가 아닐까. 
이- 성장률로 보면 베트남 노선이 두드러진다. 푸꾸옥 320%, 달랏 698%, 나트랑 150% 등 세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일본과 홍콩을 제외하면 웬만한 노선은 대부분 모두 성장세를 나타냈다. 전체 여객도 성장했다. 
지- 올해는 중국 노선이 많이 감소하지 않을까 싶다. 
이- 2018년에는 오사카, 홍콩이 1~2위를 차지했는데 2019년에는 순위가 바뀌었다. 후쿠오카도 5위에서 7위로 떨어졌다. 반면 다낭은 5위로 올라섰다. 1위부터 10위까지 목적지들은 2018년과 똑같은데 순위에만 다소 변동이 있었다. 30위권에는 보라카이와 나트랑이 새롭게 진입했다. 


●신종코로나, 온고지신으로 대응
 
김- 사스와 메르스 사태를 신종코로나 사태에 대입하면 어떤 전망이 나오나. 
손- 일단 사스 당시 아웃바운드 출국자수는 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사태가 확산되기 시작한 시점 다음달의 낙폭이 가장 컸으므로 비슷한 양상이라면 1월보다 2월이 더 타격일 것이다. 3월도 회복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월 중순 안으로 진정 국면에 들어선다는 가정 하에 4~5월 정도면 조금씩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2월 안에 해결되지 않으면 여름 성수기도 장담하기 어렵다고 했다. 
김- 메르스 때는 아웃바운드는 타격이 거의 없었다. 오히려 국내보다 해외가 안전하다는 이미지가 컸다. 근데 메르스 치사율이 30% 수준으로 높았고 국내 사망자도 38명으로 기록돼 있다. 어찌 보면 신종코로나보다 더 위험했던 바이러스였다. 그땐 인바운드와 국내여행에 상당한 타격이 있었다. 
손- 하나투어 여행박람회가 마침 그 시기에 열렸는데 현장이 꽤 썰렁했었던 기억이 난다. 
김- 사스 사태는 2003년도의 일이라 지금과 시간차가 상당해 비교하긴 어렵지만 그때보다 짧게 끝날 수도 있을 것 같다. 
편-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우리나라에서 확진자들이 무사히 치료받아 퇴원하고 더 이상의 확진자가 생기지 않는 것이다. 그래야 진정 국면으로 돌아선다. 
이- 중국은 좀 더 오래 걸릴 것 같다. 사스 당시에는 SNS도 없고 스마트폰도 없었다. 그래서 지금 피부로 와 닿는 게 더 크다. 
손- 여행업계에서는 과거 사례가 있으니 우왕좌왕하지 말고 매뉴얼을 잘 만들어 대처해야할 것이다. 

 

*취재후는 한 주간의 취재 뒷얘기를 담는 자리입니다.
참가자 김기남, 김선주, 천소현, 손고은, 김예지, 이성균, 강화송, 이은지, 곽서희 기자
*기자 이름 성으로 표기 (편=김기남 편집국장, 지=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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