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호텔뱅크 소비자 피해 남기고 도산…연쇄도산 우려

태국 전문 여행사 타이호텔뱅크가 1월29일 도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중소여행사들의 타격이 본격화됐다는 신호탄 아니냐는 시선도 많다.  


타이호텔뱅크는 10년 넘게 태국 전문여행사로 인지도를 쌓아온 터라 충격이 크다. 타이호텔뱅크 피해자모임은 “태국이 예전부터 중소여행사의 도산이 많았다고 해도, 10여 년 간 문제없이 운영되며 좋은 이미지를 쌓아온 업체가 한 순간에 고객 연락을 끊고 잠적했다는 점이 가장 놀랍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 태국 전문 여행사 관계자에 따르면, 타이호텔뱅크는 몇 년 전부터 대금 지급과 관련해 호텔과 문제가 있는 등 조짐을 보여왔다. 여기에 신종코로나로 인한 취소 러시가 결정적인 악재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타이호텔뱅크에 공동으로 대응을 준비하고 있는 피해자는 2월6일 기준 53명, 피해금액은 7,700만원에 달한다. 타이호텔뱅크는 서울보증보험에 3,000만원 상당의 여행보증보험을 가입한 상태다. 관할 지자체인 인천 미추홀구청 관계자에 따르면 2월6일 현재 폐업신고는 하지 않은 상태로 등록취소를 위한 행정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번 신종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 중소 여행사들과 고객 피해도 심화될 전망이다. A여행사 관계자는 “여행사 규모가 작을수록 고객들에게 받은 예약금을 돌려막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사태로 취소 증가와 신규 예약 둔화가 장기화되면 중소 여행사들의 재정 악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태국 현지에는 중개만 하는 미등록 업체도 많아 고객들의 피해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걱정을 내비쳤다.


일각에서는 OTA의 영역확대와 맞물린 결과로도 분석하고 있다. 태국은 자유여행객이 많아 OTA가 급격히 성장해왔다. B여행사 관계자는 “OTA의 시장 장악력이 높아지며 태국 전문 여행사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며 “얼마 전 엠타이 폐업에 이번 타이호텔뱅크 도산까지 이어져 고객들이 대형 OTA에 의존하는 현상이 가속화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은지 기자 eve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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