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로 떠나는 가족여행] 下

권금성은 단단하고 묵직한 느낌의 바위 봉우리다
권금성은 단단하고 묵직한 느낌의 바위 봉우리다

설악케이블카의 진면목은 다른 데 있다. 바로 권금성이다. 설악산 봉우리 중 하나다. 케이블카 역에서 이어진 완만한 경사의 등산로를 10분 정도 오르니 시원스레 펼쳐졌다. 단단하고 묵직한 느낌의 거대한 바위 봉우리였다. 바위 봉우리는 꽤 높고 또 넓어 케이블카가 토해낸 수많은 인파를 너끈히 품고도 남았다. 수평의 바위가 끝나는 지점에서 절벽은 아찔하게 시작됐다.

그 아찔함 뒤로 이미 스산한 겨울옷으로 갈아입은 설악산 고봉준령들이 겹겹이 몸을 포갰다. 공룡능선, 만물상, 나한봉, 마등령, 세존봉, 장군봉, 황철봉…. 권금성의 시야는 탁 트여 후련했다. 권금성의 높고 너른 바위 정상은 하나의 거대한 전망대였다. 이리저리 쏘다니다 보니 어느새 온몸에 더운 기운이 퍼지고 송골송골 땀도 솟았다. 몸과 마음이 개운했다.

신흥사는 흔들바위와 울산바위로 오르는 길 초입에 있다
신흥사는 흔들바위와 울산바위로 오르는 길 초입에 있다
통일을 염원하며 만든 통일대불
통일을 염원하며 만든 통일대불

권금성 정상에서 봤을 때, 아담하기만 했던 신흥사 통일대불은 막상 가까이서 보니 거대했다. 높이 14.6m로 1997년 10월 완성 당시 세계 최대 청동불좌상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었다고 하니 당연했다. 통일을 염원하며 만든 것이어서 통일대불로 불린다. 신흥사 일주문을 통과하면 나면 얼마 지나지 않아 온화한 자태로 관람객을 끌어들이는데, 절을 올리거나 청동불상 주위를 도는 불자부터 기념촬영하기에 바쁜 속세의 사람들로 북적였다. 신흥사는 그 북적함에서 다소 떨어져 있기는 하지만 인기 스폿이기는 마찬가지다. 652년(진덕여왕 6년) 신라의 승려 자장이 창건했다고 한다. 매년 만우절이면 원래 있던 자리에서 굴러 떨어졌다는 가짜뉴스가 나오곤 하는 설악산 흔들바위로 향하는 길 초입에 있어 들르는 사람이 많다. 그래도 천년고찰의 위엄은 대단했다. 설악산 자락에 안긴 고찰의 힘이랄까, 경내에 들어서면 누구랄 것 없이 차분해졌다.

 

글·사진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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