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2월 항공 여객수가 급감했다. 사진은 2월24일 월요일 저녁 7시 경 한산한 인천국제공항 T2 카운터 모습
코로나19로 2월 항공 여객수가 급감했다. 사진은 2월24일 월요일 저녁 7시 경 한산한 인천국제공항 T2 카운터 모습

●유령공항 되기 전에 실질적 지원 필요하다

손- 2월 말, 코로나19 사태가 급속도로 확대됐다. 지방여행 시장 상황을 취재했는데 상황은 계속 악화됐다. 
김- 취재 이후부터 감염자가 하루에 100명씩 늘었다. 사망자도 하루에 한 명 꼴로 늘었다. 
손- 2월 마지막 주, 부산에서 서울을 방문한 여행사 관계자를 만났는데 비행기엔 탑승객이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항공사에서 이미 운항횟수를 줄인 상황이라 탑승률은 크게 의미 없어 보인다. 어쨌든 인천·김포공항보다 지방공항 운항편과 여객수가 훨씬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김- 아무래도 수도권보다 지방 쪽이 바이러스에 더 민감한 편이다. 친목 모임 등 단체여행 수요가 많은데 줄줄이 다 취소됐으니까. 항공사도 이런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어 보인다. 
지- 이런 상황에서 지방에서도 하드블록 미소진 좌석을 두고 여행사와 항공사 사이에서 분쟁이 있었다. 100% 페널티를 부과한 몇몇 항공사들은 공분을 산 반면, 핀에어는 미소진 좌석에 대한 페널티를 웨이버 해줬다고 한다. 부산 첫 장거리 노선 취항이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큰데, 타이밍이 너무 나쁘다. 그래도 웨이버 해주는 거 보면 좋은 파트너십을 유지하고자 하는 것 같다. 
김- 지금 상황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무작정 계약서만 들이미는 건 좀 야박하다. 지방 시장의 경우 랜드사나 여행사의 구조가 더욱 영세하다. 지자체 차원에서도 기금을 사용하는 등의 도움을 줘야하지 않을까. 중앙 정부와 민간에게만 맡겨두기에는 타격이 너무 크다. 참고로 일본에서는 한 노선을 유지하기 위해 지자체가 나서 항공사 주기료를 감면해주거나 승객 1인당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등 각종 지원을 펼친다. 
손- 한 항공사 관계자는 이럴 때 공항공사에서도 도움을 줘야하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지금은 주기료를 감면해주는 정도인데, 면제를 해줘도 모자랄 지경이라는 거다. 외부에서 보기에 항공사는 대기업이고 업계에서 늘 ‘갑’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졌을 때 대기업의 도의와 사회적 책임을 져야한다는 무게감이 크다. 그런데 막상 항공사로부터 돈을 벌고 있는 공항공사에서는 이럴 때 너무 소극적이라는 것이다. 감면 외에는 지원해주는 게 아직까지 거의 없다. 
김- 한 항공사 관계자는 메르스 사태 당시 중국 공항들에게 공항 이용료를 좀 깎아달라, 도와달라고 메일을 보냈다고 한다. 주변에서는 안 될 거 뻔히 알면서 왜 그런 수고를 하느냐고 핀잔을 들었는데, 뜻밖에도 베이징공항에서 허락해주고 이용료를 감면해줬다고 한다. 베이징공항이 해주기 시작하니 다른 지방 공항들도 감면해주기로 해서 당시 약 220만달러(한화 약 20~30억원)를 절감했다고 한다. 중국 공항에서도 외항사에게 그런 혜택을 줬는데 우리나라 공항공사는 국적사들에게 왜 이보다 더 나은 지원을 못 해주냐는 거다. 
이- 이 와중에 슬롯을 늘려준다는 것도 혜택이라고 보기 어렵다. 슬롯을 늘려도 띄울 수 있는 곳이 없는 상황이고 상대국에서도 늘려줘야 가능한데 요즘 같은 추세로는 그 마저도 어려워 보인다. 
손- 중국에서 출도착하는 항공편이 다수 운휴하는 바람에 한국을 경유해서 해외로 가는 수요도 좀 늘었다고 한다. 하지만 일주일 사이 국제사회에서 한국이 코로나19 위험 국가라는 인식이 커지면서 환승 수요도 줄어들 것 같다. 한국 국민들도 안 나가고 한국을 경유하는 외국인도 줄어들 가능성이 더 커진 거다. 
편- 이러한 여파는 도미노처럼 전달될 거다. 여행시장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 자체가 큰일이다. 


●대체 비상한 대책은 어디에? 


편- 이번에 정부가 제시한 여행업계 지원책에 대해 실효성을 두고 이야기가 많다. 관광진흥개발기금 정기융자의 경우 2사분기분을 한 달 이상 앞당겨 3월2일부터 접수하고 4월 초에 선정결과를 발표하기로 했는데, 이왕 앞당기는 거 더 당겼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영세한 여행사들은 당장 3~4월 급여 지급도 문제인데 그 사이는 어떡하라는 거냐는 이야기도 있다. 
손- 여행사들은 당장 2월을 골든타임으로 봤다. 2월 안에 돈을 수혈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김- 상시 융자제도 이외에 신용보증재단을 통한 특별신용대출로 500억원을 긴급 편성한 것은 칭찬할 만하다. 2월19일부터 신용보증재단에서 접수를 개시했는데, 재무상태가 열악한 영세업체들의 경우 신용보증서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이마저도 그림의 떡인 상황이다. 여기저기에서 지원책이 헷갈릴 정도로 많이 쏟아져 나왔는데 절차가 복잡하고 까다롭다는 지적도 크다. 당장 고용유지지원금만 해도 회사가 직원들에게 먼저 월급을 지급한 후에 정부로부터 최대 3분의2까지 돌려받는 방식이다. 그러니 당장 한 푼도 없는 여행사들로서는 이용하기 어렵다는 하소연도 많다.  
편- 어쨌든 이것도 세금으로 운영되는 것이니 무조건 덮어놓고 막 줄 수는 없는 상황이다. 양측에 간극이 있을 수밖에 없다. 
김- 그렇다보니 직원들을 내보내고 실업급여라도 받게 해주는 게 더 현실적이라는 여행사도 있다. 절차도 까다롭고 어려운데 그렇게까지 억지로 유지하는 게 의미가 없다는 거다. 물론 고용을 유지하는 게 최선이긴 하겠지만. 하나투어, 모두투어, 노랑풍선 등 대형 여행사는 적극 이용한다. 
편- 대통령은 전례나 법률 등을 생각하지 말고 비상한 정책을 내라고 지시했는데 실무 공무원들의 아이디어는 거기서 거기라는 비판도 거세다. 
김- 뭐든 파격적이어야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전례가 없지만 파격적으로 시행하는 건 꽤 비상한 대책일 수 있다. 
이- 차라리 융자 받는 조건을 하향 조정하고 상환 조건을 까다롭게 해도 괜찮을 것 같다.

 

취재후는 한 주간의 취재 뒷얘기를 담는 자리입니다
참가자 김기남, 김선주, 천소현, 손고은, 김예지, 이성균, 강화송, 이은지, 곽서희 기자
*기자 이름 성으로 표기 (편=김기남 편집국장, 지=이은지 기자, 예=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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