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균 기자
이성균 기자

첫 번째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지 한 달이 훌쩍 넘었다. 우리 사회 모두가 이른 시간에 진정되길 바라고 있지만 장기전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동시에 대구를 중심으로 월세 인하, 음식점 재고 소진 캠페인, 마스크 기부 등 온정이 담긴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힘든 시기이지만 서로서로 도우며 위기를 헤쳐나가고 있다. 반면 민간 차원에서 도움받는 게 제한적인 여행업계는 외로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가 이번 사태로 피해를 가장 많이 보고 있는 주요 산업으로 여행·항공업을 꼽았고, 여러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그렇지만 혜택이 일선 현장으로 돌아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와중에 주변 상황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한국인의 입국을 제한하는 국가들이 42개국 이상으로 늘어나면서 여행업계는 두 팔, 두 다리 모두 묶인 상태가 됐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는 처지가 돼버렸다. 그러나 시종일관 미디어는 여행·항공업계와 소비자의 취소수수료 갈등에 큰 관심을 보이고, 여행 자제령마저 내리고 있다. 심지어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일부 미디어에서는 여행사의 마지막 몸부림마저 차단하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4일 A주간지에서는 2월22~23일 진행된 홈쇼핑의 여행상품 판매에 대해 비판했다. 논점은 ‘이 시국에 해외여행 가라고 하는 게 맞냐’는 것이다. 물론 여행사가 아닌 홈쇼핑을 직접적으로 겨냥했지만 여행업과 밀접한 사람으로서 그 서운함은 상당했다. 해당 기사에 실린 홈쇼핑 방송화면이 4월 초에서 10월 말 사이에 출발하는 동유럽 5개국 상품이었기 때문이다. 방송 문구도 ‘폭넓은 선택 가능, 미리 준비하면 싸게 간다’는 내용이었다. 지금 당장 여행 가라고 등 떠미는 건 말이 안 된다는 것을 업계도 인식했기에 가능한 표현이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여행업에 조금만 관심이 있다면 저런 기사는 쓰지 못했을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6월 이후 마케팅마저 비판하는 건 지나친 처사다. 이미 한바탕 취소 러시가 끝나고 신규예약이 없어 단축근무와 무급휴가에 들어간 여행사들을 낭떠러지로 미는 것과 진배없다. 


여행업계는 냉혹한 바이러스의 계절이 끝나고 꽃피는 봄을 기다리며 잠시 웅크렸을 뿐이다. 날카로운 눈을 거두고, 버티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여행업계에 응원 한 줌을 보탤 때다.
 

이성균 기자 sage@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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