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 제한·금지에도 항의문 발표조차 없어
자율적 대응에도 소극적…협회 책임론 부상

코로나19로 가장 크고 직접적인 피해를 보고 있으면서도 정작 여행업계는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지 못한 채 수동적으로 끌려가고 있다는 자조가 커지고 있다.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할 협회나 단체들의 책임도 크다는 지적이다.


3월5일 현재 한국인 입국을 제한·금지하는 해외국가가 100개국에 육박하고 여행업계는 인·아웃·국내여행 모두 사실상 올-스톱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전답미문의 위기에 처했지만, 여행업계는 소극적인 대처로만 일관하고 있다는 평가다. 해외 국가들의 일방적이고 갑작스러운 한국인 입국 제한·금지 조치로 여행업계가 가장 큰 타격을 받았으면서도 이에 대해 항의 한 번 한 적 없고, 업계 공동의 뜻을 모아 정부와 소비자에게 현재의 위기를 알리고 적극적으로 지원을 요청한 적도 없다는 주장이다.


A여행사 대표는 “이스라엘·베트남·터키 등이 최소한의 배려나 예의도 없이 한국인 여행객을 부당하게 제한·금지해 그 뒤처리로 엄청난 고생을 하고 피해를 봤는데도 여행업계 협회 그 어디도 이에 대해 항의하거나 유감을 표명하지 않았다”며 “정부 차원의 대응과는 별도로 직접적인 피해자 입장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는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이미 이륙한 우리 항공기의 긴급회항 사태와 관련해 국토교통부 김현미 장관은 베트남 측에 “항공기 운항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행위”라며 공식 항의한 바 있지만, 여행업계 차원에서는 이렇다 할 후속 대응이 없었다.  


똘똘 뭉쳐 정부에 현실적인 지원책을 요구하고 있는 항공사들의 움직임과도 대비된다. 6개 국적LCC 사장단은 공동 긴급건의문을 발표한 데 이어 지난 4일에는 2개 국적 FSC도 가세해 국토교통부 장관과 간담회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반면 여행사의 경우, 정부 주최 간담회에 일부 여행사 대표가 ‘구색 맞추기’처럼 참가한 적은 있어도 여행사 스스로 뭉치고 힘을 합쳐 자구책을 모색하지는 못하고 있다. 이러다보니 여행사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책도 나오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할 협회 및 단체의 무능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많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한국관광협회중앙회가 한국 관광업계를 대변한다고 하던데 도대체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을 정도로 역할이 없다”고 꼬집고 “그나마 한국여행업협회나 서울시관광협회가 대정부 건의도 하고 나름 성과도 도출해 긍정적인데, 존폐 기로에 있는 여행사 입장에서 보면 아쉽기는 마찬가지”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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