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호치민 떤선녓 국제공항에 입국한 여행자들이 마스크와 위생장갑을 착용한 채 서있다
베트남 호치민 떤선녓 국제공항에 입국한 여행자들이 마스크와 위생장갑을 착용한 채 서있다

●한국인 입국 제한 …업계부터 소비자까지 연쇄 타격


곽- 코로나19 여파로 항공사들이 무더기로 항공편을 운휴·감편하고 있다. 코로나19와 관련 없는 노선들도 상당수다. 소비자로서는 현지 호텔 위약금마저 물게 됐으니 화가 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항공사가 보상해주는 것도 아니다.
손- 이번 사태 이전부터 소비자들이 항공권을 변경하거나 취소할 때에는 규정을 엄격하게 적용하면서 항공사가 일방적으로 운항을 조정할 때는 아무런 제재가 없다는 지적이 있었다. 항공권을 취소한 시점에 따라 취소수수료를 차등화 하는 등 일부 개선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약관은 항공사에게 유리하다.
김- 차후 불필요한 분쟁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이번과 같은 비상시를 대비해 감염병 등에 대해 추가로 정확한 규정을 만들 필요가 있다. 하지만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한 비정상적인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해야한다. 
지- 한국인 입국 제한 조치로 인해 항공사들도 비행기를 띄울 수 없어 적자만 늘어나는 상황이다. 여행 계획에 차질이 생긴 소비자는 물론 고객과 항공사 사이에 끼어서 컴플레인을 감내해야하는 여행사들도 불쌍하다. 여행업계와 소비자 모두 피해가 막심하다. 
이- 한국발 입국자에 대한 각국의 조치가 날로 늘어나고 있다. 확실히 갈 수 있다고 보장할 만한 곳이 없다. 유럽 지역도 3월5일 현재 사실상 파리 정도만 남았다. 
손- 이렇다보니 신규 예약이 더더욱 없을 수밖에 없다. 항공편이 언제 중단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소비 심리 위축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 아예 4월까지는 신규 예약이 없을 것 같다. 항공편 취소 및 변경 처리도 더딘 상황이다. 
곽- 각 호텔마다 웨이버 규정이 다른 점도 소비자 불만을 야기하고 있다. 결항확인서를 제출하면 웨이버를 해주는 곳이 있는가 하면 아예 환불 불가인 곳들도 있다.
손- 최근 에어비앤비 호스트가 한국인 고객의 숙박을 일방적으로 취소해버렸다는 얘기도 들었다.
김- 한 베트남 골프장은 한국인 입국 금지 조치 한참 전부터 한국인 고객을 받지 않겠다고 여행사에 공문을 보냈다. 
김- 베트남, 터키, 이스라엘 등의 국가에서 검역조치를 철저히 하겠다는 입장은 이해한다. 다만 베트남 정부가 이미 이륙한 우리나라 여객기의 하노이공항 착륙을 불허한 예처럼 최소한의 외교적 절차도 없는 갑작스러운 통보는 지나치다. 충분히 배려할 수도 있었는데 그러지 않았다는 게 문제다. 국토교통부 장관도 항공기 안전까지 위협하는 처사였다며 베트남 당국에 강하게 항의했다.
곽- 자국민 보호 차원에서 입국 금지 조치를 시행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번 일로 감정이 상해서 앞으로 베트남 여행을 가지 않겠다는 소비자들도 늘었다. 
김- 소비자 입장에서 여행 중에 격리나 입국 금지 조치를 당했다면 모욕감을 느꼈을 것이다. 베트남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터키 등의 갑작스러운 조치에 개인적으로도 큰 분노를 느낀다. 
 
●국내는 그나마 제주도가 선방?


곽- 국내외 여행업이 모두 어려운 시기지만 국내는 특히 규모가 작고 영세한 곳들이 많아 타격이 크다는 얘기가 나온다. 
지- 그나마 다행인 것은, 5월 이후 예약 취소는 거의 없다고 한다. 예약된 물량이 많지 않은 탓도 있지만 일단 지켜본다는 심리도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국내여행지 중에서는 제주도가 그나마 선방 중이다. 최근 중국인 무비자 입국 제도가 중단되면서부터 오히려 내국인의 제주도 예약은 다시 늘고 있다고 한다. 물론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인한 제주도 관광업계의 타격은 매우 크다. 
김- 지난 주말 제주도를 다녀왔다. 운항편을 줄인 영향도 있겠지만 비행기 한 대가 꽉 찬 상태로 갔다. 다만 제주공항은 한산했고 발열 검사도 진행하는 등 코로나19의 흔적이 뚜렷했다. 관광지들도 대체로 한산해서 여행하기에는 쾌적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제주도도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지- 대구에 사는 지인이 제주도로 여행을 가려고 했는데 어떤 호텔에서는 예약을 받아주지 않았다고 했다. 그만큼 철저히 방역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도 국내여행은 그렇게까지 후유증이 길지 않을 거라고 예상하는 이들이 많다. 
곽- 그럼에도 대구와 경북 지역은 당분간 힘들 것 같다. 올해가 ‘대구경북 방문의 해’인데 상황이 이렇게 돼서 안타깝다. 


●여름 성수기도 불안불안


김- 1월 출국자 수가 10년 만에 두 자릿수 하락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전체 여행업 규모를 수 년 전으로 퇴보시킬 것이라는 예측은 자명한 사실이다. 과연 이 여파가 얼마나 지속될 지가 관건이다. 
곽- 1월 국제선 전체 출입국 여객 수는 전년대비 0.4% 증가한 반면 2월 출입국 여객 수는 44.1%나 감소했다. 2월 내국인 출국자 수도 큰 폭으로 하락했을 것이다. 1월 내국인 출국자 수는 13.7% 감소했다.
손- 환승 여객 수요 변동도 엄청나다. 작년 2월은 120만명 대였는데, 올해는 76만명 대였다. 
이- 2월24일까지 국제선 출입국 여객 수가 353만명을 기록했다. 전체 출도착자의 70~80%가 한국인임을 감안하면 2월 최종 내국인 출국자 수는 130~150만명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김- 추정대로라면 평상시의 반토막이다.
손- 3월에는 출국자 수가 100만명에도 못 미칠 것 같다. 
이- 직장인들은 유급휴가로 연차를 미리 쓰다보면 하반기에 쓸 연차가 없을 것 같다. 개학이 2주 더 연기돼 여름방학 성수기도 미뤄졌다. 무급휴가로 인한 가계 생활비 고충도 만만찮을 것이다. 올해 갈 여행을 내년으로 미루는 사람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래저래 하반기도 걱정이다.  
김- 여행 심리 회복과 실제 수요 회복은 시차가 있을 것 같다. 
곽- 그래도 사태가 본격화되기 전인 1월 인바운드 실적은 그나마 괜찮았다. 하지만 주요 인바운드 여행사들의 말을 들어보니 3월 중순까지 실시간으로 예약 취소가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중국뿐 아니라 일본이나 동남아 등 다른 국가도 마찬가지다. 2월부터 3월까지 피해가 점점 심화되고 있다. 

 

취재후는 한 주간의 취재 뒷얘기를 담는 자리입니다
참가자 김기남, 김선주, 천소현, 손고은, 김예지, 이성균, 강화송, 이은지, 곽서희 기자
*기자 이름 성으로 표기 (편=김기남 편집국장, 지=이은지 기자, 예=김예지 기자)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