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인증예약센터 기준 2천만원 → 5천만원 상향
하나투어 “안전장치 강화…지난해 합의한 사안”

하나투어가 대리점 담보 기준을 상향 조정한다. 하나투어는 오는 4월부터 하나투어와 계약을 맺은 전국의 대리점을 대상으로 보증보험 기준을 상향 조정하겠다고 최근 공지했다. 등급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대리점이 부담해야 할 보증보험 부담이 기존 대비 150% 훌쩍 오른 상태다. 하나투어 측은 지난해부터 대리점들과 논의를 통해 결정한 사안으로 대리점 계약이 갱신되는 4월 시점에 맞춰 적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대리점들 사이에서는 여행업계가 어려운 현 상황을 반영하지 않은 정책이라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하나투어는 2018년 4월 공식인증예약센터 제도를 도입했다. 예약과 상담은 대리점에서 이뤄지지만 하나투어 매니저 시스템을 통해서만 결제가 가능한 방식이라는 점이 주요 골자다. 그동안 일부 대리점에서 벌어진 크고 작은 횡령 사건에 대한 대응책이자 사고를 막기 위한 안전장치 차원의 영업 정책이었다. 하나투어는 4월 계약 시점부터 대리점 담보 가입 기준액을 ▲공식인증예약센터 1~6등급 5,000만원, 7등급 7,000만원 ▲제휴여행사 1~6등급 2,000만원, 7등급 4,000만원 ▲일반대리점 7등급 2,000만원(1~6등급 없음)으로 수정했다. 공식인증예약센터 1~6등급 기준으로는 기존 2,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150%나 오른 셈이다. 이 경우 보험비용은 약 33만원에서 85~90만원 선으로 오른다. 


대리점들은 금전 사고를 차단하기 위한 결제 시스템을 이미 구축한 상태에서 보증보험 기준을 높이겠다는 본사를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하나투어 공인인증센터인 A여행사 관계자는 “예전에는 대리점들의 금전사고가 있었던 것은 맞지만 지금은 대리점이 중간에서 횡령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라며 “지금처럼 매출이 발생하지도 않는 시기에 보증보험액을 올리는 게 부담스럽다”라고 지난 11일 입장을 전했다. 또 B여행사는 “금전사고가 일어난다고 하더라도 아주 극히 소수의 대리점에서 발생하는데, 왜 규정을 잘 준수하고 있는 대리점들까지 보험비용을 더 부담하는 방식을 선택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다른 방법은 없었을지, 아쉬운 결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하나투어는 “대리점 금전사고는 소수에 한해서지만 지속적으로 발생해왔다”며 “보증보험액에 대해서는 공식인증예약센터 도입 전부터 대리점들과 논의해온 사안으로 올해는 5,000만원으로, 내년에는 1억원으로 순차적으로 향상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리점 1일 평균 매출이 약 1억원 수준인데 기존 보증보험으로는 사고가 나더라도 커버할 수 없는 규모이기 때문에 안전장치를 강화하는 쪽이 서로를 위한 선택이었다”라고 덧붙였다. 또 하나투어 측은 안전장치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감행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모두 어려운 상황임을 감안해 대리점을 대상으로 분기별로 받고 있는 하나투어 브랜드 로열티(월11만원)를 2~3월에는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고도 설명했다. 하나투어는 조만간 프리미엄 공식인증예약센터 약 200개를 분류 선정할 계획이다. 프리미엄 센터는 그동안의 거래 실적과 인센티브 판매 비중, 등급 등을 고려해 선정된다. 


한편 대리점들은 최근 송미선 대표이사를 비롯한 하나투어 내 일부 경영진이 새롭게 정비되면서 작은 영업 정책 변화에도 극도로 예의주시하고 있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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