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업계 몰아세운 취소수수료, 헐거운 약관 탓
여행업계 몰아세운 취소수수료, 헐거운 약관 탓
  • 이성균 기자
  • 승인 2020.03.16 0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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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8일까지 여행 위약금 상담 1만1,237건
표준약관 상세 규정 없어 해석여지 상당해
독일·일본 ‘해외여행취소보상보험'도 해법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여행 취소수수료(위약금) 규정을 되짚고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해외 사례를 통해 사업자와 소비자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1월20일부터 3월8일까지 코로나19로 인한 여행 관련 위약금 상담 건수는 1만1,237건으로 전년동기대비 600% 증가했다. 국외여행 관련 상담이 6,887건으로 가장 많았고 항공여객(2,387건), 국내외 숙박시설(1,963건)이 그 뒤를 이었다. 여행취소로 인한 위약금 감면 또는 면제 관련 상담이 주를 이뤘다. 여행사는 여행표준약관에 전염병과 관련한 구체적인 규정이 없어 소비자 상담에서 애를 먹을 수밖에 없었다. 항공·선박·숙박·관광지 등 여러 주체들이 복잡하게 얽힌 여행상품인 만큼 이번과 같은 비정상적인 사태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약관을 재점검하고 보완할 필요가 높다는 지적이 뒤따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현재 국외여행표준약관은 ‘천재지변, 전란, 정부의 명령, 운송·숙박기관 등의 파업·휴업 등으로 여행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 등에 대해 여행사와 소비자 모두 여행취소에 따른 책임 없이 취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에 대한 규정이 별도로 없을 뿐만 아니라 ‘여행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 역시 포괄적인 해석이 가능해 갈등의 소지로 작용하고 있다. 전염병과 질병목록, 보상상황 등의 예시를 자세하게 규정하고 있는 해외여행보험 약관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천재지변보다 더 무서운 전염병이다. 중국 바이러스와 동남아 바이러스가 다른 것이냐”고 따지며 취소수수료 면제를 요구하는 소비자 앞에서 여행사가 난감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이다. 


A여행사 관계자는 “코로나19 발병지인 중국 상품에 대해서는 선제적으로 대처했지만, 확진자가 소수 있는 인접 국가들에 대한 기준은 전혀 없어 2월 중순까지 고생했다”며 “법과 약관에 모든 경우를 담을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은 마련돼야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취소수수료 관련 규정을 재정비하면서 여행사의 피해를 보전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B여행사 관계자는 “패키지여행의 취소수수료는 여행사의 수익이 아니라 항공사나 호텔, 현지에서 발생하는 손실금을 보전해주는 용도일 뿐”이라며 “소비자가 여행을 취소할 경우 1만원 정도를 여행사 인건비로 책정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못 받는 경우가 허다한 만큼 여행사의 취소업무에 대한 적정한 보상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험상품도 해법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이른바 ‘해외여행취소보상보험'이다. 이번 사태처럼 부득이한 사정으로 여행을 취소할 경우 발생하는 취소수수료를 보상해주는 보험상품이다. 국내 해외여행보험의 경우 주로 상해·질병, 사고, 분실, 항공기 및 수하물 지연, 해외여행 중 중단사고 발생 등에 대해서만 보상해주고 있다. 반면 독일, 미국, 일본 등에서는 여행취소보험(Travel Cancellation Insurance) 상품이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다. 일본의 주요 여행사인 HIS는 2019년 2월 일본 여행업계 최초로 ‘HIS 캔슬 서포트’ 상품을 출시했는데 올해 1월까지 50만명이 가입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1,000~3,000엔의 보험료를 부담하면 사고 등 개인신변의 변화, 갑작스런 출장, 이혼, 애완동물 사망 등으로 여행을 취소할 경우 10~30만엔(한화 340만원) 범위에서 취소수수료를 보상해준다. 독일 알리안츠(Allianz)도 여행 시작 예정일 30일 내 목적지에서 테러가 발생하거나 자연재해로 인해 목적지에서 정상적인 여행이 불가능한 상황으로 인한 손실을 보상해주는 상품이 있다.  


이성균 기자 sage@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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