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지 기자
이은지 기자

먼 약속을 잡고 맛집을 수소문했다. SNS를 검색하다 침샘을 자극하는 화려한 비주얼에 손이 갔다. 맛은 훌륭한지, 서비스는 친절한지 꼼꼼히 후기를 읽고는 평이 좋은 곳을 골라본다. 지인이 아는 식당이라면 더더욱 좋다. 이렇듯 축적된 경험은 결정에 큰 힘을 발휘한다.  


코로나19가 세계적인 확산세에 접어들면서 여행은 ‘올스톱’ 됐다. 비교적 온건한 조치를 취하던 국가들도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로 강경한 봉쇄정책으로 돌아섰다. 갑작스럽고 일방적인 조치일수록 여론은 들끓었고, 불매운동을 벌이자는 적극적인 목소리까지 등장했다. 한 베트남 랜드사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여객기 착륙 불허와 한국인 입국 금지 조치에 이어 최근에는 항공사 환불 중단 논란까지 불거졌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진정국면에 접어들면 다시 여행상품 판매를 시작해야하는데 여행지 자체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진 것 같아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일본의 선제적 무비자 입국 중단으로 일본 불매도 다시금 거세졌다. 한국인의 냄비근성은 옛말임을 지난해부터 시작된 일본 보이콧을 통해 뼈저리게 실감하지 않았던가.  


한편 이 달 초 여행 커뮤니티에는 ‘현지 호텔 전액 환불 받는 법’이라는 황당한 꿀팁(?)이 공유되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실시간으로 길거리에 쓰러지고 있다’는 루머부터 시작해 ‘환불을 해주지 않아도 상관없지만 내가 가면 호텔과 국가에 악영향을 줄 텐데 현명하게 판단하기를 바란다’라는 협박까지 내용은 가지각색이었다. 국격을 떨어트린다는 비판과 함께 잠잠해지기는 했지만 현지에 체류하고 있는 한국인들은 물론 이후 여행객들이 현지에서 받게 될 불합리한 대우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는 극단적인 행위였다. 


사상 초유의 사태로 업계도 소비자들도 당장 눈앞의 피해를 최소화하느라 급급하다. 환불 중단, 루머 생성 등 극단적인 모습을 띠는 경우도 허다하다. 비록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코로나19 또한 결국 지나갈 테다. 여행은 경험의 공유가 활발한 분야가 아니던가. 직접 보고 느낀 경험들은 보다 전염력이 강하고, 오래 지속된다는 사실을 잊지는 않았는지 돌이켜 보길.   


이은지 기자 eve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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