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불 대신 바우처·포인트 지급… 화물기로 눈길
특가 및 선불 항공권… 혼란 속 테스트 기회삼아

코로나19 사태 속 항공권 거래에도 전례 없는 규정과 옵션이 등장해 ‘뉴 노멀(New Normal)’을 만들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항공사들은 환불 대신 바우처를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을 제시한다거나 전세기 및 화물기 운영을 확대하는가 하면, 신규 발권시 무제한 일정 변경, 취소수수료 면제 등의 조건을 걸고 신규 고객 유치에 총력을 펼치고 있다. 최대한 현금을 지키겠다는 전략으로 당분간에 한해 진행되고 있지만 이후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장담할 수 없다.  


4월 초부터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외항사를 중심으로 항공권 환불을 막고 바우처나 포인트 지급 형태로 환불을 대체하는 항공사들이 속속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국내 항공사 대한항공(KE)과 제주항공(7C)도 이 같은 환불 정책 대열에 합류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8일부터 환불 대신 크레딧 바우처로 변경할 수 있는 옵션을 도입했다. 바우처 유효기간은 1년으로 새로운 항공권을 구입할 때 10% 할인 혜택을 추가했다. 이어 제주항공은 지난 21일부터 환불 대신 제주항공 리프레시 포인트 적립 옵션을 꺼내 들었다. 제주항공 역시 포인트 적립시 기존 항공권 환불금액의 10%를 추가 포인트로 적립해주기로 했다. 유효기간은 적립일로부터 5년까지 넉넉하되 추가 10% 적립 포인트에 한해서는 1년으로 제한했다. 이밖에 핀에어, 에미레이트항공 등 다수의 항공사들이 비슷한 제도를 도입한 상태다. 4월23일 기준 아시아나항공과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등 나머지 항공사들은 해당 옵션을 도입하지는 않았다. 


신규 고객에게도 특별 조치가 적용된다. 대한항공은 지난 17일 100·300·500만원 등 가격에 따라 10~15%까지 할인해주는 선불 항공권을 내놨다. 국내 항공사들은 국제선 전 노선 신규 항공권에 대해 환불 위약금 또는 재발행 수수료를 면제하는 조건으로 선판매에 나섰다. 이 같은 특별 혜택이 반등할 만한 성적표를 가져온 것은 아니더라도 하반기 이후 출발 항공권으로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미미하게나마 나타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특히 업무상 주기적으로 특정 도시를 방문하는 상용고객이나 여행 경험이 많은 소비자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소비자의 반응은 엇갈렸다. 한 여행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어차피 갈 여행이라면 매력적인 상품이다’, ‘해외여행이 언제 가능할지 모르고, 유선으로만 예약할 수 있어 불편하다’, ‘15% 할인은 조금 약하다’등의 댓글이 모였다. 


아시아나항공(OZ)은 지난 3월부터 여객 전세기 공급과 화물 운송을 늘려나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지난 17~18일 삼성디스플레이 소속 엔지니어의 수송을 위한 전세기를 2차례 운영했으며, 여객기 화물칸을 활용하는 벨리 카고 영업도 3~4월 중국, 동남아, 미주, 유럽 16개 노선에 150회(왕복 기준) 운항했다. 


이처럼 항공사들은 버티기 전략 속 새로운 실험을 이어가는 중이다. 이밖에 기내지나 신문 배포, 기내식과 F&B 서비스를 최소화하고 잦은 기내 소독 등 여러 분야에 걸쳐 특별 조치가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평상시에 시도하기 어려웠던 여러 가지 제도들이 이번 시기에 테스트 기회를 거쳐 어떤 모습으로 정착될지 모르는 일이다. 이에 따라 현재 결정되고 있는 수많은 제도가 항공업계에도 어떤 뉴 노멀을 만들게 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이성균 기자 sage@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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