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재난지원금 14조원, 여행업계 유입은? 

손- 재난지원금은 아무래도 온라인 결제가 제한돼있어 여행산업에서 사용은 한계가 있을 것 같다. 
김- 온라인 결제를 막은 근본 취지가 온라인 결제에 있어 사각지대에 있는 전통시장 등 영세업체들을 살리기 위한 것이었다. 그런데 국내여행사들도 생각보다 영세하다. 국내 상품 중에서는 예약금을 몇 천 원 걸어놓고 잔금을 버스 안에서 걷는 식으로 운영하는 곳들도 있다. 만약 재난지원금을 사용하려면 그런 곳들은 카드 단말기를 들고 가이드가 버스 안에서 긁는 식으로 해야겠다. 그렇게 하면 버스 안에서는 쓸 수 있겠다. 
이- 재난지원금은 호텔에서 쓰기 가장 좋은 것 같다. 예약은 온라인에서 먼저 하고 현장 결제를 선택하면 직접 호텔에서 재난지원금으로 결제하면 된다. 특급호텔에서 결제가 안 된다고 명시돼 있는데 특급호텔에 대한 기준이 현재 명확하지 않다. 지원금을 카드사와 연동하는 경우 카드사에서 말하는 특급호텔은 관광업에서 정의하는 것과 다른 경우가 많다.  
김- 특급호텔이라는 단어 자체가 구시대 용어다. 2015년부터 국내에서도 호텔 등급제를 성급 제도로 개편해 적용하고 있다. 차라리 일반 숙박업은 가능하다는 식으로 정하면 혼선이 덜할 텐데 특급호텔이라고 하니까 애매한 거다. 
이- 파라다이스 시티는 5성급이라 사실상 특급호텔에 들어가는데 거기에서는 또 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하다. 카드사 기준에 따르는 것 같다. 
손- 재난지원금은 거주지를 기점으로 해당 광역자치단체 안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아무리 근교 여행이 인기라지만 모든 국내여행에서 사용하기에는 실질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편- 이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재난지원금을 다 쓰지 않았나. 그리고 세대주가 아닌 사람들은 재난지원금을 만져보지도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그래서 여행사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야하는 것 같다. 거주지를 벗어난 곳으로 여행을 가더라도 여행사에서는 결제가 되니까. 항공권 구매는 안 되는 것으로 명시돼 있지만 코로나19 타격이 큰 업체들인 만큼 환불이 안 된다는 조건을 붙여서라도 특별히 재난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게 허용했어야하지 않나 싶다. 서울시 같은 경우는 취소수수료가 발생하는 업종에 대해서는 다 막아놨는데, 특별지원업종은 쓸 수 있게 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손- 긴급 재난지원금이 14조원 규모다. 하지만 아웃바운드 영업에 치중하고 있었던 대형 패키지 여행사들은 현실적으로 재난지원금을 유입시키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 할 수도 없을 뿐더러 자세히 알려고 노력하지도 않은 것 같다. 팔 수 있는 상품도 사실 없다. 기존의 국내 여행사 정도만 약간 끌어왔을 수도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도 14조원이면 적은 액수가 아닌데 여행업계가 힘든 상황이니 뭔가 방안이 있지 않을까 라며 문의해왔다. 만약 재난지원금이 2차, 3차까지 나온다면 그땐 적극적인 움직임이 있지 않을까. 


●‘존버’만이 답인가 


손- 여행사 휴업률이 281% 증가했다. 그밖에 신고하지 않은 곳들까지 합치면 그것보다 더 많을 거라고 한다. 여행업계의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면서 폐업한다, 무너진다 등 불안한 기사와 소문 등이 많이 돌고 있다. 여행사들도 몇 달 째 휴업하며 그야말로 버티고 있다. 
김- 이런 상황에서는 ‘존버’가 답이다. 살아남는 게 최대의 덕목이고 미션이다. 뭘 하고 싶어도 할 수 있는 게 없다. 
손- 다른 분야에서는 코로나19 이전의 시대는 돌아오지 않는다고 예측하고 있고, 실제로도 우리의 여행 모습이 앞으로 많이 달라질 수도 있다. 이런 시간이 길어지면서 사람들의 소비 패턴이나 생각 또는 가치관이 바뀔 수도 있는데 이렇게 마냥 기다렸다가 예전에 했던 걸 그대로 가지고 와서 영업하면 의미가 있을까.  
김- 앞으로 여행은 옛날과 같지 않을 거라고들 한다. 그러나 그건 아무도 모른다. 사람들이 생각보다 쉽게 변하지 않는다. 여행도 생각만큼 큰 변화가 없을 수 있다. 소소하게 예약이나 결제 단계에서 변화가 있을 순 있지만 그렇다고 오프라인 여행을 가던 걸 안 가고 VR이나 AR로 즐기는 식의 드라마틱한 변화는 없을 것이다. 
곽- 약간의 변화는 감지되고 있다. 예를 들면 다중밀집지역을 피해 사람이 없는 한적한 곳들 위주로 국내여행이 활성화되고 있다든지 하는 것들이다. 국내의 경우 특히 캠핑장이나 독채 빌라의 수요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한다. 중국에서도 중국 국내 농촌여행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는 기사가 보도되고 있다. 
김- 여행사들의 행보가 약간 답답하기는 하다. 그러나 사실 할 수 있는 게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나마 IT 인력들이나 나와서 근무하는 정도다. 내부적으로 대비하고 있지만 외부로 드러나는 움직임이 나오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 회사와 근로자의 소통 부재에 따른 각종 소문도 불안감을 자극하는 원인이다. 

 

*취재후는 한 주간의 취재 뒷얘기를 담는 자리입니다
참가자 김기남, 김선주, 천소현, 손고은, 김예지, 이성균, 강화송, 이은지, 곽서희 기자
*기자 이름 성으로 표기 (편=김기남 편집국장, 지=이은지 기자, 예=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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