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지 기자
이은지 기자

어느덧 상반기가 지났다. 서너 달이면 괜찮아지겠거니 막연히 생각했던 코로나19 타격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초반에야 휴업·휴직 소식이 뉴스가 됐다지만 이제는 더 이상 새롭지 않다. ‘생존’ 여부가 주된 관심사다보니 오가는 안부 전화에는 한숨이 묻어난다. 잘 지내냐는 안부 인사에 업계와 함께하는 것이 여행전문지의 숙명 아니겠느냐 답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업계에 대한 회의감도 팽배하다. 이번 사태를 통해서 여행업계가 얼마나 외부변수에 취약한 지 새삼 깨달았다는 얘기다. 이직을 준비하고 있는 지인들의 소식도 종종 들려온다. 


여행신문이 창간 28주년을 맞아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매년 진행하던 포맷도 싹 바꿨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여행 변화에 대해 여행전문지의 시선을 담고자 노력했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부분은 해외여행 준비 방식이었다. 여행사 패키지를 이용하겠다는 응답은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감소(-6%p)했지만, 여행사 자유여행 상품(+3%p)과 여행사 맞춤 상품(+4%p)을 구매하겠다는 응답은 늘었다. 패키지, 자유여행 상품, 맞춤상품 등을  합한 여행사 상품 이용 의향은 오히려 코로나19 이전보다 다소 증가(+0.6%p)한 셈이다. 감염 우려로 단체 여행 수요는 줄었지만, 위생 등의 기준이 철저해진 시점에서 믿고 맡길 수 있는 전문가에 대한 신뢰는 여전하다고 볼 수 있다. 다음을 준비해야하는 이유다. 


불안감에 업계를 떠나는 움직임도 있지만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이들은 더 많다. 자극적일수록 이슈가 되는 탓에 크게 조명되지 않을 뿐이다. 여행사와 항공사 관계자들은 마냥 손 놓고 있지만은 않다며 입을 모았다. 지금 당장 해외여행을 떠날 수 없기는 해도 꾸준히 여행 패턴 변화를 주시하며 상품을 세팅하고 있고, 시스템 점검 및 개발도 진행 중이란다. 


개인 차원에서 알차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 여행인들도 많다. 내일배움카드 등을 이용해 자기 계발을 하기도 하고, 외국어 능력을 바탕으로 교육 봉사활동을 하기도 한다고. 이럴 때일수록 힘을 내야 한다며 동기 부여를 위한 새로운 취미를 찾았다는 지인도 있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지만 요즘은 무얼 하고 있노라 가볍게 근황을 나누며 서로를 다독이는 건 어떨지.

 

이은지 기자 eve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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