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신문 창간 28주년 캠페인-힘내, 여행!

2020년 1월20일,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뒤 약 반 년이 흘렀다. 불과 반 년 만에 여행산업은 그동안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최악의 위기 속으로 내몰렸다. 여행신문 기자들이 모여 코로나19와 여행산업을 주제로 자유롭게 얘기를 나눴다.<편집자주>  

 

●‘우리끼리 여행’이냐가 관건


이- 자유여행은 변화가 많지 않을 것 같은데, 패키지는 좀 달라질 것 같다. 몇 십 명씩 다니는 패키지보다는 소규모로 가는 여행이 늘지 않을까 싶다. 나이대가 있는 사람들은 더 민감하게 받아들일 것 같다. 
김- 그룹 규모의 문제라기보다는 모르는 사람들과 다닌다는 거부감이 문제다. 아는 사람들끼리라면 30명이든 40명이든 별 문제 없이 다닐 것 같다. 그러니 ‘끼리끼리 여행’에 주목해야한다.
이- 소규모 고가 패키지 상품의 인기도 높아지지 않을까? 
지- 한 칸씩 띄워서 앉는 대신 좀 더 비싼 식으로 옵션을 제공하는 것도 방법이겠다. 
곽- 이미 코레일관광개발은 1인당 120만원에 달하는 국내 ‘VIP 리무진 투어’를 출시했다. 국내여행 상품치고는 매우 비싼 상품이다. 
손- 소규모·고급화 패턴에 맞춰 새롭게 구성한 상품이니 어떤 평가를 받을지 궁금하다. 
이- 국내 지자체 차원에서는 ‘전세 택시’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앞으로도 프라이빗한 소규모 여행이 유행할 것 같다. 
김- 정부에서 코로나19 방역과 여행 활성화를 동시에 이루기 위해 상품 구성 및 운영에 관한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줄 수도 있겠다. 그럼 싫든 좋든 다 따라야하니까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을 것이다. 
손- 여행업계 내부에도 상당한 변화가 일 것이다. 오프라인 관광설명회나 팸투어 대신 온라인 세미나 또는 교육을 개최하고, 트래블마트 대신 온라인 화상회의를 여는 식으로 빠르게 바뀌지 않을까.
곽- 태국관광청은 최근 교류행사에서 야외 테라스를 완전히 개방하고 음식도 1인분씩 따로 제공했다. 
이- 스위스관광청도 7월15일 세미나를 여는데 2m씩 띄워서 자리를 배치하겠단다. 
지- 여행사들의 지나친 홈쇼핑 판매 의존 등 그동안 누구나 개선 필요성을 느꼈지만 쉽게 고쳐지지 않았던 기존의 관행들도 이른바 ‘코로나의 역설’로 인해 손쉽게 바뀔 수도 있겠다.
 

●올해는 글렀다…포기하고 장기전 태세 


김- 초미의 관심사는 코로나19 여파가 언제까지 가느냐다. 우리나라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1월20일)한 이후 반 년 만에 업계는 그야말로 초토화됐다. 3~4개월이면 해결되겠거니 했지만, 여전히 끝을 가늠할 수 없다. 
손- 사스(SARS), 메르스(MERS) 때의 경험을 살려 대응하려고 했지만 어림도 없는 상황이다. 대부분 올해 여행시장은 포기하고 내년 이후에나 실낱같은 기대를 걸고 있다.  
이- 두어 달 전에 한 글로벌 리서치 회사에서 최소 2021년 1분기는 돼야 정상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었다. 하지만 지금 다시 재조사하면 결과는 더 암울해질 것 같다. 
편- 그것조차 현재로서는 막연한 기대에 불과하다. 치료제와 백신 개발이 선결돼야하는데, 아직까지 전망조차 할 수 없어서다. 
손- 해외 장거리 목적지는 몇 년 동안은 힘들 것 같다. 특히 미국은 요즘 코로나19 대응에서 사실상 포기한 느낌이어서 더욱 그렇다. 
이- 유럽도 최소 내년 여름시즌은 돼야 정상화 될 거라고들 보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여행 재개 시점은 가장 늦은 축에 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 한 베트남 전문 여행사가 현지 거래처를 통해 파악한 바로는, 베트남 정부는 최소 올해 말까지 외국인 관광객을 받지 않을 것 같다고 한다. 초기부터 엄격하게 방역에 나섰던 점을 상기하면 실제로 그럴 것도 같다. 
김- 일본도 일러야 내년 2월이라고들 하더라. 중국은 개방을 해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꺼릴 것 같다.
손- 괌, 사이판, 몰디브, 터키 등이 최근 입국 조치를 완화했다. 유럽 국가들끼리는 서로 국경도 개방했다. 당장 코로나19 종식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위드 코로나(With Corona)’ 개념으로 방역과 위생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안고 가겠다는 의도로도 볼 수 있다. 
곽- 태국·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쪽은 방역 우수 국가들끼리 서로 여행을 다닐 수 있도록 ‘트래블 버블’을 체결하면 이들 위주로 조금씩 수요가 풀리지 않을까 싶다. 아시아 지역 관련 여행업체들은 연말 성수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도 상당하다.
편- 원활한 항공운항이 뒷받침돼야 하고, 빗장을 푸는 곳들도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할 우려가 있으면 문을 잠글 수 있다는 얘기이니 여러모로 제한적이다. 

 

●자가격리 14일도 결정적 장애물


손- 국내 입국 후 의무적 자가격리 14일 조치도 결정적인 걸림돌이다. 아웃바운드든 인바운드든 여행심리가 회복되기 위해서는 이 조치가 먼저 풀려야한다. 
김- 여행업계에서 14일 자가격리 조치 해제 또는 완화 필요성을 제기하기 시작했지만, 매우 민감한 사안이어서 조심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편- 외국 관광 관련 단체에서도 우리나라 정부에 건의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로 인해 방역에 구멍이 생기는 등 문제가 발생하면 누가 책임을 지겠나. 선뜻 완화하거나 해제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곽- 14일 격리조치가 해결되면 과연 여행이 되살아날까?
지- 최소한 여행심리는 어느 정도 회복될 것 같다. 
손- 확실히 심리와 사회적 분위기가 중요한 것 같다. 일단 여행 물꼬가 터지면 우르르 떠날지도 모른다. 
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할까. 
김- 인·아웃바운드 양쪽 모두 예전 수준을 회복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필요할 것 같다. 여행사와 항공사 등도 예전 체제로 복귀하는 데까지 시간이 꽤 걸릴 것이다.
편- 연간 내국인 출국자 3,000만명, 외국인 입국자 1,800만명이라는 우리나라의 기록이 얼마나 대단한 것이었는지 새삼 느껴진다. 

 

UNWTO 2020년 세계 관광산업 코로나19 예상 충격
· 일자리 1억~1억2,000만개 감소 위기
· 수출액 9,100억 달러~1조2,000억 달러 손실
· 국제관광객 8억5,000만~11억명 감소

UNWTO 국경개방 및 여행제한 해제 시기별 2020년 국제여행객 추정
· 국제여행객(International Touris Arrivals) 60~80% 감소

 

●과연 여행은 어떻게 변할 것인가?


편- 코로나19로 인해 단기간 및 소그룹 여행을 선호하고, 단체 패키지는 꺼리게 될 거라고 점치는데 정말 소비자들의 여행패턴이 변할까? 
김- 단체여행에 거부감이 생기고, 항공·버스·기차 등의 좌석 거리두기와 소그룹화 등으로 여행비용도 그만큼 올라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비용부담 탓에 여행횟수도 줄지 않을까. 
이- 지금도 김포-제주 노선의 인기 시간대는 빈자리 없이 꽉 채워서 운항하고 있다. 강제 지침이 없는 한 항공사들이 무조건 자리를 한 칸씩 비울 것 같지는 않다. 
손- 항공사들은 기내 감염 가능성이 제로에 가깝다고 강조하고 있으며, 실제로 지금까지 기내에서 집단 감염된 사례도 없는 것 같다. 자리를 띄워서 비행기 좌석을 팔 것이라는 전망은 현실화될 것 같지 않다. 
지- 지하철도 타고 다니는 마당에 항공기 좌석쯤이야. 버스나 기차도 마찬가지다. 위생지침을 잘 따르면 된다. 
곽- 변화가 심하진 않을 수도 있겠다. 
손- 지금이니까 단체여행을 꺼리는 거지, 코로나19가 해소되면 다시 이전처럼 돌아갈 것 같다. 
곽- 여행 패턴도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 같다. 인간은 익숙한 것에 편안함을 느끼는 존재다. 결국엔 자기가 쓰던 플랫폼, 이용했던 여행사, 기존 여행패턴을 고수하려는 움직임이 살아날 것 같다.

 

참가자
*기자 이름 성으로 표기
편=김기남 편집국장
김=김선주 부국장
손=손고은 차장
이=이성균 기자
지=이은지 기자
곽=곽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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