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신문 창간 28주년 캠페인-힘내, 여행!

●그 많은 여행인은 어디로 가야하나 


김- 2018년 기준으로 관광진흥법상 규정된 관광사업체에 근무하는 종사자 수가 약 27만명에 달한다. 여행사 종사자가 약 10만명, 관광숙박업 종사자 약 7만명 등이다. 여행업에 등록하지 않은 랜드사 등 파악할 수 없는 곳들까지 감안하면 실제 종사자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 
이- 항공 관련업 종사자 수도 7만5,000명 정도다. 
편- 여기에 공항이나 지상조업, 항공기 부품개발 업체 등 연관 산업들까지 따지면 결코 작은 규모가 아니다. 이렇다보니 타격도 클 수밖에 없다. 게다가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업계 종사자들 모두 무기력하고 우울증에 걸린 것처럼 보인다. 
손- 내가 아는 호텔 GSA 직원은 6월까지만 급여를 받고 휴직하게 되면서 아르바이트라도 해볼까 고민 중이라고 한다. 휴식도 하루 이틀이지 쉬는 날이 길어질 것 같아서다. 여행 분야에서는 신규 일자리 창출도 없다. 동종업계로는 재취업이 힘들고 이직마저 어려운데 가만히 있자니 무기력하고 자존감도 떨어진다고 푸념했다.
이- 싱글이랑 가정이 있는 사람들의 온도차도 있다. 싱글들 중 아직까지 급여가 들어오는 사람들은 불안하긴 하지만 괜찮다는 반응들이다.
김- 출근날이 그렇게 반가웠다는 사람도 있다. 예전에는 생각하지도 않았던 회계학원에 다닌다는 이도 있더라.

●생계 위한 아르바이트에 자기개발 


이- 영어공부를 하거나 내일배움카드를 이용해 자기개발 하는 사람들도 늘었다.  쿠팡 배달원 등을 하면서 부수입을 버는 사람들 이야기도 종종 듣는다. 
편- 내일배움카드는 근로자도 이용할 수 있어서 많이들 이용하는 것 같다. 최근 가죽공예를 배우기 시작한 지인에 따르면, 일주일에 3시간씩 10주 과정에 자기부담금은 16만원 정도다. 가죽공예 클래스를 같이 듣고 있는 20명 남짓한 수강생 중 공교롭게도 2명이 여행사 사람이라고 했다. 
손- 바리스타, 제과·제빵 배우는 클래스에 관해서도 많이 얘기하더라. 자기개발이라기보다는 취미에 가까운 것 같았다. 
이- 창업하려는 사람들도 있긴 할 것이다. 
편- 어쨌든 그런 건 평소에 해보지 않은 거니까 해보고 적성에 맞으면 그쪽으로 진지하게 가볼 수도 있다. 그런데 몇 번 클래스 들은 것만 가지고는 현실적으로 당장 빵집을 차리거나 할 순 없다. 누구는 드론을 배우러 갔는데 항공사 직원들이 많았다는 얘기도 했다. 취업이 잘 되는 과목은 지원금이 70%까지 되기도 한다. 
김- 애매한 상황이다. 직장으로 복귀하고 일하는 게 베스트인데 그것도 확신이 없고, 새로 뭔가 준비하거나 배우는 것에 대한 확신도 없으니 불안하긴 할 것 같다. 신참 조종사들은 몇 번 비행하지도 못한 채 대리기사를 뛰고 있다는 기사도 봤다. 
곽- 조종사들의 경우엔 다들 웬만한 영어 실력들을 갖추고 있다. 말하자면 엘리트들이다. 파일럿 지망생들 중에서는 현재 취업 기회가 막혀 영어 고액과외를 하면서 돈을 벌기도 한다고 들었다. 하지만 상황이 좋지 않다. 조종사는 전문직이라 항공 운항 기술을 다른 업종에 응용하기에도 어렵다. 또 조종사가 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과 돈을 투자했는데, 원서 한 번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고 일명 ‘비행낭인’이 된 이들이 많다. 
김- 항공은 그동안 과잉 공급이었다는 말들도 많았다. 자연히 구조조정이 이뤄지지 않겠느냐 하는 얘기가 있다.  
이- 승무원들은 카페 알바를 많이들 한다. 
김- 다들 뭔가를 하고 있긴 한 것 같다. 제일 알 수 없는 곳들은 랜드들이다. 규모도 작아서 고용유지지원금을 주면서까지 고용을 유지할 정도의 실익도 없어 퇴사 처리하는 곳들이 많다.  현재는 고용된 직원들을 유지하는 것에만 초점이 맞춰져있는데, 그마저도 9월15일로 종료된다. 이건 KATA나 업계에서 계속 요구했던 거라 정부도 올해 연말까지는 연장해줄 것 같긴 한데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도 든다. 
이- 지난 9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최대 90%까지 지원하는 고용유지지원금 지원수준 특례기간을 3개월(7~9월) 추가 연장한다.

 

●풀 죽은 여행인 꿈나무


손- 업계를 떠난 사람은 있나. 
지- 여행사 대리점에 7년이나 근무했던 친구가 있었는데 권고사직 당한 뒤 여행업에 회의를 느꼈다고 한다. 아예 여행업이 싫다고 떠나는 사람도 있다. 
손- 관광청 대행사에 다니던 지인도 6월부로 퇴사했다. 아예 다른 업종으로 이직해서 가는 거라 현재의 힘든 분위기가 반영된 선택이라고 본다. 
지- 여행업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다른 직종으로 이직하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여행사 OP로 일하던 친구도 다른 직종으로 이직하려니 경력 반영이 쉽지 않다고 했다. 
곽- 업계 밖에서는 업계가 이 정도까지 힘든지 잘 모르는 것 같다. 막연하게 그냥 코로나 때문에 여행업들도 힘들겠거니 생각하는 정도다. 항공업계 사람들 중에서는 항공업이 최소 3년에서 5년 동안은 회복되기 어렵다고 얘기하는 이들도 있다. 아직까지 떠나지 않은 사람들을 바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더라. 
손-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일본여행 시장이 악화되면서 일본부서 인력이 많이 빠져나갔다. 하지만 이후 시장 상황이 나아지고 난 후 대리, 과장급 경력자를 구하기 어려워했다. 상황에 따라 기존 인력이 이탈할 수도, 복귀할 수도 있다. 
이- 항공대나 관광학과 전공자 학생들도 힘들겠다. 지금 졸업 예정자나 졸업자는 어떡하나. 나중에 상황이 좋아지더라도 빈자리들은 전부 경력 있는 사람들이 차지할 것 같다. 
김- 한 교수가 최근 특강을 해달라고 요청했는데, 자기 학생들이 여행업에 회의를 느끼지 않도록 밝고 긍정적인 얘기를 해달라고 했다. 학생들이 졸업할 때쯤이면 전망이 밝아질 수도 있겠지만 어쩌면 아닐 수도 있을 것 같다. 
지- 이번 계기로 인력 활용 범위가 바뀔 수도 있다. 기계로 대체될 수도 있다. 선우 여행사는 재택근무 여행사로 운영하겠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이제는 일하는 방식도 바뀌게 된 것이다. 상담도 이메일로 한다고 했다. 이미 변화의 조짐들이 여기저기서 보인다. 
김- 여행산업은 고용창출 지수가 높은 대표적인 업종이다. 거꾸로 말하면 사람이 중심이 되는 열악한 산업이기도 하다.  이제는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어쩌면 머지않은 시기에 호텔 종사자도 로봇으로 대체될 수도 있겠다. 로봇이 체크인해주고 아침 조식 가져다주는 날이 가까워지고 있는 느낌이다. 
편- 얼마 전 한 여행업 관계자는 요즘 챗봇의 대답이 사람보다 빠르다며 상담할 일 있으면 챗봇으로 하라고 했다. 나중에는 웬만한 상담도 다 로봇으로 가능해질지도 모른다. 비행기 연착 등도 연동해서 신속하게 상담해줄 수 있지 않을까. 
곽- 자연재해, 국가적 분쟁, 전염병 창궐 등의 크고 작은 문제들이 수시로 발생하고 있다. 유독 이런 문제들에 타격을 많이 받는 게 여행업인 것 같다. 만약 주변 사람 중 여행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겠다는 사람이 있다면, 요즘 같아서는 다들 만류할 것 같다. 
 

UNWTO의 여행사 및 투어오퍼레이터 대상 가이드라인

국제 바우처를 국내 및 로컬 상품으로 교환
위생·안전 지침 시행 & 디지털 소통 강화
자연·시골·문화에 초점 맞춘 세분화되고 지속가능한 상품 개발 
새로운 여행 경험을 창출하는 스토리텔링 도입
개인화·소그룹화된 투어 및 패키지 도입
국내여행, 근거리·단기여행 장려
렌터카 및 호텔+자동차 조합 패키지 촉진
금융 부문과 협력해 무이자 후불 할부 패키지 촉진
항공사와 협력해 여행패키지 구매를 위한 마일리지 적립 및 포인트 보상 시스템 강화
시장에 참신함을 주는 새로운 목적지와 경험 개발
보험회사와 협력해 완전한 보상 제공 

참가자
*기자 이름 성으로 표기
편=김기남 편집국장
김=김선주 부국장
손=손고은 차장
이=이성균 기자
지=이은지 기자
곽=곽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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