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16일 계약 해제 가능 통보 … 중재 나선 국토부·고용부, 추가 지원이 관건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가 사실상 파기 수순에 돌입하며 코로나19로 인한 국적사 최초 파산 가능성이 높아졌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도 답보상태에 빠졌다. 


지난 16일 제주항공은 “15일 자정까지 이스타홀딩스가 주식매매계약의 선행조건을 완결하지 못해 계약을 해제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 1일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에 체불임금, 항공기 리스료 등을 포함한 미지급금 1,700억원 해소를 조건으로 내세운 바 있다. 제주항공은 “정부의 중재노력이 진행 중인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계약 해제 최종 결정 및 통보 시점은 추후 정해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도 감감무소식이다. 지난 2일 러시아에서 기업결합 승인이 나면서 선행조건이 모두 갖춰졌지만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는 상태다. 


이에 대해 인수 포기냐 시간 끌기냐는 상반된 시각이 나오고 있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개인적으로 코로나19 여파가 지속되는 가운데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인수를 포기하는 게 옳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제주항공의 2대주주인 제주도도 이스타항공 인수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표하기도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시간을 끌면서 정부 지원을 추가적으로 이끌어내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제주항공에 이스타항공 인수합병을 전제로 1,7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인수합병과정이 난관을 겪자 국토부와 고용부가 이달 초 면담을 진행하며 추가 지원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코로나19 여파에 전세계적으로 항공사들의 파산 소식이 이어지는 가운데 인수합병이 물거품이 된다면 항공업계도 큰 지각변동이 생길 전망이다. 


이은지 기자 eve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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