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중국 등 일부 국가 위주로 출·입국↑
격리 면제신청 복잡한 조건·절차 개선 필요

코로나19로 항공 이동이 크게 제한된 환경 속에서 상용 수요부터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당장 급하게 처리해야 할 업무나 그동안 미뤄왔던 중요한 계약, 해외 발령 등 꼭 항공 이동을 필요로 하는 수요가 고개를 내민 것이다. 정부가 이 같은 특수 목적 상황에서의 해외 입국자에게는 자가 격리 조치를 면제해주겠다는 지침을 내놨지만 절차가 복잡하고 까다로운데다 최종 승인을 얻기 어려워 그나마 꿈틀거리기 시작한 수요마저 수용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높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7월을 기점으로 기업인들의 출장과 주재원 출입국, 교민 등의 문의와 발권이 차츰 눈에 띄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이전만큼 괄목할 만한 수요는 아니더라도 항공업계는 상용 시장을 여객 수요의 불씨로 보고 기대를 걸고 있는 분위기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과 미국 등 주요 무역 국가로의 이동이 두드러지고 있다. A 여행사 관계자는 “특히 중국의 경우 수요는 많지만 항공 공급이 부족해 비자만 받으면 비싼 값이라도 티켓을 사겠다는 사람이 많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자가격리 면제 신청 절차가 복잡하고 승인까지 열흘이나 소요되는 경우도 발생해 출국을 준비하다 포기하는 이탈 수요도 발생하고 있다. 


정부의 지침 상 현재 자가격리 면제 대상은 ▲중요한 사업상 목적(계약, 투자 등) ▲학술적 목적 ▲기타 공익적 또는 인도적 목적(2촌 이내 가족의 장례식 등)을 가진 이들이다. 하지만 기업인들이 출장 목적으로 자가격리 면제를 신청할 때 산업통상자원부, 문화체육관광부, 농림축산식품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각 기업과 관련 있는 분야의 기관을 통해 우선 신청한 후 외교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C 항공사 관계자는 “1차적으로 접수받는 기관부터 너무 다양하고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부족해 신청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신청 창구 일원화 등 절차 간소화가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또 “어렵게 신청했지만 대표이사 직함만 면제가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아 항공권을 취소한 손님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다른 D 항공사 관계자도 “지금 해외 출장을 불가피하게 떠나는 사람들은 현지 시설 보수가 다급한 중소업체인 경우가 많다”며 “대기업 관계자들의 출장은 문의만 늘었지 현실적인 제약에 발권은 미미한 편이다”라고 설명했다. 


지금 항공업계에서 상용 시장은 매우 중요하게 평가받고 있다. 레저 수요가 제로인 상황에서 기업인과 공무원들의 출장 등으로 왕래가 시작돼야 차츰 여행 심리까지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관광산업의 의존도가 높은 국가나 휴양지 섬에서는 외국인의 입국 조치를 완화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하와이의 경우 9월부터 도착 72시간 전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제출할 경우 자가 격리 의무를 면제하고 몰디브도 지난 15일부터 일부 국적의 외국인을 대상으로 격리나 입국 제한 조치를 해제했다. 항공과 여행산업이 더 이상 바닥으로 치닫지 않으려면 ‘위드 코로나' 시대를 인정하고 유연한 정책을 제시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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