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기발함으로 코로나19와 맞서다-여행가는 척 투어부터 언택트 돕는 로봇까지
여행, 기발함으로 코로나19와 맞서다-여행가는 척 투어부터 언택트 돕는 로봇까지
  • 곽서희 기자
  • 승인 2020.07.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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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신문 창간 28주년 캠페인-힘내, 여행!

코로나 쇼크로 멈춰버린 여행을 되살리기 위해 세계 곳곳에서 신선한 시도를 펼치고 있다. 비록 여러모로 한계가 뚜렷한 상황이지만 그만큼 코로나19를 극복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열기 위한 열망이 강하다는 증거여서 주목을 끌고 있다.  <편집자주>

 

●관광객 유치 위해 ‘이것’까지 한다?


세계 각국에서 관광객들을 유혹하는 독특한 유인책들이 등장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국경을 열고 입국조치를 완화하는 국가가 늘어나는 등 대내외적으로 관광이 재개될 가능성이 타진되면서 그에 따른 홍보 방법도 다양해지고 있는 추세다. 7월1일부터 외국인 여행자의 입국을 허용한 아이슬란드에서는 아틱 어드벤쳐스(Arctic Adventures) 여행사가 고객의 코로나19 검사비용을 대신해서 전액 지불하겠다고 나섰다. 아이슬란드 입국자는 도착 시 코로나19 검사 또는 2주간 자가격리가 의무적인데, 아틱 어드벤쳐스는 고객이 착륙 후 신속하게 여행을 시작할 수 있도록 부담을 덜고자 114달러(한화 약 13만7,000원)의 테스트 비용을 충당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타이베이의 송산공항이 ‘여행가는 척’ 투어를 홍보 및 추진했다 /타이베이송산공항
타이베이의 송산공항이 ‘여행가는 척’ 투어를 홍보 및 추진했다 ⓒ타이베이송산공항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으면 여행비용을 지원하겠다는 섬도 등장했다. 지중해 동부에 위치한 키프로스는 여름 휴가동안 100인용 병실을 마련해두고 코로나19 검사 결과 확진 판정을 받은 방문객들에게 치료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확진자의 동반가족을 위한 숙박과 식사도 함께 제공되며, 환자와 접촉한 이들은 500개의 객실을 갖춘 자가격리용 호텔에 무상으로 머물 수 있다. 또 이탈리아 남부의 산 조반니(San Giovanni) 마을은 코로나19 검사 결과와 상관없이 7~10월 중 마을을 방문하는 여행객들에게 무료로 숙소를 제공한다. 방문객들은 마을의 빈 집에서 최대 7박까지 숙박할 수 있다. 


잠재적 여행수요를 놓치지 않기 위한 움직임도 포착됐다. 타이베이의 송산(Songshan) 공항은 텅 빈 공항을 열어두고 사람들에게 ‘휴가 가는 척하는 투어’를 마련하기도 했다. 7월 2일, 4일, 7일에 걸쳐 진행된 반나절 코스의 투어에는 공항 투어, 모의 이민 체험, 비행기 탑승 및 하차 기회가 포함됐다. 송산 공항 측은 “이번 투어는 국제선을 이용할 기회가 없었던 사람들에게 공항 서비스를 경험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그들이 미래에 여행을 계획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고 전했다. 미국의 여행 웹사이트 업그레이디드 포인츠(Upgraded Points)는 인터넷으로 10곳의 관광명소를 가상여행하면 미래에 실제 여행에서 사용할 수 있는 1,000달러의 리워드를 지급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코로나가 낳은 New 항공 좌석


코로나19는 비행기 좌석의 모습도 바꿨다. 항공우주 제조업체 사프란(Safran)과 운송기술회사 유니버셜 무브먼트(Universal Movement)는 기내에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가능한 항공기 좌석을 구상해냈다. 통로와 창가 좌석을 서로 분리하고 중간 좌석을 이용할 수 없게 만든 곡선형 디자인으로, 옆 사람과의 접촉을 방지해 기내에서도 승객 간 간격을 적당히 유지할 수 있는 좌석 형태다. 자유롭게 개조가 가능해 별도로 기존 좌석을 교체하지 않고도 기내에 장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사프란 측은 해당 좌석에 대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여행에 맞게 특별히 제작한 항공좌석으로, 올해 초여름에 좌석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항공기 좌석 디자인 업체 제퍼 에어로스페이스(Zephyr Aerospace)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고 개인 프라이버시가 보장될 수 있도록 2층 침대로 구성된 프리미엄 이코노미 클래스를 새롭게 디자인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유니버셜 무브먼트
유니버셜 무브먼트

전염병 예방 차원에서 기내 좌석을 한 자리씩 띄워 판매하는 항공사들도 나타났다. 당장 눈앞의 수익보다는 철저한 방역으로 승객들의 신뢰를 얻겠다는 소신이 깃든 행보다. 델타항공은 최소 9월30일까지 모든 중간 좌석의 이용을 차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앱 또는 온라인을 통해 좌석을 선택할 때 중간 좌석은 사용할 수 없는 것으로 표시되며 일등석은 50%만 사용 가능하다. 유나이티드항공도 좌석이 일정 수준까지 채워지면 승객들이 다른 항공편으로 재예약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제퍼 에어로스페이스
제퍼 에어로스페이스

이탈리아 국제민간항공국의 새로운 규정에 따라 일부 이탈리아 항공편에서는 좌석 위 짐칸 사용도 금지돼있다. 캐비넷에서 짐을 꺼내는 승객들로 인해 탑승 또는 하차 시 통로가 혼잡해져 거리두기가 제대로 시행되지 못하는 상황을 대비해 고안된 방안이다. 지난 7월7일 제트블루항공은 홈페이지를 통해 최대한 승객 간 접촉을 줄이기 위해 가장 뒷줄의 승객들부터 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게 안내할 것이라고 공지하기도 했다. 


●똑똑, 룸 서비스도 이제는 로봇 몫


뉴노멀 시대에 언택트(Un tact)가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면서 최근 호텔, 레스토랑 등 서비스업에서도 비대면 접촉을 위해 로봇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캘리포니아의 호텔 트리오(Hotel Trio)에서는 코로나19로 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로제(Rose)라는 이름의 로봇을 도입했다. 호텔 트리오 측은 “로제가 와인은 물론 간식, 여분의 수건, 세면도구 등 숙박 중 필요한 물품을 객실로 배달하면서 고객들의 개인 집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텔 트리오
호텔 트리오

코로나19 확진자 중 증세가 가벼워 입원절차를 밟지 않는 환자들을 수용하고 있는 일본 도쿄 소재의 호텔들에서는 간호사 로봇이 상주 중이다. CGTN 등 외신에 따르면 마스크를 착용한 로봇이 호텔에서 방문객을 맞이하고 실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등의 안내사항을 전달한다. 확진자가 머물다 간 위험구역은 직원의 접근이 제한돼 최신 인공지능을 갖춘 청소 로봇이 배치된다. 영국 서리대학교의 한 관광경영학 박사는 “코로나19 이후 호텔에서 로봇 서비스를 적용하는 업체가 증가하고 있다”며 “호텔 산업은 직원과 로봇 사이의 역할 균형에 대해 신중하게 고려하고, 변화를 포용하는 열린 마음으로 작업 환경을 새롭게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네덜란드의 경우 당국의 방역수칙에 따라 음식점과 바에 직원을 제외하고 최대 30명의 고객만 입장할 수 있으며 1.5m의 거리를 유지해야한다. 이에 네덜란드의 아시아 퓨전 레스토랑 다다완(Dadawan)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식당 내 총 3대의 로봇을 고용했다.  한 로봇은 입구에서 고객을 맞이하고 체온을 검사하는데, 고열이 없을 시 로봇의 얼굴이 파란색에서 녹색으로 바뀐 뒤 테이블까지 안내가 이뤄진다. 나머지 두 대는 음료를 서빙하고 테이블을 정리하는 등 종업원의 조력자 역할을 한다. 미국 보스턴의 캐주얼 레스토랑 스파이스(Spyce)는 음식 조리, 서빙 및 설거지 기능까지 갖춘 7개의 로봇을 주방에 비치해 고객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대전 소재의 한 카페에서는 일상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기 위해 로봇 바리스타를 도입했다. 로봇은 60가지의 음료를 준비하고 고객에게 서빙하는 일까지 도맡아 수행한다. 자율주행기술이 탑재돼있는 것은 물론, 테이블 주위로 최상의 경로를 파악해 이동하고 음성 인식 기능을 통해 고객 또는 다른 장치와 통신할 수도 있다. 

여행 살리자, 팔 걷어붙인 각국 정부

●여행가세요, 대신 안전하게!


글로벌 관광 재개를 주도하려는 국제기관들의 움직임이 더해지고 있다. 지난 6월26일 세계관광기구(UNTWO)는 유럽부흥개발은행(EBRD)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38개 국가의 관광산업을 회복시키기 위해 즉각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는 그리스, 요르단, 터키를 포함한 국가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영향 측정, 관광 수요 회복을 위한 마케팅, 업체 역량 강화 및 직원 교육 등 다양한 부문에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세계관광기구(UNWTO)가 유럽부흥개발은행(EBRD)과 협력해 38개 국가의 관광산업을 회복시키기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강구한다 /UNWTO 홈페이지 캡처
세계관광기구(UNWTO)가 유럽부흥개발은행(EBRD)과 협력해 38개 국가의 관광산업을 회복시키기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강구한다 /UNWTO 홈페이지 캡처

세계여행관광협의회(WTTC)는 7월1일 관광 재개로 얻게 되는 경제적 이점을 강조하는 발표문을 기재했다. WTTC의 연구에 따르면 유럽에 100만명의 관광객만 도착해도 GDP는 48억 달러(한화 약 5조7,326억)가 증가할 수 있으며, 국제선 도착 항공편이 1% 증가할 때마다 약 72억3,000만 달러(8조6,600억원)의 추가 GDP가 발생한다. WTTC는 관광수요가 조금만 증가해도 상당한 경제적 이익과 일자리 혜택을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전 세계 관광객들에게 안전 여행을 권유했다. 

WTTC의 안전 여행 인증 스템프
WTTC의 안전 여행 인증 스템프

이어 WTTC는 여행업 종사자와 관광객 모두가 방역 수칙을 준수하며 안전히 여행할 수 있도록 총 10개 부문(항공사, 여행사, 관광명소, 서비스업 등)의 새로운 국제 표준 안전지침서를 발표했다. 해당 지침을 채택해 적용하는 세계 각국의 정부 및 기업에게는 WTTC의 ‘안전 여행 인증 스템프’가 제공된다. WTTC에 의하면 현재 1,200개 이상의 기업과 80개 이상의 목적지에 인증마크가 부여됐고 그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내수관광 살리기에 ‘화력’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지자 세계 각국에서 국내여행 회복 프로젝트에 힘을 쏟고 있다. 일본 정부는 관광산업 회복 및 지역경제 활성화 정책의 일환으로 ‘고투트래블(Go to Travel)’ 캠페인을 8월 초부터 약 6개월 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캠페인을 통해 일본 국민에게는 여행대금의 50%(1인 1박당 최대 2만엔)가 지원되며, 반액 지원금 중 70%는 여행대금에서 할인되고 나머지 30%는 현지에서 쇼핑, 식사 등에 사용할 수 있는 지역 쿠폰이 지급된다. 캠페인에는 총 1조6,800억엔(한화 약 18조6,675억원)을 넘어서는 상당한 예산이 투입된다.

일본여행사 JTB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일본 정부에서 추진하는 국내여행 활성화 캠페인인 ‘고투트래블(Go to Travel)’을 홍보하고 있다  /JTB 홈페이지 캡처
일본여행사 JTB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일본 정부에서 추진하는 국내여행 활성화 캠페인인 ‘고투트래블(Go to Travel)’을 홍보하고 있다 ⓒJTB 홈페이지 캡처

일본은 대형여행사 차원에서도 국내여행 수요 회복을 위해 다각적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JTB는 아오모리현, 아키타현 등 47개 현에 해당 현 거주자들을 대상으로 현내에서 이용 가능한 숙박 할인쿠폰을 선착순 500엔부터 1,000엔까지 제공 중이다. NTA도 인근 현 거주자들에게 숙박요금이 1인 1박 기준 6,600엔 이상일 경우 박당 5,000엔의 할인 또는 캐쉬백을 적용해주는 등의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홋카이도의 경우 모든 쿠폰이 성황리에 소진된 상태다. 


유럽 국가들도 내수관광 활성화로 방향키를 돌렸다. 벨기에 당국은 국내여행을 장려하기 위해 12세 이상의 모든 벨기에 거주자들에게 무료 철도패스를 배포한다고 공지했다. 철도패스는 올해 8월부터 내년 1월까지 매월 2회씩 총 12회에 걸쳐 사용할 수 있으며, 자전거도 추가비용 없이 무료로 실을 수 있다. 포브스 등 외신에 따르면 이번 프로젝트에는 약 1억 유로(한화 약 1,349억원)가 소요될 예정이다. 또 벨기에는 육아휴직 기간을 연장하고 근로자가 고용주로부터 식당, 박물관, 극장 및 기타 부문에서 사용할 수 있는 300유로의 세금 공제 바우처를 지급받을 수 있는 정책도 추진 중이다. 이밖에도 국내여행 장려 차원에서 스위스는 200프랑의 관광바우처 발행을, 뉴질랜드는 주4일 근무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일본여행사 NTA는 현 거주자들을 대상으로 제한 숙박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NTA 홈페이지 캡처
일본여행사 NTA는 현 거주자들을 대상으로 제한 숙박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NTA 홈페이지 캡처

 

●가을여행 떠나면 30% 할인


침체된 여행심리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한 자구책은 우리나라에서도 활발히 마련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여행업협회(KATA)의 국내여행상품 선결제 할인 사업이 대표적이다. 문관부는 7월21일부터 8월10일까지 전국의 여행사를 대상으로 ‘국내여행 조기예약 할인지원 상품 공모’를 실시한다. 공모에 선정된 우수 국내여행 가을상품(9월~11월 출발)을 미리 예약하거나 선결제하는 국민들은 30% 이상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정부가 여행상품가의 20%(최대 6만원)를, 지자체와 여행사가 함께 10% 이상을 부담할 예정이다. 공모 대상 상품에는 1박 이상의 숙박, 식사, 유료관광지 1회 방문 등이 포함돼있다. 선정된 상품은 8월 중으로 별도의 전용 플랫폼을 통해 판매가 이뤄진다. 문관부는 “이번 공모를 통해 올 가을 최대 15만명의 국민들이 혜택을 받고 국내여행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곽서희 기자 seo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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