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신문 창간 28주년 캠페인-힘내, 여행!

상반기 관광업계 피해규모 약 5조8,928억원
안전·소규모 맞춤형·비대면 관광 핵심 키워드
지속적 위기 발생, 매뉴얼로 빠르게 대처해야

코로나19 이후를 대비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도 나섰다. 7월29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한국관광학회와 함께 ‘코로나19 이후 관광정책 대응전략’ 세미나를 개최했다. 관광학, 데이터 분야 등 다양한 전문가들과 관광업 실무진들이 모여 함께 관광의 미래를 전망했다. 이날 세미나는 1부 ‘코로나19 이후 세계관광시장 변화와 전망’, 2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관광정책 방향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온라인으로 실시간 방송되며 댓글 소통도 이뤄졌다. <편집자 주>

문관부가 7월29일 코로나19 이후 관광정책 대응 전략 세미나를 개최했다

●상반기만 5조8,928억원 피해


여행업계는 올해 상반기 힘겨운 시간을 보냈지만, 하반기도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공통적이었다. 먼저 올해 상반기 입·출국자 수를 살펴보면 방한관광객은 전년동기 74.7% 감소한 213만명, 해외출국자 수는 74.6% 감소한 381만명을 기록했다. 관광업계 피해규모도 막대했다. 문관부 자체 업계 조사에 따르면 상반기 여행업·숙박업·MICE업 등 관광업계 피해규모는 상반기 5조8,928억원에 달한다. ▲여행업(해외여행 취소 및 예약감소 등) 3조463억원 ▲호텔업(객실 및 연회취소 등) 1조1,315억원 ▲국제회의업(국제회의 취소·연기 등) 4,982억원 등이다. 신한카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산출한 상반기 관광 및 연관사업 소비지출액도 전년대비 19% 감소한 16조1,000억원에 그쳤다. 


전세계 관광시장 전망도 어둡다. 지난 5월 세계관광기구(UNWTO)는 여행제한조치가 오는 9월에 완화된다면 세계 관광객 수가 전년대비 70%, 12월에 완화된다면 78% 급감할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관광일자리는 1억~1억2,000만개, 관광수익은 9,100억~1조1,000억 달러, 관광객 수는 8억 5,000만명~11억명까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날 발표에 참여한 UNWTO 황해국 아시아태평양 지역국장은 “과거에도 관광시장에는 위기가 많았다”며 “지역별로 관광산업 위기를 극복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사스 때 아시아가 14개월, 2009년 세계경제위기 때 유럽이 29개월, 9·11테러 때 미국이 42개월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상대적으로 회복력이 뛰어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데이터 활용 및 등 첨단 기술 중요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단연 위생과 안전이 화두였다. 세미나 참석자들은 크게 ▲핵심 고려요인으로 안전 및 위생 부상 ▲소규모 맞춤형 여행 증가 ▲비대면 관광서비스 문화 확산 등을 공통적으로 전망했다. 홍콩이공대학교 전계성 학장은 “앞으로는 로우 터치(low touch)가 발달 할 것이며 모든 터치포인트에 위생과 안전에 대한 부분을 신경써야 한다”며 홍콩 아이콘 호텔의 예를 소개했다. 소독을 완료한 이후 객실 문에 씰을 붙여 고객에게 위생과 안전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는 방식이다. 


더불어 첨단 기술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SKT 하도훈 데이터사업TF 본부장은 “데이터는 현상을 파악하고, 원인을 분석하고 대안을 찾을 수 있는 기반”이라며 “코로나19를 극복하고 관광산업을 고도화하기 위해서는 통신, 신용카드, 금융, 설문 등 라이프스타일 기반의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휴대폰 위치기반 데이터를 이용해 올해 1~5월 부산 유동인구를 분석하고, 코로나19 이후 관광패턴을 공유했다. 여성, 20대 이하와 60대 이상 연령층의 이동 감소폭이 컸으며, 기존 인기 관광지보다는 한적한 외곽 관광지의 방문이 높게 나타나는 경향을 띠었다. 야놀자 김종윤 대표는 “야놀자는 휴대폰 하나로 객실키, 리모컨, 룸서비스, 레스토랑 예약 등이 해결되는 AI 호텔 솔루션을 개발·보급했다”며 “키오스크, 사물인터넷 등을 여행업계와 호텔에 반영하고, 빅데이터 영역을 이용해 신원인증에 기반한 결제와 체크인을 진행한다면 비용을 효율적으로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규 여행지 발굴과 여행콘텐츠 디지털화 방안도 나왔다. 위생과 안전이 주요 여행 시 주요 고려 요소로 떠오르면서 보다 한적한 관광지들이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야놀자 김종윤 대표는 “지자체와 다양한 협업을 진행 중인데, 강원도의 경우 탄광지역 등 소비자들에게 알려지지 않았던 여행자산을 발굴해 여행 콘텐츠를 제작하는 등 단기 프로젝트를 진행한 결과 전체 평균 대비 3.3배 높은 예약률을 보이며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어냈다”고 전했다. 
한편 코로나19 사태 이후 지속가능한 관광의 역할과 가치도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매뉴얼로 체계적 대응 능력 갖춰야


관광산업은 질병 및 자연재해 등 외부요인에 취약한 만큼 위기에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매뉴얼이 필요하다는 공통된 의견이 나왔다. 2015년 메르스, 2017년 한한령, 2019년 일본수출규제, 2020년 코로나19 등의 외부변수로 관광산업은 지속적으로 위기를 겪고 있다. 문관부 최보근 관광정책국장은 “관광기금 융자 등 지원 대책에 대한 정책효과 분석을 통해 효과적인 정책은 추후 집중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매뉴얼화해서 다른 위기가 발생하더라도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체계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인바운드 부문에서는 K방역을 적극 활용해 의료·웰니스 관광 등 한국만의 강점을 강조하고, 관광산업의 영역을 확장하고 다양한 관광수요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스마트 관광 활성화 및 비대면·온라인 관광산업도 집중 육성한다. 관광객이 오지 않는 현재 위기를 기회로 삼아 관광객 편의를 최우선으로 언어·지도·안내·교통 등을 점검할 필요도 있다.


선진적인 관광시스템 구축에 대한 요구도 나왔다. 한국관광학회 이훈 수석부회장은 수용력 관리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관광지혼잡예보시스템’ 구축, 관광산업진흥 전담조직을 통한 위기 관리 및 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제안했다. 


기존의 제도를 활용해 관광 자원을 적극 발굴하자는 목소리도 있었다. 히치하이커 김다영 대표는 “정책적으로도 기존의 관광 명소 외에 무형의 체험 역시 공급자가 손쉽게 아카이빙에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이 뒷받침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관광 분야 IT 융합 직업 교육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이은지 기자 even@traveltimes.co.kr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