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도 빈익빈부익부 가속화… 누구는 웃고 누구는 울고 


손- 정동진은 KTX 개통 이후 숙박 손님이 더 줄었다는 게 의아했다. KTX 시간으로 따지면 정동진이 강릉보다 멀다. 근데 강릉에는 숙박 손님이 늘고 정동진은 당일치기로 다녀간다는 게 아이러니하다. 여행지로서 매력이 떨어져 나타난 상황인지 모르겠다.  
곽- 아무래도 강릉이 좀 더 번화가에 속하긴 하다. 정동진은 강릉에 비해 관광인프라가 다소 부족해 강릉에서 1박 이상 머무르면서 정동진을 거쳐 다른 지역으로 가는 사람들이 많다고도 들었다. 정동진은 강릉에서 차로 30분 거리라 반나절로 다녀오기에 부담 없는 정도다. 
손- 숙소 퀄리티에 대한 문제일 수도 있다. 해외여행이 어려워지면서 대신 좋은 호텔에서 머무르고 싶다는 심리가 커진 상황인데, 컨디션 좋은 숙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중소 숙소들은 경쟁력을 갖기 더 어려운 상황이 된 것 같다. 
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럭셔리 여행 시장이 커진다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5성급 호텔이나 풀빌라, 펜션 등 가격대가 높은 숙소들은 여전히 인기가 많다. 숙소의 질에 따라 점점 양극화되지 않을까.
김- 숙소들의 빈익빈부익부 현상은 코로나19 이전부터 있었던 얘기다. 지금 생각할 변수는 외국인 수요다. 안동의 경우 외국인 관광객이 줄어서 힘들다는 얘기가 많았다. 주중 수요를 받쳐주던 외국인 수요가 뚝 끊긴 거다. 
지- 전주의 경우에도 외국인 수요가 없어서 힘들다고 하더라. 외국인 수요가 생각보다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 같다. 
이- 중저가 숙소는 패키지를 통해서도 많이 판매되기도 했다. 외국인 여행객 수요가 있을 땐 이미 날짜를 확정하고 결제까지 진행했기 때문에 날씨 변수에도 어쨌든 오는데, 요즘 같이 장마가 이어지면 내국인은 하루 이틀 전에 취소한다고 하더라. 
김- 호텔 공급이 과잉됐다는 생각도 든다.
지- 컨디션도 문제다. 경쟁 업체가 많아진 만큼 숙소 컨디션에도 신경을 써야겠더라. 
곽- 호텔 쏠림현상은 서울 내에서도 편차가 심하다. 명동, 북촌 쪽은 폐업 신고하는 곳도 많은데 강남 쪽은 해외거주 유학생들이 방학 기간에 레지던스에서 머물면서 공부하는 수요도 많다더라. 
손- 해외도 비슷한 느낌이다. 베트남 호짬에 있는 멜리아 호텔은 최근 오픈한 신규 호텔인데, 호치민과 가깝고 컨디션도 좋아 내국인 수요가 많다고 하더라. 주말에는 만실을 기록할 정도로. 
김- 해외 호텔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여행사에서 호텔 객실을 내년에 하드블록 같은 형태로 선구매하기 시작했다는 건 극히 일부 사례인가. 
손- 국내에서는 한 곳이라고 들었다. 중국에서는 큰손 여행사 몇몇이 그렇고. 눈치싸움 중인 것 같다. 호텔들은 내년 요금을 일단 동결하는 방향인데 지금 상황에서는 협상의 여지가 크다고 했다. 
김- 벌써 내년 시장을 예측할 시기가 오고 있는 듯하다. 


●길어지는 공백기, 배움으로 채움 


손- 여행인들의 내일배움카드 신청이 5~6월에 들어서면서 늘어난 게 눈에 띈다. 
지- 이전까지는 상황이 괜찮을 거라 생각해서 신청 안 하다가 6월부터는 장기화를 생각하고 신청하기 시작한 것 같다. 8월1일부터 고용노동부에서 우수훈련과정 자부담 면제, 훈련비 자부담률 15%p 일괄 경감 정책을 시행해 더 늘어날 것 같다.
김- 지인 중 한명은 한식 조리사부터 제과제빵 등 각종 자격증을 취득했다. 근데 여행업과는 크게 관련이 없는 과정을 신청하는 경우가 수두룩하다.
곽- 실효성을 떠나서 자존감과 연결된 문제이기도 하다. 그런 측면에서는 이런 시도를 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김- 내일배움카드 신청 건수만 보면 2,287건이니 실제 사람 수는 더 줄어들 수도 있겠다. 
지- 그래도 이전에는 거의 없었는데 이정도면 많이 늘어난 거다. 
손- 여행사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준비하고 있다고도 들었다. 
김- KATA에서 진행하는 교육도 있고 이밖에도 많다. 서울관광재단에서도 서울 지역 여행업계 종사자를 대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론칭했다. 세무나 회계 등을 포괄해 다루는 것 같다. 허송세월 보내기 아까우니 교육을 진행하겠다는 취지에서다. KATA에서 하는 것은 정부 예산이라 지역 제한 없이 전국 업계 종사자들 다 참여할 수 있다. MICE협회 등도 재직자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손- 지금 휴직하고 있는 사람들은 대개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사실 그렇진 않은 것 같다. 지금 쌓고 있는 경험이 언젠가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취재후는 한 주간의 취재 뒷얘기를 담는 자리입니다
참가자 김기남, 김선주, 천소현, 손고은, 김예지, 이성균, 강화송, 이은지, 곽서희 기자
*기자 이름 성으로 표기 (편=김기남 편집국장, 지=이은지 기자, 예=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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