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균 기자
이성균 기자

코로나19와 함께 생활한 지 어느덧 7개월이다. 2월 신천지발 대규모 집단감염 때를 제외하면, 마스크를 쓰고, 해외여행을 못 했을 뿐이지 일상생활의 변화는 그리 크지 않았다. 여전히 사람들로 빽빽한 지하철로 출퇴근하고, 종종 친구들과도 모인다. 지금은 국내여행도 걱정 없이 즐기고 있다. 우리나라의 철저한 방역 체계와 높은 시민 의식이 밑바탕이 됐다. 덕분에 이동의 자유를 전혀 제한받지 않으면서 코로나 시대를 보내고 있다. 


한국이 우수 방역 국가로 세계에 이름을 알린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그런데 우리보다 한 수 위인 국가들이 있다. 한국인의 인기 여행 목적지이기도 하다. 질병관리본부 웹사이트의 코로나19 해외동향(8월12일 기준)을 보면 아시아 국가들의 ‘활약'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마카오 46명, 타이완 480명(사망 7),  베트남 866명(사망 16), 태국 3,351명(사망 58) 등이 특히 눈에 띈다. 라오스(20명)와 브루나이(142명), 캄보디아(266명), 미얀마(360명)도 선방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응 우수 국가를 대상으로 한 제한적인 여행 교류를 논의할 시기가 된 것 같다. 지정 여행사를 지정하고 1주일 단위로 100명이든 200명이든 적합한 인원을 정해 관광객을 모을 수 있도록 해보는 것은 어떨까. 한국보다 1일 확진자 수가 적거나 전체 확진자 수가 일정 수 이하인 국가를 방문하고 돌아올 때는 의무 자가격리 기간을 줄여주는 것도 방법이겠다. ‘코로나19 시국인데 무슨 해외여행이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이미 우리는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있다. 그 범위를 안전성이 상당 부분 인정된 외국으로 점진적으로 넓힌다고 해서 상황이 급속도로 나빠질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물론 점진적 개방에 상응하는 새로운 방역 체계가 뒷받침돼야 한다. 사회적 분위기상 여행제한을 완화한다고 해서 당장 모객이 급증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여행사와 항공사에게는 일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고객에게는 여행의 선택권을 돌려준다는 의미는 과소평가할 수 없다. 코로나19 시대 새로운 해외여행 방법을 탐색해보는 측면도 있다. 


코로나19의 완전한 소멸은 누구도 쉽게 예측할 수 없지만, 일부 국가는 관리가 가능한 상황이다. 이제는 코로나19와 함께 지내는 삶에 적응하고, 여행의 진화 방향을 고민해야 할 타이밍인 것 같다.
 

이성균 기자 sage@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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