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기 운항 영향, 일본 26개 노선 증발 … 미국은 1분기 대비 -89%, 지방공항도 적막

코로나19로 인한 항공시장의 전례 없는 위기가 반 년째 지속되는 가운데 2분기 베트남과 필리핀 노선의 여객 수가 일본 노선을 넘어섰다.


한국공항공사의 4~6월 항공통계에 따르면, 2분기 인천공항 총 여객 규모는 47만3,961명으로 전년동기대비 -97.3%로 대폭 감소했다. 2019년 6월 한 달 간 인천발 베트남행 총 여객 수(59만5,657명)보다도 12만명 이상 부족한 수치다. 운항편수도 2만1,987편으로 1/5 가량 줄었고, 전년동기 80%대였던 평균 탑승률 역시 40%대로 절반 이상 급감했다. 


아시아 노선에도 코로나 쇼크가 고스란히 반영됐으나, 베트남과 필리핀 하늘길만은 상대적으로 분주했다. 전세기 운항이 증가한 결과다. 베트남의 경우 4월부터 베트남 정부가 외국 국적 기업인들의 입국을 예외적으로 허용하면서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에어서울 등 국적 항공사가 현지 교민과 기업인 수송을 위한 임시 항공편을 속속 띄우기 시작했다. 그 결과, 4월에 베트남 노선은 1만7,593명을 수송해 일본(8,652명)과 중국(1만2,741명)의 여객수를 모두 뛰어넘었고, 5월과 6월에는 일본보다도 각각 4,329명, 2,830명의 여객을 더 수송했다. 지난해 2분기에 베트남 노선의 여객이 약 150~160만명 차이로 일본과 중국 여객에 한참 못 미쳤던 것과 비교하면 역전된 상황이 더욱 실감난다. 필리핀도 베트남과 같이 전세기 운항 증가로 2분기 내내 일본 노선의 여객수를 앞질렀다. 특히 4월에는 필리핀(1만7,593명)과 일본(8,652명) 노선의 여객이 8,941명 차이를 보이며 2분기 중 가장 큰 격차를 나타냈다. 


베트남과 필리핀이 위기 속 선전한 반면, 우리나라를 비롯한 중국, 일본 등 국가들이 무사증 입국제도를 중단하면서 2분기에 일본 노선은 도쿄와 오사카 노선만 운항됐고 전년대비 26개의 노선이 증발했다. 중국 노선 역시 전년 30여개에서 22개로 줄어들었다. 이밖에 마카오와 타이완은 아시아 목적지 중 최저 탑승률 1, 2위를 번갈아 차지하며 처참한 성적을 남겼다. 5월부터 운항을 재개한 마카오 노선은 6월에 8.1%의 저조한 탑승률을 기록했고, 타이완도 4월(7.1%), 5월(16.3%), 6월(10%) 탑승률 모두 큰 반등 없이 2분기를 마감했다. 


장거리 노선에도 반전은 없었다. 2분기 미국 노선 여객수는 4~5만명대로, 전년동기 50~60만명대를 유지했던 것에 비하면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1분기와 비교해도 차이는 크다. 미국 여객은 1분기 128만7,637명에서 2분기 13만9,847명으로 감소하며 89.1%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프랑스, 영국 등 유럽 주요노선들의 탑승률도 대부분 10~20%대에 머물렀으며, 3월 말부터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급증했던 이탈리아 노선은 6월에 고작 104명의 탑승객만 수송했다. 


지방공항도 휑했다. 4월에는 김해공항에서 일본항공의 김해-도쿄 노선과 제주공항에서 춘추항공의 제주-상하이 노선이 운항됐으나, 5월과 6월에는 제주공항에서 제주-상하이 노선만 운항됐다.  

 

곽서희 기자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