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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우수 국가 간 제한적 상호교류 시급하다”
안전시설 인증, 코로나19 프리 상품 개발도 필요
승우여행사, 소규모 테마 상품으로 6월부터 반등

한국여행업협회(KATA)가 여행업계의 생존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 10일 한국관광공사에서 ‘코로나19 위기극복 여행산업 세미나’를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코로나19의 자연소멸이 요원한 만큼 자가격리 기간 완화 등 점진적 여행 시장 개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국여행업협회(KATA)가 여행업계의 생존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 10일 한국관광공사에서 ‘코로나19 위기극복 여행산업 세미나’를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코로나19의 자연소멸이 요원한 만큼 자가격리 기간 완화 등 점진적 여행 시장 개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로 촉발된 여행·항공업계의 극심한 위기가 벌써 7개월째다. 인력 감축과 유·무급 휴업·휴직, 임대료 절감 등 온갖 방안을 동원해도 생존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여행업협회(KATA)는 여행업계의 생존방안을 모색하고, 현장의 의견을 듣기 위해 지난 10일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에서 ‘코로나19 위기극복 여행산업 세미나’를 개최했다. 코로나19의 완전한 소멸이 쉽지 않은 만큼 여행산업의 생존을 위해서는 해외 입국자에 대한 14일 자가격리 조치 완화 등 점진적인 개방조치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편집자주>

 

●14일 격리 완화 필요성 공식 제기


코로나19 사태가 7개월째로 접어들자 여행·항공업계가 입국 후 의무 자가격리 기간 완화 필요성을 공식 제기했다. 코로나19가 자연소멸되거나 조속한 시일 내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될  가능성을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방역상 안정이 보장되는 범위 내에서 완화 조치를 취해 점진적이나마 여행시장 개방에 나서야만 여행·항공업계가 생존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국여행업협회(KATA)는 이번 세미나를 통해 여행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수렴하고 여행산업의 실질적인 생존 방안 모색에 나섰다. 하나투어 김진국 대표, 대한항공 채종훈 본부장, 승우여행사 이원근 대표가 각각 여행산업 활성화 방안, 항공업 현황 및 대응방안, 코로나 지속시대 대처 방안을 주제로 발표했다. 아웃바운드 부문에서는 여행사와 항공사 모두 국내 입국 시 14일 의무 자가격리 기간을 단축할 필요가 높다고 강조했다. 소규모 집단 감염이 반복되는 만큼 아예 없애는 건 불가능한 만큼 우선 코로나19에서 안전한 국가끼리 교류를 재개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게 핵심이다. 특히 6월부터 세계 각국에서 언급하기 시작한 '트래블 버블'을 통한 제한적 상호 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트래블 버블은 한국과 타이완, 베트남, 태국, 호주, 뉴질랜드 등 코로나19로부터 비교적 안전한 국가끼리 의무 자가격리 해제 등을 통해 여행시장을 회복시키자는 방안이다. 6월부터 언급되기 시작했는데 8월에는 민간 차원의 논의도 진행될 전망이다. 전면적인 트래블 버블 시행이 어렵다면 비즈니스 목적의 출장자를 대상으로 특정 국가 출장 후 귀국 시 14일 격리조치 면제 등의  방안에 대한 공감대도 크다. 


대한항공 채종훈 본부장은 “대한항공은 인천국제공항공사, 델타항공, 인하대병원과 협력해 인천공항에 코로나19 검사센터를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항공여행 수요 회복을 위해서는 코로나19의 완전한 종료를 기다리기보다 방역 우수 국가 간 시장 개방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 입장에서는 국민 건강과 직결된 문제여서 쉽게 결정하기 힘들 수 있겠지만, 코로나19 확산 위험을 줄이면서 항공·여행업계의 점진적 회복도 도모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민관이 지속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방역과 여행산업 회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해법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때가 됐다는 주장이다. 


방역체계가 우수한 국내 숙박업소와 식당, 시설 등을 선별해 코로나19 안전 인증을 해주는 방식으로 국내여행 수요를 늘리자는 방안도 거론됐다. 실제로 해외 국가 중 터키와 두바이는 이와 비슷한 맥락의 '안전 관광 인증 프로그램'과 '안심 두바이' 프로그램을 각각 운영하고 있다. 이들 인증 시설들을 활용해 기획한 국내외 여행상품을 판매하는 프로모션에 대한 검토와 지원도 건의했다. 하나투어 김진국 대표는 “기획여행의 경우 출국-현지 일정-입국 등 여행의 모든 과정을 상세하게 파악할 수 있으므로 비교적 안전하다”며 “여행사도 코로나19 프리 상품을 개발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밝혔다. 

 

●여행사 역할·상품가 고민해야 할 때


포스트 코로나 시대 여행사의 바람직한 역할과 여행상품 및 항공권 가격 전망 등도 이날 세미나의 주요 이슈로 작용했다. 
항공료의 경우 코로나19 여파로 향후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은 만큼 이에 대한 청중들의 궁금증도 컸다. 대한항공 채종훈 본부장은 “항공료는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마찬가지로 시장 및 경쟁 상황에 따라 유동적일 것”이라며 “현 시점에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여행상품 가격은 코로나19 이전보다 조금이라도 상승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  KATA 오창희 회장은 “코로나19 시국에 국내여행 가격은 비싸졌는데 시장의 저항은 크지 않았다”며 “고객들이 안전을 중시하는 경향이 뚜렷해져 비용이 상승하더라도 소규모 여행을 점점 더 원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안전 관련 비용이 패키지에 반영되면서 지금과 같은 저가 패키지는 서서히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행사의 역할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토론시간에 한 청중은 “기존 여행패턴의 상당 부분이 유지되겠지만 변하는 부분 역시 많을 것”이라며 “외국에서는 이미 AR·VR 등을 활용한 여행상품도 많은 만큼 국내 여행사도 직접 AR·VR 콘텐츠를 제작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여행업계에서 꾸준히 제기돼왔던 중소여행사 사업자를 위한 지원제도 마련 필요성, 안전한 여행을 위한 전 국민 대상 항체검사 진행 필요성 등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나서달라는 주문도 나왔다. 


KATA 오창희 회장은 “KATA는 평상시보다 업무량이 많아졌지만 업계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는 방안을 찾고자 항상 노력하고 있다”며 “오늘 세미나에서 나온 각종 제안과 의견을 정부와 공유해 적절한 해결책이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또 “모두가 어려운 상황이니 여행업계가 서로를 비난하기보다는 더 똘똘 뭉쳐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규모·테마 중심의 여행사 중단기 전략

승우여행사 이원근 대표

화물 운항 확대, 국내선 신규 취항 등 일말의 돌파구가 있는 항공사와 달리 여행사는 극도로 위축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작년보다 더 좋은 실적을 기록한 여행사가 있어 주목을 받았다. 1998년 여행업을 시작한 국내여행 전문 승우여행사다. 승우여행사 이원근 대표<사진>는 이번 세미나에서 코로나 지속시대 대처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승우여행사는 코로나19 사태가 극심해지자 회사 지출을 줄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실무 담당 직원 1명을 제외한 모든 인원을 정리했다. 대신 이 대표는 그동안 바빠서 다니지 못했던 국내 여행지를 직접 답사하며 신규 상품 기획에 나섰다. 그 결과 사회적 거리두기 산행 여행을 테마로 한 달마고도 종주 트레일, 지리산 76.5 즈려밟기, 아침가리 계곡 트레킹 등의 상품이 탄생했다. 6~8월 출발 상품은 거리두기를 위해 45인승 버스의 탑승 인원을 최대 25명으로 제한했다. 


그 결과 실적이 반등했다. 소규모 여행사인 만큼 절대적인 규모는 작지만 올해 6월은 전년동기대비 79.3% 상승한 683명을, 7월에는 197.7% 증가한 762명을 모객했다. 이원근 대표는 “좋은 상품을 마련하면 언제든 일어설 수 있다는 생각으로 내년 상품까지 미리 기획했다”며 “코로나19 우울증에서 벗어날 수 있는 힐링 콘셉트와 트레킹이 중심”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하지 않고 버텼다”며 “오히려 지금은 직원을 충원했다”고 전했다.

 

이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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