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상장여행사 상반기 순손실액 1,486억원
롯데관광개발·세중, 주권 매매거래정지 조치
긴 휴직기에도 고용지원 덕에 직원수는 비슷

●예견된 적자지만 충격적


2020년 상반기(1~6월) 상장 여행사들의 반기보고서에는 코로나19 여파가 고스란히 담겼다. 매출과 순이익은 일제히 증발했고 이로 인해 롯데관광개발과 세중여행사는 상장폐지 위기로까지 내몰렸다. 


상대적으로 코로나19 여파가 덜했던 1분기 실적이 더해지면서 대다수 상장 여행사들의 상반기 전체 매출은 전년대비 -60~-70% 선을 나타냈지만, 2분기 실적은 제로에 가까울 정도였다.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상반기 매출은 각각 1,200억원, 472억원으로 -71.2%, -70.9%를 나타냈는데, 양사 모두 2분기 매출 증감율은 -95%대로 더 큰 감소 폭을 보였다. 노랑풍선과 참좋은여행도 비슷한 모습이다. 노랑풍선은 상반기 매출 약 190억원(-56.1%) 중 1분기 매출이 167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참좋은여행의 경우 상반기 매출 약 108억원(-66.7%) 중 1분기 매출이 102억원으로 2분기 매출은 96.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관광개발과 세중여행사는 더 심각했다. 양사의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의 상반기 매출은 각각 약 134억원, 738억원을 기록했으나 별도재무제표 기준으로는 각각 3억원(-98.5%), 2억원(-91.1%)을 기록했다. 이에 양사는 분기 매출 5억원 미만에 해당돼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제49조에 따라 기업심사위원회 심의대상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심사받게 됐고, 지난 14일부터 주권 매매거래정지 조치에 들어갔다. 심의 결과는 9월 초 안으로 확인될 예정이다. 


상장여행사들의 당기순이익은 너나할 것 없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레드캡투어를 제외한 6개 상장여행사들의 상반기 순손실액만 약 1,486억원으로 집계됐으니 전체 여행시장의 손실 규모는 심각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직원 수와 비슷한 수준 


여행사 영업비용의 상당부분은 급여가 차지하고 있다. 크게 감소한 매출 대비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는 고정비 절감이 불가피했다. 여행사들은 지난 상반기 유급휴직과 무급휴직을 연이어 시행하면서 급여 지출을 줄여나갔다. 이 과정에서 자진해서 업계를 이탈하거나 구조조정이 대거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지만 상장 여행사들의 경우 고용유지지원제도 등을 적극 활용하면서 지난해와 비교해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쳤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반기보고서에 공시된 직원 현황을 살펴보면 2019년 각각 2,500명, 1,158명에서 지난 상반기 2,406명, 1,106명으로 94명, 52명 줄었다. 직원 현황에는 기간제 등 비정규직도 포함되는데, 줄어든 직원 중에는 기간제 직원이 약 절반을 차지했다. 여기에 코로나19 여파가 아니더라도 발생하는 평상시 퇴사율 등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 정규직 직원의 감소는 미미한 수준인 셈이다. 레드캡투어와 롯데관광개발을 제외한 노랑풍선, 참좋은여행, 세중여행사의 상황도 이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급여부문에서는 업체별로 편차가 두드러졌다. 1분기와 2분기를 비교해보면 적게는 3%에서 많게는 50%까지 지출을 줄인 것으로 집계됐다. 하나투어는 급여부문에서 1분기에만 약 227억7,500만원을 지출했는데, 여기에 2분기 급여지출까지 더한 상반기 급여지출 총액은 344억6,100만원에 불과했다. 2분기에 면세점과 호텔 영업을 중단하고 자회사를 정리하면서 나타난 결과로 분석된다. 제주도 신규 호텔 사업을 준비하던 롯데관광개발만 1분기 급여 지출 수준을 유지했고, 7월까지 유급휴직제를 유지했던 모두투어도 1분기 대비 소폭 줄이는 정도로 마무리했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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