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Z·ZE 매각 성과없이 답보…TW 유상증자는 무산
신규항공사 AOC도 깜깜, 국제선 대신 국내선에 눈길
외국항공사도 살얼음…하반기 대규모 정리해고 경고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항공사들의 사업 계획에도 줄줄이 빨간불이 켜졌다. 당초 계획은 물론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자구책마저 실행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른 것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OZ) 인수 협상은 1년 가까이 이렇다 할 결정을 내리지 못한 채 3일 현재 무산 쪽에 무게가 실렸다. 코로나19 여파로 항공 시장이 꽁꽁 얼어붙고 대내외 환경이 급변해 M&A 계획 전반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최근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인 산업은행과 HDC현산 수장이 직접 만나 담판을 시도했지만, 3일 HDC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재실사'를 요구하며 사실상 인수 포기 의사를 내비쳐 결국 결렬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스타항공(ZE)도 풍전등화 상태다. 제주항공(7C)과의 인수합병 협상이 무산되면서 다시 재매각 작업에 나섰으며, 원활한 재매각을 위해 직원 약 600명을 정리해고하겠다고 발표했다. 6개월째 임금을 받지 못한 이스타항공 직원들과의 마찰도 심화되고 있다. 티웨이항공(TW)의 경우 지난 7월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실패했다. 


신규 항공사의 처지도 안타깝다. 지난해 새롭게 진입한 신생 항공사 에어로케이, 플라이강원, 에어프레미아 중 실제 날개를 편 항공사는 플라이강원에 불과하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플라이강원도 올해 국내선은 물론 중국, 일본, 동남아 노선에 취항했어야 하지만, 3일 현재 양양-김포·제주·대구 노선만 겨우 운항 중이다. 에어로케이와 에어프레미아는 여전히 항공운항증명(AOC)을 발급받지 못했다. 에어로케이 관계자는 “지난 7월 항공 운항에 필요한 직원을 채용하고 시범비행까지 마친 상태로 AOC 발급을 기다리는 중이지만 언제 나올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지난 3일 전했다. 에어프레미아도 최근 약 150명 규모의 신규 채용을 마무리했고, 이르면 9월 말에서 10월 초 항공기를 도입할 예정이다. 에어프레미아는 당초 7월부터 중장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확대할 예정이었지만, 여러 가지 악조건에서 취항일은 계속 미뤄졌다. 급기야 제주 노선부터 취항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내년 3월까지 신규 취항해야 국제항공운송사업 면허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에어프레미아가 도입하는 항공기는 B787-9로 주로 장거리 노선에 띄우는 프리미엄 기종이다. 


외항사들은 계속해서 구조조정 카드를 꺼내고 있다. 이미 에어프랑스KLM, 콴타스항공 등 굵직한 항공사들이 정리해고 절차를 밟아왔다. 업계에 따르면 핀에어도 조만간 전체 직원 약 2,700명 중 1,000명을 해고하기로 결정했다. 핀에어는 올해 7월 예정이었던 부산 최초의 장거리 노선 부산-헬싱키 운항도 일찍이 접은 바 있다. 또 아메리칸항공은 오는 10월 노선을 전년대비 약 55% 단축할 예정으로 정부지원 프로그램(CARES Act)이 만료되는 10월1일부로 최대 1만9,000명의 직원을 해고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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