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균 기자
이성균 기자

사스와 메르스는 비교적 짧은 기간에 진압돼 여행 패턴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장기화된 코로나19는 여행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의 변화를 강요했다. 여행 분야에서는 기술과의 결합에 대한 관심이 늘었고, 이따금 열리는 콘퍼런스에서도 빠지지 않는 주제가 됐다. 실제 급격히 발전한 부분도 있다. 올해 초 열린 CES2020에서 먼 미래처럼 이야기했던 VR의 활용이다. 앞으로 여행이 어떻게, 어느 수준까지 변할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기술을 통한 변화는 이미 우리 곁에 왔다.   


기술은 여행을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보조제로, AR, VR 등이 고도로 발전하더라도 여행 자체를 대신할 수는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다만 홍보와 교육 측면에서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 같다. 서울·광주관광재단이 9월17~18일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UIA 아·태총회에서 서울과 광주의 관광 콘텐츠 홍보를 위해 제작한 360도 VR 영상을 경험하면서 생각은 더욱 확고해졌다. 이미지로 제작된 VR 콘텐츠와 달리 1인칭 시점의 영상을 따라가다 보니 몰입도가 상당했다. 영상 중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의 스카이브릿지 투어 체험 장면이 있다. 철제 다리를 건너다 화면을 빌딩 아래쪽으로 옮기니 실제로 541m 높이에서 지상을 바라보는 것처럼 아찔함이 느껴졌다. 집 앞에 있어도 눈길 한 번 안 주던 장소였는데 1분 동안 간접체험을 하고나니 방문 욕구가 급격히 솟아났다. 이러한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 특별한 장비도 필요 없었다. 마우스로 충분했다. 


여행업계에서 VR 영상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여행사가 VR 랜선투어 상품을 제작할 수 있겠으나 수익성 보장은 힘들다. 5분 내외의 짧은 영상으로 자사 패키지의 장점과 일정을 부각시키는 방식이나 직원 교육용으로 이용 가능해 보인다. 관광청의 경우는 조금 더 활용도가 클 것 같다. 영상 콘텐츠는 활발하게 제작하고 있으니 VR로 입체감을 더한다면 여행지를 여러 각도에서 어필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전통 여행사보다 모바일 친화적이면서 콘텐츠 제작 기반이 탄탄한 여행 콘텐츠 기반의 OTA 스타트업이나 액티비티와 투어 중심의 업체에게는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  
 

이성균 기자 sage@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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