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나라 여행] 강원일주 3일 中

그러고 보니 나무가 많다. 그래서 종이로 유명한가 보다. 나무 그늘 아래 여름날 원주를 여행했다.

한지테마파크의 닥공예 작품
한지테마파크의 닥공예 작품

닥나무 자라는 한지 마을
원주한지테마파크


원주는 한지의 본고장으로 불린다. 세종실록지리지에 닥나무가 원주의 특산물로 기록돼 있고, 호저면 등 ‘닥나무 저’자가 들어간 지명이 지금도 남아 있다. 닥나무는 한지를 만드는 재료인데 지금도 원주 곳곳에서 많이 자라고 있다. 1950년대까지 15개 이상의 한지 공장이 원주에 있었다는데, 1970년대 들어 펄프로 생산할 수 있는 양지가 대량으로 들어오면서 급속도로 쇠퇴했다. 그러다 근래 들어 한지 산업을 되살리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펼쳐지면서 원주는 다시 한지의 본고장으로 비상하고 있다. 1999년부터 매년 원주한지문화제를 개최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원주한지테마파크는 한지의 본고장 원주를 체험하고 배울 수 있는 공간이다. 한지를 체험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것은 물론 한지를 테마로 한 다양한 기획전시도 열린다. 한지의 역사와 제작 과정, 한지 공예, 한지 문화를 종합적으로 엿볼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테마파크 야외공원에 나가니, 아직 작지만 태어나 처음 보는 닥나무가 자라고 있어 호기심을 자극했다.

아기자기한 맛이 큰 원주 허브팜
아기자기한 맛이 큰 원주 허브팜

푸르고 싱그럽다 자작나무길
원주 허브팜


언젠가 겨울철 자작나무 숲속에 들었을 때, 언젠가 꼭 여름날 자작나무도 만나보겠노라 다짐했었다. 그만큼 아름다웠고 그래서 다른 계절의 모습이 궁금했었다. 원주 허브팜(Herb Farm)에서 다른 계절의 자작나무 숲에 들었다. 1만7,000㎡ 면적에 1,000여 종의 식물과 나무가 자라는 식물원이다. 연과 수련이 연못을 채웠고 야생화와 자생식물이 빼곡했다. 로즈마리, 라벤더, 캐모마일, 제라늄 같은 허브는 아티쵸크, 폭스글로브, 차이브 같은 생소한 식물 앞에서 너무 반가웠다. 향긋한 허브 향에 취해 산책로를 걷다보니 자작나무가 양쪽에 주르륵 늘어선 일직선 자작나무 길이 나왔다. 하얀 줄기에 아직은 연두색에 가까운 어린 나뭇잎을 매단 자작나무가 더없이 푸르고 싱그러웠다.

 

글·사진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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