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일 매진, ‘여행가는 척’에 쏟아지는 눈길


손- 하나투어가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여행가는 척’ 상품을 처음 만들었다. 뜨거운 반응에 아시아나항공은 2차로 10월31일, 11월1일 출발하는 여행가는 척 상품을 내놓았다. 대부분 여행사들은 일시적인 이벤트 상품이라고들 생각하지만 그래도 조금씩 관심은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김- 수익 면에서는 어떨까. 
손- 비행기를 그냥 세워두는 것보다는 낫다고 한다. 거리두기 지침 때문에 좌석을 절반만 채우는 수준이라 수익을 크게 기대하긴 어렵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상품가는 매력적이었다. 특히 A380 비즈니스 스위트 클래스는 한번 쯤 경험해보고 싶다.
김- 타이완에서 출발해 우리나라 상공을 돌다 간 것처럼 우리도 해외 상공을 다녀오면 좋겠다. 타이완 건은 우리 관광공사가 상당 부분 지원해 저렴한 가격으로 나온 것 같은데, 우리도 그런 조건이면 잘 팔릴 수도 있겠다. 
손- 마일리지로도 구매가 가능하다면 더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코로나19 이후 항공사들이 마일리지 유효기간을 연장해주고 있는데 이럴 때 쓸 수 있게 만들면 소비자들은 마일리지도 사용할 수 있고, 항공사 입장에서는 어쨌든 부채를 소진하는 거니까 괜찮지 않을까. 
곽- 탑승객들의 후기도 궁금하다. 해외에서도 잘 된다, 매진됐다 얘기만 들었지 실제로 탑승해본 사람들의 후기는 들어보지 못한 것 같다. 
지- 다른 항공사들도 해볼 생각이 있을까.
손- LCC에서도 관심을 갖고 논의 중이라고 한다. 그런데 LCC 기종으로 큰 메리트를 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이번 상품은 A380이라는 점에서 매력적이었다. 
이- 당일 매진됐다고 했는데 어떤 사람들이 예약했을까. 
손- 왠지 항공 덕후나 독특한 콘텐츠를 만들고 싶은 SNS 인플루언서들이 많을 것 같다. 
이- 학교에서 교육 차원으로도 해보면 좋겠다. 
곽- 안 그래도 에어부산에서 9월 초에 항공관광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체험 실습 차 유람비행을 진행했다. 실제로 학교에서도 니즈가 많다고들 하더라. 비행기가 뜨지 못해 관련 학과 학생들의 실습 기회가 많이 줄었다고 했다. 
김- 해외 영공을 돌다오는 비행도 국제선으로 인정해 기내 면세품 구매 등 면세 쇼핑을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기사를 봤다. 이런 종류의 투어 상품들을 다양하게 발전시켜보면 좋겠다. 추후엔 면세 쇼핑 투어가 가능해질 수도 있다.  
손- 어쨌든 이번 상품이 당일 매진됐다는 걸 보면 유의미한 실험이었던 것 같다.


●‘이직’ vs ‘존버’ 


손- 최근 여행업 종사자들 사이에서 이직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오갔다. 그런데 대형 여행사에서는 아직까지 퇴사자들이 크게 없는 편이라고 들었다. 경영지원이나 IT, 마케팅 등 비교적 이직이 유연한 부서에서 근무한 사람들이 고민하는 것 같다. 
지- 여행업계 종사자들이 무력감을 느끼는 이유가 어디에서도 전문 경력을 인정받지 못한다는 사실 때문이다. 경력을 인정받지 못하고 이직하려면 신입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그마저도 나이가 걸린다는 이들도 많다. 
손- 그래서 요즘은 공무원 시험공부를 고민한다는 사람들도 생겼다. 
지- 자격증 이야기도 많은데 주로 회계와 같은 전문직 계열로 가는 느낌이다. 
김- 경력직도 그렇지만 이제 막 사회에 발을 딛는 젊은 친구들도 암담할 것이다. 그동안 여행업계에 굵직한 위기가 있었지만 지금처럼 앞을 전혀 가늠할 수 없는 정도는 아니었다. 여행 자체가 전면적으로 중단된 건 처음이다. 리먼 브라더스 금융위기 당시에도 서서히 나아지면서 회복했는데 계속 바닥을 기고 있는 지금은 지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경영자 입장에서도 지친 나머지 권고사직을 하는 게 낫겠다고 토로하고 있다. 
지- 에어프레미아는 제대로 비행기 한번 띄우지 못한 채 무급휴직에 들어갔다고 한다. 직원들은 교육만 받고 휴직에 들어간 셈이다. 
손- 버티는 자가 결국 승리할 거라는 얘기도 계속 나오고 있지만 하나투어나 모두투어처럼 직원이 많은 여행사들은 버티는 것도 부담스러울 것 같다. 임대료 부분에서도 사옥을 가진 여행사와 그렇지 않은 여행사의 차이도 클 거다. 
김- 지금이야 그렇지만 정상화가 되면 쏟아지는 업무를 처리할 절대적 인원이 필요하다. 버티는 사람들이 결국 시장을 장악할 것이라는 믿음으로 견디고 있겠지만 경영자 입장에서는 고민될 것 같긴 하다. 끝이 어딘지 모르니까. 

 

*취재후는 한 주간의 취재 뒷얘기를 담는 자리입니다.
참가자 김기남, 김선주, 천소현, 손고은, 김예지, 이성균, 강화송, 이은지, 곽서희 기자
*기자 이름 성으로 표기 (편=김기남 편집국장, 지=이은지 기자, 예=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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