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지 기자
이은지 기자

여행은 다소 아날로그하다. 휴대폰 하나면 다 되는 세상이라지만 여행 구석구석을 뜯어보면 유독 그렇다. 호텔 조식을 먹기 위해 종이 식권을 고이 간직해본 경험이 있을 테다. 카드키로 식권을 제공하는 곳들이 많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종이를 사용하는 곳들도 있어서다. 뚜벅이라면 시티투어에 대한 추억 하나쯤은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버스의 현재 위치를 알 수 없어 불안감에 허겁지겁 승강장으로 뛰어간 적도 있다. 아무리 아날로그 열풍이 분다지만 여행의 한 끗 차이는 편리함에서 온다. 


여행업계도 최신 기술을 접목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 6월 야놀자가 ‘와이 플럭스’를 출시했다. 체크인, 객실 정비 요청을 대면 없이 스마트폰 하나로 해결할 수 있다. 호텔이 별도의 서버나 기기를 설치하지 않아도 클라우드에서 시스템에 접속해 객실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이동수단은 어떨까. 스타트업 그라운드케이는 기존에 호텔 용어로만 여겨졌던 PMS를 모빌리티 분야에 적용했다. 차량 위치 및 잔여좌석 조회, 기사 스케줄을 실시간으로 웹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여행사에서도 크게 두 갈래로 스마트 관광을 모색해볼 수 있겠다. 자체적으로 새로운 시스템 개발을 진행하거나 스마트 기술을 적용한 업체를 이용하는 식이다. 코로나19는 사회 전반적으로 불확실성을 가져왔다. 첨단 기술로 보다 투명하게 정보를 제공하고, 고객 편의를 증진시킨다면 고객 만족도와 신뢰도를 높이는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자체적으로 시스템을 개발하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하나투어의 ‘하나허브’, 참좋은여행의 ‘cuve' 등이 대표적이다. 중소기업들도 마냥 굵직한 여행사들의 자본력을 부러워하는 데 안주하지 않고 기존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도 좋겠다. 한국관광공사의 ’관광기업 혁신바우처 지원사업‘은 8월 말 선정을 거쳐 현재 수혜기업과 공급기업 매칭을 앞두고 있다. 세부내역을 살펴보면 관광특화혁신 지원분야가 눈에 띈다. 한 공급기업 관계자는 “타 업종에 비해 여행 산업에서 첨단 기술을 적용하는 움직임이 더뎠는데 기술력을 바탕으로 기존 여행사 역량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여행사도 여행자도 보다 똑똑해진 여행을 꿈꿔본다. 

 

이은지 기자 eve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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