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여행상품으로 내나라 여행] 자꾸만 가까워지고 싶은 목포
[우수여행상품으로 내나라 여행] 자꾸만 가까워지고 싶은 목포
  • 곽서희 기자
  • 승인 2020.10.12 06: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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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맛 당기는 서남부권 명품여행 2박3일 上
유달산을 타고 넘실거리는 목포 해상케이블카 Ⓒ목포 해상케이블카
유달산을 타고 넘실거리는 목포 해상케이블카 Ⓒ목포 해상케이블카

아따, 난중에 목포 한 번 다시 들르쇼. 겨울엔 또 색다른 매력이 있응께.
택시아저씨의 친근한 말투에 나도 모르게  다음번 방문을 기약했다. 목포는 멀고도 가까웠다.



숫자, 그 이상의 의미


지극히 촌스러웠다. 목포가 아니라 나 말이다. 국내여행을 제법 다녀봤지만, 해상 케이블카는 낯설었다. 클리셰하다는 이유로 왠지 피하곤 했던 날들이 있었다. 가장 클리셰한 게 가장 보편적이고, 보편적이라는 건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을 너무 늦게 알았던 거다. 편협했던 사고를 반성하며 생애 처음으로 해상 케이블카에 올랐다. 

땅에서 바라본 목포 해상 케이블카 ⓒ목포 해상 케이블카
땅에서 바라본 목포 해상 케이블카 ⓒ목포 해상 케이블카

탑승하자마자 꽤나 훌륭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스쳤다. 이유는 숫자에 있다. 3.23km로 현존하는 국내 최장 길이이자, 155m의 최고 높이를 자랑한다는 그 수식어. 으레 그렇듯 모두들 최장과 최고라는 단어를 쉽게 사용하곤 하지만, 목포 해상 케이블카는 ‘찐’이다. 북항 승강장에서 유달산을 지나 고하도 승강장까지 왕복 소요시간만 약 40여분이 걸리니, 이 시간이야말로 제대로 된 증거인 셈이다. 게다가 주탑 중 5번 타워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케이블카 주탑이다. 155m의 압도적인 타워 높이는 프랑스 포마사와 새천년종합건설의 합작품이다. 


대게 숫자는 그저 숫자에 불과해서 피부결로 잘 와닿지 않는다. 뭐든 직접 경험해봐야 진하게 다가오는 법이다. 3.23km라는 숫자는 차창 너머로 끝도 없이 펼쳐진 기다란 케이블카 줄을 두 눈에 담았을 때에야 비로소 숫자 이상의 의미를 지니게 됐다. 북항 승강장에서 탑승해 유달산도 미처 도착하기 전, 코스의 끝이 도대체 어디쯤일지 모르겠다고 혼자 생각했던 순간에는 그 의미가 더 짙어졌다. 굽이굽이 물결치며 시원하게 뻗어있는 케이블카 줄을 보니 괜스레 마음이 흡족해졌다. 


다도해와 유달산, 목포대교를 비롯해 목포시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지자 155m라는 높이를 한 번 더 실감했다. 오래된 버릇이 불쑥 나타난 순간이었다. 낯선 도시에 가면 제일 먼저 높은 곳에 올라가 그곳을 한눈에 담는, 아주 낡은 나의 버릇 말이다. 목포의 스케치는 케이블카 안에서 그려졌다. 비록 색칠도 채 안 된 상태였지만, 채색은 차근차근 해가면 될 일이었다. 


발 아래 세상으로부터 꽤 멀리 떨어져 목포를 관찰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제대로 뒷통수를 맞았다. 유달산 곁을 지날 때였다. 산 정자에서 한 노부부가 나를 향해 두 손을 흔들었다. 뜻밖의 환대였다. 너무도 반갑게 인사를 건넸기에 나도 모르게 팔을 양쪽으로 휘휘 저으면서 화답했다. 그 인사 하나로 전지적 관찰자 시점에서 1인칭 주인공 입장으로, 내 위치는 옮겨졌다. 목포는 멀었지만 가까웠다. 


한낮인지라 케이블카 내부가 따스했다. 3월부터 10월까지 하계 시즌에는 금요일과 토요일 기준 오후 10시까지 운행한다. 상당히 늦은 시간까지 이용할 수 있는 편이다. 낙조로 유달산과 다도해가 붉게 탈 무렵의 풍광은 어떨까. 그 시간엔 목포의 크고 작은 항구들도 노란빛을 받아 더 반짝이겠지. 목포의 야경은 또 어떤 모습일까. 일반 케이블카 대신 투명한 바닥으로 이루어져있는 크리스탈 캐빈을 탑승하면 감동이 배가 될 테다. 내가 보지 못하는 목포의 모습들을 점점 더 알고 싶고, 보고 싶어진다. 자꾸만 욕심이 생긴다. 때마침 케이블카 창문에 써있는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목포에 반해버렸다.’ 부끄럽게 마음을 간파 당했다. 

독특한 외관을 자랑하는 고하도 전망대
독특한 외관을 자랑하는 고하도 전망대

 

저건 영화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 나오는 성 아닌가. 고하도 승강장에 다다랐을 무렵, 웬 벽돌색의 독특한 건물이 눈에 띈다. 정체를 알아보기로 한다. 서둘러 하차해 그곳으로 향했다. 다행히 승강장에서부터 걷기 좋은 산책로가 마련돼있다. 한적하고 조용한 산책길은 단지 걷는 것만으로도 금방 기분이 상쾌해진다. 산책로는 가파른 길과 완만한 길로 나뉘어있다. 보행이 불편한 방문객들을 위한 따스한 배려다. 바다를 바라보며 천천히 걷다보면 길 끝에 그 미지의 성이 모습을 드러낸다. 성의 정체는 고하도 전망대로 밝혀졌다. 1층엔 카페가 있고, 꼭대기층에는 전망대가 있는 붉은색의 거대한 건물이다. 삐뚤빼뚤 독특한 외관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남겨본다. 어쩐지 목포에서는 새로운 경험의 연속이다. 놀랍고, 신기하다. 역시, 나에 비하면 목포는 분에 넘치게 세련됐다. 아무래도 그렇다. 

 

곽서희 기자 seohee@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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