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없는 위기 속 승객 한 명도 간절”…수요·격리시설 부족 등 현실 고려해야

코로나19 여파로 국제여객선 승선 금지가 지속되면서 선사들의 한숨도 커지고 있다. 중국과 일본이 출장·유학 등 일부에 한해 입국을 허용하면서 인적교류가 조금씩 이어지고 있지만 오로지 항공편을 통해서다. 방역지침을 준수하는 선에서 점진적으로나마 여객 승선을 허용해달라는 선사들의 하소연도 나오고 있다.  


여객 승선 재개는 여전히 답보 상태다. 주요 카페리 선사 관계자들은 쉽사리 진정되지 않는 코로나19 여파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면서도 여객 승선 재개가 가장 시급하다는 점에는 동의했다. ‘극심한 경영난 속에서 승객 한 명이라도 간절한 상황’이라는 하소연도 나왔다. A한중 카페리 관계자는 “1객실 당 1명 탑승, 도시락 지급 등 타인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시범적으로 몇 개사를 선정해 단계적으로 여객 운항을 재개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어 “다른 한중 카페리 선사들과 목소리를 모아 한중카페리협회에 건의했지만 마땅한 답변을 듣지 못한 상황”이라며 “앞으로 꾸준히 모임을 갖고 보다 적극적으로 선사들의 어려움을 피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일 카페리 선사들도 생사의 기로에 서있기는 마찬가지다. B한일 카페리 관계자는 “운항 재개가 가장 시급하지만 일본 내 코로나19 확산세로 섣불리 운항 재개를 요구하기도 어렵다”며 “다만 제한적이나마 인적교류가 재개된 현 상황에서 항공만큼이나 해상도 양국 교류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해양수산부와 한중카페리협회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했다. 한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여객 승선 재개를 위해서는 검역당국, 법무부출입국관리소 등 각 부처는 물론 상대국과의 긴밀한 협의가 필요하다”며 “많은 현안이 얽혀있는 만큼 아직까지 명확한 답변을 내기에는 조심스럽다”고 지난 8일 말했다. 한중카페리협회는 인프라 문제를 지적했다. 여객선 터미널 인근에는 입국자들을 14일 동안 격리할 숙박시설이 충분하지 않은 데다 공항에 비해 일반인 주거지와 밀접하다는 점에서다. 한중카페리협회 관계자는 “인프라 구축 및 격리조치 완화가 선행돼야 가능할 것”이라며 “선사들의 수익성이 보장된다면 협회에서도 보다 적극적으로 주요 부처에 건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여객기와는 달리 카페리 매출의 과반을 화물이 차지한다는 점과 주 소비층인 레저수요가 회복되지 않은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협회는 향후 여객 승선 재개를 위해 필요한 사전 준비 사항에 대해 검토 중이다. 하지만 여객선 운항 재개와 관련해 중국과 일본 정부에서도 적극적인 움직임은 없는 상황이어서 언제 결실을 이룰지는 가늠할 수 없다. 


정부의 융자지원도 그림의 떡이라는 지적이다. 항만시설사용료, 터미널 이용료를 100% 감면해주고 있다고는 하지만 막대한 용선비와 유류비로 여전히 적자가 쌓여가는 상황이다. 앞서 내놓았던 융자지원책도 까다로운 조건 탓에 대부분의 선사가 지원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한중 카페리선의 경우, 한중 합작사만 운영이 가능한 특성 상 정부 지원금을 받기에는 어려운 실정이다.


한편 여객선 승선 금지 조치는 중국 항로 1월 말, 일본 항로 3월 말부터 지속되고 있다. 양국을 오가는 카페리는 현재 화물만 운송 중이다.

 
이은지 기자 eve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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