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신문 창간 28주년 캠페인-힘내, 여행!

상품·브랜드 메시지를 이야기로 쉽게 전달
이야기 설계 땐 흥미·공감대·행동 등 고려
빅데이터 활용해 타깃과 니즈 명확히 파악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여행업협회(KATA)가 인적자원 경쟁력을 강화해 포스트 코로나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 8월19일부터 11월25일까지 여행업 종사자 8,500명을 대상으로 직무역량강화 교육을 실시한다. 직무역량강화, 변화관리, 미래인재육성, 관광통역안내사 역량강화 4개 테마의 교육이 전액 무료로 진행되며, 여행업 역량강화교육사업 홈페이지(www.edu-kata.or.kr)에서 신청할 수 있다. 직접 직무역량강화 교육에 참여해봤다. <편집자 주>

황정운 대표
황정운 대표

메시지를 스토리화해 전달력 강화 
<디지털 생태계 속 스토리노믹스> 황정운 대표 컨설턴트 


스토리노믹스(스토리+이코노믹스)는 비즈니스에서 이야기가 지닌 가치를 뜻한다. 여행사가 많지 않고, 정보 습득이 원활하지 않았던 시대와 달리 현재는 여행사 각 상품의 질에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비슷한 가격대에서 더욱 그렇다. 이럴 때 중요한 게 상품과 브랜드의 메시지를 이야기로 만들어 전달하는 것이다. 


특히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SNS 등 온라인에서 다양한 형태로 편리하게 자사 상품과 브랜드를 홍보할 수 있는 디지털 시대에서 소비자들의 눈에 들어오려면 전달하려는 이야기가 뚜렷해야 한다. 각종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전환해 이야기에 녹여내는 것이 중요한 과정이 됐다. 중소 규모 업체일수록 ‘이야기 자본력’을 키워 경쟁을 이겨나가야 한다. 미국 하버드대 스토리텔링 강의에서도 ‘예산의 여유가 없어 공격적인 마케팅이 힘든 중소 규모의 업체와 매출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등의 위기를 맞은 업체들은 이야기 자본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전했다. 


효과적으로 이야기 자본을 쌓으려면 ▲사람들이 진짜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모두가 타깃이 아닌, 이 스토리의 타깃은 누구인가 ▲타깃 고객이 듣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일까 세 가지를 명확히 알아야 한다. 키워드 검색 관련 빅데이터를 분석해주는 서비스를 적극 활용해 자사의 강점과 타깃을 도출해야 한다. 또 상품과 서비스가 제대로 준비돼 있어야 이야기가 강력한 수단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것도 명심해야 한다.


매력적인 이야기를 설계하기 위해서는 크게 ‘관심-흥미-공감대-행동’ 4가지를 염두에 둬야 한다. 소비자가 이야기에 관심을 보이도록 하고, 흥미를 갖게 해야 한다. 다음으로 공감대를 형성해 행동으로 옮길 수 있도록 구성돼야 한다. 


●스토리텔링 우수 사례 

힐링스테이 코스모스 캡처
힐링스테이 코스모스 캡처

여행업계도 ‘세계관’ 장착


방탄소년단(BTS)을 필두로 한 케이팝과 어벤져스로 유명한 마블의 공통점은 매력적인 세계관을 보유한 것이다. 앨범과 시리즈 속에 묻어난 세계관을 통해 팬덤의 로열티는 한층 더 커진다. 여행업계도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세계관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데, 울릉도의 리조트 ‘힐링스테이 코스모스(Healing Stay KOSMOS)’가 아름다운 건축물과 함께 울릉도를 우주에 빗댄 세계관을 형성했다. 울릉도 땅과 하늘의 건강한 기운이 담긴 명당에 자리 잡고, 음양의 조화를 통해 고객에게 최고의 휴식을 전하겠다는 메시지가 고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송곳산을 지키는 수호신 울릉도 고릴라 ‘울라’라는 캐릭터를 만들어 재미도 더했다. 건축물은 2016 영국 Wall Paper 선정 세계의 떠오르는 건축가 TOP 20에 선정된 건축가 김찬중 교수가 맡았으며, 각종 리조트 시상식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매력적인 이야기와 탄탄한 상품으로 소비자에게 높은 호응을 이끌었고, 2021년 상반기 예약도 벌써부터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나이키 캡처
나이키 캡처

스토리텔링의 묵직한 울림 


스토리텔링은 단순히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즐거움, 슬픔, 감동 등의 차별화 요소를 곁들이는 말하기 기법이다. 이를 광고와 결합한 성공 사례로 나이키의 30년 이상 진행된 캠페인 ‘Just do it’이 있다. 그중에서도 30주년 기념 광고모델로 선정된 전 미국 미식축구(NFL) 선수 콜린 캐퍼닉을 활용한 게 돋보인다. 그는 2016년 8월 미국이 한창 흑인과 유색 인종에 대한 차별로 갈등을 겪고 있을 때, 경기 시작 전 국가 제창을 거부하고 무릎을 꿇는 침묵시위로 주목 받았다. 사회 분열을 부추겼다는 논란 속에 2017년 은퇴했지만, 2018년 나이키의 광고모델로 선정되며 또 한 번 미국을 놀라게 했다. 나이키는 ‘Dream Crazy’ 영상에서 그를 통해 ‘신념을 가져라. 그것이 모든 것을 희생한다 할지라도’,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꿈에 미쳐야 한다’는 등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광고 방영 초 백인 중심으로 나이키 불매운동이 일어났지만 결국에는 수많은 유명인이 나이키를 지지했으며, 브랜드 가치 또한 60억 달러(한화 약 6조8,79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질을 벗어난 감동 스토리 


자사의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서 ‘스펙’, 즉 성능에 집중해 홍보하는 게 일반적이다. 여행사라면 패키지 상품이 얼마나 좋은지, 자동차 회사라면 연비, 옵션 등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때때로 자사의 본질과 벗어난 이야기를 함으로써 브랜드를 각인시키고, 감동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경우가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2015년 프로젝트 ‘고잉홈(Going Home)’이 그 예다. 영상은 고령의 실향민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그가 수십 년간 가지 못했던 고향을 3D 영상으로 복원해 자동차 여행을 하는 형식으로 통일을 염원하는 이야기를 만들었다. 자동차의 기능이 아니라 자동차가 할 수 있는 일의 의미를 부각한 게 주효했다. 유튜브에서만 1,200만회에 가까운 조회수를 기록했으며, 2016 칸 국제광고제에서 입선을 수상하며 ‘현대차’ 브랜드를 세계에 각인시켰다. 

호찌롱유튜브(HOZZAAZ) 캡처
호찌롱유튜브(HOZZAAZ) 캡처

지금처럼 피곤한 시대엔 ‘B급 감성’


기업의 홍보와 마케팅, 특히 대기업이라고 하면 세련되고, 정교한 영상과 메시지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반대로 이러한 고정관념의 틀을 깰 때 효과는 더 강력할 수 있다. 지금처럼 피곤하고, 스트레스 받는 시대엔 완벽하지 않은 ‘B급 감성’의 스토리텔링이 통하기도 한다. 2018년 LG생활건강이 유튜버 호찌롱과 협업해 제작한 피지(Fiji) 광고가 대표적이다. 볼품없는 캐릭터와 파격적인 노래 가사의 흡입력이 상당해 2020년에도 회자 되고 있다. 해당 광고에 힘입어 피지의 당해 1분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40% 늘어났다.


이성균 기자 sage@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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