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신문 창간 28주년 캠페인-힘내, 여행!

장소의 이동보다 경험의 질이 중요
로컬 체험활동은 단품화 및 전문화
여행욕구 충족은 여행사의 새 역할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여행업협회(KATA)가 인적자원 경쟁력을 강화해 포스트 코로나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 8월19일부터 11월25일까지 여행업 종사자 8,500명을 대상으로 직무역량강화 교육을 실시한다. 직무역량강화, 변화관리, 미래인재육성, 관광통역안내사 역량강화 4개 테마의 교육이 전액 무료로 진행되며, 여행업 역량강화교육사업 홈페이지(www.edu-kata.or.kr)에서 신청할 수 있다. 직접 직무역량강화 교육에 참여해봤다. <편집자 주>

 

●장소에서 장소로의 여행은 옛말
<밀레니얼의 여행은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
히치하이커 김다영 대표

히치하이커 김다영 대표
히치하이커 김다영 대표

현지의 정보보다 현지인의 정보를 원한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여행의 목적이 바뀌고 있다. 장소에서 장소로 이동하는 것이 기존의 여행이었다면, 이제는 여행지에서 보내는 시간과 경험의 질이 중요해졌다. 여행사들이 장소가 아닌 시간을 판매하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지역의 분야별 전문가와 여행자를 이어주는 네덜란드 여행플랫폼 위드로컬스(Withlocals)가 대표적인 사례다. 예컨대 위드로컬스에서는 단순히 바르셀로나의 관광지를 둘러보는 것 대신, 그곳에 거주하는 인테리어 디자이너를 만나 함께 편집숍을 투어하고 인테리어에 대한 전문적인 조언을 얻을 수 있다. 


국내에서도 로컬 체험활동이 점점 단품화 및 전문화되고 있다. 최근 한국자전거나라는 2시간 동안 안국역 주변 7~9개의 갤러리를 투어하는 ‘아트워킹투어’를 선보였다.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갤러리들을 방문하는 데다 전문가의 해설까지 곁들여져 오픈과 동시에 유료와 무료투어 전부 매진됐을 만큼 큰 인기를 끌었다. 소셜 다이닝 상품(셰프가 지역 특산품으로 만든 요리와 함께 스토리텔링을 제공하는 상품)이 급부상하게 된 것도 동일한 이유에서다. 


여행 가이드 시장에서도 여행 명소 위주의 단순 정보 제공은 AI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다. 언택트 시대일수록 오디오투어 및 자동화투어의 발전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제주공항에서는 이미 자율주행 기반의 AI 제주관광안내로봇이 동행 해설사 서비스를 통해 제주도 관광 및 축제, 교통정보 등을 안내하고 있다. 여행자들의 새로운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정보 전달에서 벗어나 전문지식 해설이 가미된 특색 있는 로컬 체험활동을 개발하려는 움직임이 필요하다. 

 

코로나 시대 액티비티의 조건


에어비앤비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내국인 대상의 국내 체험활동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와 MOU를 맺은 후 강원 지역의 체험 프로그램 호스트를 신규 모집하고 로컬상품들을 다수 알렸다. 그 결과 프로그램 예약 건수는 전년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에어비앤비의 입점 기준을 살펴보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요구되는 액티비티 상품의 조건을 파악해볼 수 있다. 먼저, 에어비앤비는 10인 이상의 대규모 투어는 입점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방역 문제도 있지만 호스트와 게스트 간의 정서적 교류를 중시하기 때문이다. 3시간 이상의 장시간 투어나 게스트가 쉽게 검색해서 찾을 수 있는 상품 및 단순 서비스도 입점이 불가하다. 현재 에어비앤비에 입점해있는 강원도의 한 에코체험상품이 모범사례다. 양초공예지도자 자격증을 소지한 호스트와 강원도 양양의 해변에서 유리조각, 조개 등을 주워 방향제와 캔들홀더를 제작해보는 투어다. 인원은 최대 4명으로 제한돼있고 체험시간 역시 2시간 내외로 짧다. 평소에 쉽게 경험해볼 수 없는 이색적인 체험이라는 이유로 가족 단위 여행객들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식상한 여행에 질린 여행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어디를 가느냐보다 ‘무엇을 하느냐’에 방점을 두어야 한다. 

네덜란드 여행플랫폼 위드로컬스(Withlocals)에서는 각 분야별 전문가들이 특색 있는 로컬투어를 제공하고 있다 / 위드로컬스 홈페이지 캡처
네덜란드 여행플랫폼 위드로컬스(Withlocals)에서는 각 분야별 전문가들이 특색 있는 로컬투어를 제공하고 있다 / 위드로컬스 홈페이지 캡처
최근 한국자전거나라는 아트갤러리 방문과 전문가의 해설이 곁들여진 ‘아트워킹투어’를 선보였다 / 한국자전거나라 홈페이지 캡처
최근 한국자전거나라는 아트갤러리 방문과 전문가의 해설이 곁들여진 ‘아트워킹투어’를 선보였다 / 한국자전거나라 홈페이지 캡처

 

●스마트기술, 여행업에 어떻게 도입해야 할까
<스마트관광의 이해와 트렌드 변화>
경희대 호텔경영학과 정남호 교수 

경희대 호텔경영학과 정남호 교수 
경희대 호텔경영학과 정남호 교수 

 

남의 집 앞마당 구경이 인기?


활동반경이 현저히 좁아진 지금, 가상관광(Virtual Tour)의 관심도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물리적으로 특정 장소에 가지는 못하더라도 심리적으로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여행상품에 열광하기 시작했다. 어스캠 라이브(EarthCam Live)는 뉴욕 타임스퀘어 거리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유튜브 채널이다. 이 채널은 특별한 이벤트 없이 거리를 비추는 영상만으로 10월 기준 약 18만 구독자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고 있다. 수 백명의 실시간 시청자들은 댓글창을 통해 뉴욕여행에 대한 추억과 기대감을 표현하며 그리움을 달래고 있다. 전 세계의 주민들이 자신의 집 밖 풍경을 공유하는 윈도우 스왑(Window Swap) 사이트의 인기도 비슷한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일본의 가상항공시설 퍼스트 에어라인(First Airlines)은 한화 약 7만원으로 지상에서 퍼스트 클래스의 서비스와 VR 가상관광지를 체험할 수 있는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스마트기술을 활용해 소비자들의 여행 욕구를 대리 충족시켜주는 것은 이제 여행업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됐다. 

 

누구나 AI를 선호하는 건 아니다


여행업에서 스마트기술의 도입은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를 기점으로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AI를 활용한 언택트 서비스가 새로운 고객 응대 방식으로 각광받으면서 세계 각국의 호텔에서도 AI 로봇을 적극 도입 중이다. 미국의 힐튼호텔에서는 IBM사의 슈퍼컴퓨터 왓슨이 탑재된 로봇 컨시어지가 다국어로 호텔 안내를 맡고 있고, 일본은 이미 스마트호텔화가 활성화된 상태다. 스마트기술의 필요성은 점차 강조되고 있지만, 관광분야에서 AI 도입은 신중해야 한다. AI 서비스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하면 책임소재가 불분명할뿐더러 기업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사람 간의 교류가 중요한 여행업 특성상 CS 과정에서 높은 수준의 유연성이 요구되는데, 지금의 AI 기술은 고도의 감정 소통 능력까지 처리하기엔 한계가 있다. 무엇보다 고객 중에서는 여전히 기존의 대면 서비스를 그리워하는 이들이 존재한다. 모든 고객이 AI 기술을 선호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여행업은 AI의 기술과 인간의 대면 서비스를 둘 다 갖추고 변화하는 환경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어스캠 라이브(EarthCam Live)는 뉴욕 타임스퀘어 거리를 보여주는 유튜브 채널이다. 실시간 시청자가 몇 백 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 유튜브 영상 캡처
어스캠 라이브(EarthCam Live)는 뉴욕 타임스퀘어 거리를 보여주는 유튜브 채널이다. 실시간 시청자가 몇 백 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 유튜브 영상 캡처
윈도우 스왑(Window Swap)은 전 세계의 주민들이 자신의 집 밖 풍경을 공유하는 사이트다. 사진은 영국 에든버러의 한 사용자의 집 앞마당 영상 캡처본 / 윈도우스왑 캡처
윈도우 스왑(Window Swap)은 전 세계의 주민들이 자신의 집 밖 풍경을 공유하는 사이트다. 사진은 영국 에든버러의 한 사용자의 집 앞마당 영상 캡처본 / 윈도우스왑 캡처

 

●여행 예능도 사람이 중심
예능계의 전설이 전하는 스토리텔링 노하우
서수민PD

서수민PD
서수민PD

로망은 여행 프로그램이 담아야 할 가장 큰 요소다. 시청자들의 로망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출연진, 즉 사람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같은 여행지를 촬영하더라도 누가 가느냐가 프로그램의 재미와 감동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1박2일 시즌3>의 CP를 맡았을 당시 출연진 선정에 고심을 거듭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코로나19 종식 후에는 해외여행 프로그램이 반드시 부활할 것이다. 그때가 되면 단순히 여행지의 풍경과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서, 코로나19라는 악재를 함께 겪어낸 세계인들이 동질감을 갖고 친구가 되는 프로그램을 기획해보고 싶다. 나와 동일한 성별과 나이대의 각국 사람들과 친분을 맺는 ‘사람 중심의 프로그램’을 연출하면 의미가 깊을 것 같다. 

 

곽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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