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투어 11월로 무급휴직 끝, 향방은 아직
“여행 재개 가능성 없이는 버티기도 무의미”

12월을 한 달 앞둔 여행업계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주요 여행사와 항공사, GSA 등 여행업계는 지난 3~4월부터 고용유지지원 제도를 활용해 지금까지 유·무급 휴직·휴업으로 버텨왔다. 여행업은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최대 240일 유급휴직과 180일 무급휴직에 대해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대부분 곧 한계 기간에 다다른다. 벼랑 끝에 몰린 여행사들은 정부의 무급휴직 지원 기간이 끝나면 말 뜻 그대로의 ‘무급’ 상태로 고용을 유지하거나 정리해고를 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하나투어는 지난 6월부터 무급휴직에 돌입했다. 11월부로 최대 지원 기간이 만료되기 때문에 하나투어가 12월부터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 직원들은 물론 업계의 관심도 쏠렸다. 하나투어 내부에서는 그동안 업무를 이어왔던 필수인력 15%도 절반으로 줄이고, 기존 무급휴직 직원들은 고용은 유지하되 급여는 지급하지 않는 쪽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소문과 추측에 뒤숭숭한 상황이다. 직원들은 최악의 경우 구조조정까지도 걱정하고 있다. 하나투어 측은 이에 대해 “11월 이후에 대해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10월29일 일축했다. 


하나투어에 이어 노랑풍선, 모두투어, 참좋은여행 등도 무급휴직 지원을 받고 있다. 노랑풍선은 지난 7월부터, 모두투어는 8월부터 무급휴직을 시행 중이어서 올해 말까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다. 급여는 지급하지 않더라도 퇴직연금·국민연금·건강보험 등을 의무적으로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사실상 제로에 가까운 실적이 8개월 가까이 이어지자 이마저도 부담스러운 지경에 이르렀고 버티는 것도 한계에 달했다는 곡소리가 높다. 때문에 중소 여행사의 경우, 고용유지지원을 받다가 지원 기간이 남았음에도 도중에 포기하고 직원을 정리하거나 폐업 처리한 경우도 많았다. 


여행사뿐만 아니라 동보·보람항공, 퍼시픽에어에이전시, 아비아렙스, 에스마케팅, 샤프에비에이션케이, 미방항운 등 항공사 GSA나 관광청 마케팅 대행사들도 비슷한 처지다. 한 관계자는 “11월을 끝으로 무급휴직 지원이 끝나서 이제부터 진짜 문제”라며 “고용은 유지하되 급여는 지급하지 않는 형태의 무급휴업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내부적으로 이 같은 내용을 고심하는 업체가 상당히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동안 여행이 다시 시작될 것이라는 일말의 희망으로 버텨왔지만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회의감도 커지고 있다. 트래블 버블이나 백신·치료제 개발 등으로 해외여행 재개에 대한 뚜렷한 가능성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버티는 작전도 소용 없다는 인식이다. 때문에 곧 대규모 실업난이 발생할 것이라는 위기감도 절정에 이르렀다. 이미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유나이티드항공, 핀에어, 세부퍼시픽항공, 델타항공 등 다수의 외항사에 소속됐던 여러 직원들도 본사 요청에 의해 정리되거나 스스로 떠났다. 


한편 금융업계에서는 하나투어를 비롯한 여행사들의 현금 고갈을 우려하고 있다. 현대차증권 김현용 연구원은 10월28일 “하나투어는 영업규모 급감과 적자 지속이 겹치면서 순현금이 상반기 말 500억원 미만으로 급감해 1년 내 유동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며 “고강도 구조조정 없이는 수백억대 적자 구조에서 탈피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또 모두투어에 대해서도 “매분기 50억원 전후의 적자라면 2년 정도 버티기 모드는 가능하지만 재무구조는 약화될 것”이라고도 분석했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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