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관종’들의 여행도, 여행이다
[기자수첩] ‘관종’들의 여행도, 여행이다
  • 곽서희 기자
  • 승인 2020.11.09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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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서희 기자
곽서희 기자

최근 아웃도어 액티비티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코로나19로 실내 활동이 자제된 탓이다. 그중 자동차를 캠핑과 숙박 수단으로 활용하는 차박이 특히 인기다. 그런데 그냥 차박도 아닌, ‘감성 차박’이 핫하게 떠오르는 중이다. 구식 캠핑 장비와 달리 차량을 예쁘게 꾸밀 수 있는 다양한 차박 소품들을 대여해 SNS 인증샷용으로 활용하고 반납하는 식이다. 랜턴, 드림캐처, 모닥불, 가랜드까지 소품 종류도 다양하다. 여행에서의 사진은 단순한 기록 수단을 넘어섰다. 연출을 위한 여행은 이제 신선한 여행 트렌드가 됐다. 


현재 마이리얼트립에는 차박 장비를 대여해주는 업체들이 다수 입점해있다. 기존에는 전라남도 순천 지역에 한정돼있었지만, 수요가 늘자 대여업체의 입점 수도 10개 이상으로 급증했다. 액티비티 예약플랫폼 와그에는 감성차박용품 13종 풀세트와 함께 SUV 차량도 대여해주는 업체를 찾아볼 수 있다. 어디 차박만 그런가. 서울, 강원, 부산, 제주 등 수많은 지역에서 피크닉, 해수욕 세트 등을 대여해주는 곳들도 늘어나고 있다. 강원도 해변가의 한 카페는 근래에 커피 판매량보다 피크닉 소품 대여 건수가 압도적으로 많아져 8월부터 아예 카페 운영을 중단하고 대여업체로 전향한다고 공지하기도 했다. 


이용객은 대부분 SNS를 즐겨하는 MZ세대(밀레니얼 세대+Z세대)다. 인스타그램에 ‘차박’을 검색하면 알록달록한 인테리어 소품으로 장식된 캠핑 사진과 젊은 사람들의 인증샷이 수십 만개씩 쏟아진다. 여행 자체만큼이나 여행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해졌다는 방증이다. 혹자는 이들을 소위 ‘관종’(타인의 관심을 끌고 싶은 욕구가 큰 사람들)이라고 조롱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들은 신생사업과 새로운 여행 소비패턴을 파생시키고 있다. 여행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 또 다른 터전이 마련되고 있는 셈이다. 인스타용 여행을 마냥 비웃을 수 없는 이유다.


우리는 왜 여행을 할까. 여행의 이유와 목적은 다양하다. 그리고 나날이 더 다양해질 예정이다. 코로나 시대라면 더더욱 그럴 수밖에 없다. 목적지 없는 관광비행 상품만 봐도 그렇다. 편견과 아집은 여행의 다변성을 무시할 뿐이다. 여행엔 정해진 공식이 없다. 관종들의 여행도, (당연히) 여행이다. 
 

곽서희 기자 seohee@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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