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11월26일 여행업계가 ‘국무총리 목요 대화' 자리를 통해 정세균 국무총리와 만났다. 업계가 국무총리를 직접 대면하고 요구사항을 전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아마 대면 건의 사례 중 행정상 가장 높은 직급이었지 싶다. 
손- 건의할 때 힘들다는 업계의 현실 이외에도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면 좋았을 텐데. 무언가를 요구할 땐 검증된 실험 결과나 사례, 데이터를 제시하는 게 설득력 있다. 
김- 업계는 자가격리 14일 조치를 계속 고수하는 근거가 궁금하다는 입장이다. 다른 나라들은 나름 데이터를 기반으로 격리조치를 완화시키기도 했는데, 우리 정부는 왜 처음부터 지금까지 14일 격리를 고수하고 있냐는 의문이다. WHO 권고사항이라는 것만으로는 좀 빈약하지 않느냐, 재고의 여지가 있지 않느냐는 거다. 무조건 완화해달라는 게 아니라 데이터와 근거를 기반으로 가능하다면 가능한 선에서 완화해 달라는 요구다. 이와 함께 사업주가 살아야 고용유지도 이어질 수 있으므로, 사업주 대상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도 피력했다. 
곽- 홍콩-싱가포르 트래블 버블이 연기돼서 트래블 버블을 적극적으로 얘기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었을 것 같다. 
김- 정 총리와의 만남을 가진 다음날에는 KATA 정기총회가 열렸다. 피켓 시위를 통해 무조건적인 14일 격리 조치완화, 트래블버블 시행, 사업자 직접 지원 세 가지를 요구했다. 물론 일각에서는 백신도 나오고 있는 마당에 트래블 버블이 무슨 효용이냐며 회의적인 시선도 있다. 홍콩-싱가포르의 경우 하루 교류 인원을 200명으로 제한했는데, 너무 적어 무의미해 보인다는 자조적인 목소리다. 
손-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서는 총리와의 만남과 피켓 시위에 대해 “그래요, 뭐라고 한 마디라도 해야죠.” 라는 식으로 동조하는 분위기였다. 
김- 업계에서는 어쨌든 격리조치가 하루라도 줄어들면 여행심리가 좀 완화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태국에서는 자가격리 기간이 10일이나 14일이나 별 차이 없다고 했다. 
이- 캐나다는 자가격리 없이 오타와주에 한해서 자유롭게 여행하는 걸 시범적으로 하고 있다. 백신이나 치료제가 나온다고 해도 한 번에 우르르 여행을 가지는 않을 테니 실험을 자꾸 하는 게 좋겠다. 
손- IATA에서도 공중 보건당국과 함께 여러 가지 의미 있는 실험을 진행했다. 최근 발표한 결과로 보면 기내 감염률은 매우 낮고, 입국 전 코로나19 테스트를 의무화하면 지역 내 감염보다 감염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내용이다. 초반에는 항공산업이 어려우니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정도의 호소에 그쳤는데, 데이터를 제시하니까 인정할 수 있는 부분들이 생긴 것 같다. 
김- 14일 격리 말고도 다른 대안이 있을 것이다. 그래도 14일 격리를 해서 그나마 해외유입 확진자 컨트롤이 가능했던 거라는 입장도 있다. 
이- 여행사들도 패키지 여행이 안전한 이유를 더 적극적으로 피력할 필요가 있다. 만약 자유여행객이 해외에서 코로나에 걸리면 대처하기 힘들 텐데, 여행사에서는 현지 지사나 가이드를 통해서 관리가 가능하다.
김- 사고 대비에 대해서는 개별적으로 여행가는 것보다는 여행사 상품 이용하는 게 대응 면에서 더 좋긴 하다. 
이- 아직 먼 얘기지만 만약 패키지 여행 가서 코로나 걸려오면 여행사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지금은 걸려도 국가에서 치료비를 대주니까 특별히 여행사와 논쟁이 벌어질 것 같지는 않은데, 진정세일 때는 어떨까. 
김- 미리미리 준비를 해야 한다. 책임소재가 누구에게 있는지 명확히 기준을 정할 필요가 있다. 백신 효과가 좋아서 일반 감기나 독감처럼 대처가 가능하다면 모를까. 초기에 다툼이 일어날 수 있다. 


나아진 게 없는데…고공행진 ‘여행주’


손- 요즘 여행주가가 주식 시장에서 핫하다. 근데 정작 여행업계에 있는 사람들은 신중한 입장이다. 백신이 개발됐다하더라도 당장 달라질 게 없다는 걸 알고 있어서일까. 
김- 주가만 보면 업계가 활황이어야 하는데 실물은 제로다. 여행 정상화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결과인데, 기대가 실현되기까지 시차가 꽤 있는 게 사실이다. 
이- 대한항공 같은 경우만 이슈가 명확하다. 하나투어와 참좋은여행도 주가가 최근 많이 올랐다. 참좋은여행의 경우는 해외여행상품 판매 개시라는 마케팅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지- 주변에서도 여행주 사도 되냐는 질문을 많이 한다. 신중하게 접근하라고 했는데 결국 계속 올랐다. 
곽- 내 주변에도 최근에 대한항공 주식을 매입했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코로나도 영원하진 않을 테니 언젠가 여행이 재개되면 항공주가 크게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는 듯하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건도 한 몫 했다.  
김- 여행이 재개되면 살아남은 자들의 ‘승자독식'도 기대할 수 있지만 그때까지 잘 버텨내느냐는 또 다른 문제다. 
 

취재후는 한 주간의 취재 뒷얘기를 담는 자리입니다.
참가자=김기남, 김선주, 천소현, 손고은, 김예지, 이성균, 강화송, 이은지, 곽서희 기자
*기자 이름 성으로 표기 (편=김기남 편집국장, 지=이은지 기자, 예=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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