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서희 기자
곽서희 기자

지난 12월1일 방탄소년단(BTS)이 한국어 가사의 신곡으로 미국 빌보드 싱글차트 1위에 올랐다. 지난 9월 영어곡으로 1위를 한 이후 또 한 번의 성과다. 비영어곡임에도 좋은 성과를 거둔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BTS가 어떤 노래를 발매하든 열광해줄 코어 팬덤이 이미 미국 본토에도 형성돼있다는 방증”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결론부터 당겨 말하면, 팬덤의 힘이 막강한 시대란 얘기다. 


소위 ‘아묻따’ 고객이라고 한다. 아무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특정 회사나 브랜드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는 충성고객을 말한다. 아묻따 고객들이 많아지려면 상품 자체의 높은 완성도와 매력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퀄리티 높은 국내외 숙소를 큐레이팅하는 스테이폴리오가 대표적인 예다. 스테이폴리오는 건축가의 안목으로 차별화된 숙소들을 엄선한 덕에 입소문을 탔고, 출시 5년 만에 두터운 매니아층을 보유하게 됐다. 12월2일 기준 서촌의 한 인기 숙소는 2021년 8월까지 예약이 마감된 상태고, 1박에 60만원 이상인 고가의 숙소들도 내년 3월까지 예약 가능 날짜가 몇 남지 않은 상황이다.


여행업계에도 팬덤의 힘을 활용하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 롯데호텔 제주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팬슈머(팬+소비자) 크루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20명의 팬슈머들은 롯데호텔 제주의 체험 콘텐츠 기획과 상품 개발에 참여하게 된다. 팬들의 달고 쓴 조언들이 상품의 실질적인 개선 방향을 제시해줄뿐더러 고객 친화적 상품을 기획할 수 있게 돕는다는 것이다. 타인의 팬덤을 활용해 자사의 팬덤을 생성하는 방법도 있다. 여행 스타트업 브리피(Briphy)는 SNS 스타작가들의 출사여행 상품을 판매한다. 브리피 신영욱 대표에 의하면 전체 고객의 70~80% 이상은 모두 작가들의 팬인데, 작가의 팬으로 여행을 왔다가 회사의 팬이 되어버려 2~3번씩 상품을 재구매하는 고객들도 증가하고 있다. 


한국여행업협회(KATA) 여행업 강의에서 성균관대학교 기계공학부 최재붕 교수는 “팬덤을 만드는 능력이 곧 실력”이라고 말했다. BTS에게 아미(BTS의 팬덤명)가 있듯, 여행사에게도 강력한 팬덤이 필요하다. 팬들은 한 명의 소비자로서 기업의 발전을 도모하고 채찍질하며 성장시킨다. 기업을 키우는 건 결국 소비자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한다.
 

곽서희 기자 seohee@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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