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L·NH·호텔 직원 600명→노지마·파소나그룹으로
6개월~1년 계약…인건비 부담 줄이고 고용은 유지

일본에서 여행업계 유휴인력을 파견직으로 공유하는 사례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픽사베이
일본에서 여행업계 유휴인력을 파견직으로 공유하는 사례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픽사베이

일본 여행업계의 ‘직원 공유’에 시선이 모였다. 올해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받은 여행업계의 유휴인력을 일손이 부족한 다른 기업으로 일정 기간 파견하는 형태인데 기업의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고용을 유지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직무 능력을 유지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고 파견 기간이 장기화될 경우 따르는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한 정책적 뒷받침도 필요해 보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의 지난 1일 보도에 따르면 전자제품 판매 기업 노지마는 2021년 봄까지 일본항공(JL)과 ANA항공(NH)에서 300명, 도요코인 호텔에서 300명의 직원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파견 직원들은 11월 중순부터 순차적으로 연수를 거쳐 노지마 판매 부문과 콜센터 업무에 투입되고 있다. 기존 기업 소속을 유지하되 근무지와 직무가 변경되는 셈이지만 합의된 계약 기간이 끝나고 시장이 어느 정도 회복될 경우 다시 복귀할 수 있다는 조건이다. 일본항공의 경우 급여는 수당을 포함해 이전과 동일한 전액을 보장하며 파견에 대해 동의한 공항 근무 직원들을 대상으로 결정됐다. 임금은 기본적으로 노지마쪽에서 지급하지만 부족할 경우 일본항공이 차액을 보전한다. 계약 기간은 6개월에서 1년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파소나그룹도 12월부터 항공사, 여행사, 호텔의 파견 직원을 모집할 예정이다. 영업, 인사 등의 업무를 담당하게 될 예정으로 파견 규모는 300여명으로 예상하지만 수요에 따라 1,000명 가까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급여도 비슷한 방식으로 각 기업 양사가 분담하는 구조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의 ‘직원 공유’는 엔고 불황시기였던 19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에 걸쳐 고용 유지 수단으로 적극 활용된 케이스다. 일정 기간을 정해두고 파견한 후 실적을 회복하는 시기에 다시 복귀시키는 구조로, 당시에는 조선과 철강 등 제조업에서 연관성 있는 자동차 기업으로 파견되는 경우가 많았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직원을 해고하면 수요가 회복된 이후 전문성을 갖춘 인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인건비 부담도 덜고 고용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한 대안이다”라고 말했다. 실제 한국에서도 2009년 국제금융위기, 2011년 일본 대지진 이후 많은 인재들을 떠나보내고 난 후 시장이 회복됐을 때 한동안 인력난을 겪은 바 있다. 하지만 부작용도 예상된다. 기존 업무와 연관성이 적은 직무를 맡게 될 수도 있고, 파견 이후 아예 전직하게 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손고은 기자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