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38년, 최연소 외항사 한국지점장 기록
타이완 지점장이 겸임… 동보항공과 GSA 유지

에어캐나다 이영 지점장이 에어캐나다와의 23년 인연을 마무리하고 12월31일부로 은퇴한다. 캐세이퍼시픽항공과 에어뉴질랜드에서 보낸 시간까지 더하면 이영 지점장이 항공업계에서 몸을 담은 시간은 약 38년이다. 최연소 외국항공사 한국지점장이라는 기록을 남기고 영예롭게 떠나는 이영 지점장을 만났다. <편집자 주> 

에어캐나다 이영 한국지점장이 12월31일부로 에어캐나다를 떠난다. 이영 지점장은 “에어캐나다와의 23년 인연 속에는 유능한 임직원들과 업계 동료들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에어캐나다 이영 한국지점장이 12월31일부로 에어캐나다를 떠난다. 이영 지점장은 “에어캐나다와의 23년 인연 속에는 유능한 임직원들과 업계 동료들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은퇴를 결정했다. 


그동안 고민해왔던 부분이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좀 더 동기부여가 됐다.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떠나게 되어 마음이 무겁다. 하지만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리더는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져야할 것이라는 생각이 확고해졌다. 그동안의 경험을 적용하기보다는 새로운 판을 준비할 수 있는 리더가 필요할 것이다. 


-오랫동안 몸을 담았던 업계를 떠나는 마음은 어떤가. 


항공산업처럼 멋진 산업이 코로나19로 순식간에 무너진 게 안타깝다. 모든 산업의 근간은 인재다. 어떤 산업이든 성장하기 위해서는 훌륭한 인재가 모여야 하는 법인데, 어려운 시기가 장기화되면서 이미 유능한 인재들이 많이 떠났고, 젊은 인재들도 기피하는 산업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 같아 속상하다. 하지만 항공산업에 대한 자부심을 가진 후배들이 앞으로 더 멋진 미래를 이끌 것이라 믿는다. 


-에어캐나다에는 어떤 변화가 예상되나. 


한국 시장은 당분간 타이완 지점장이 맡을 예정이다. 시장이 회복되면 당연히 한국 지점장을 선임할 것이다. 동보항공과의 GSA 관계도 지속된다. 당초 올해 계획은 하반기부터 한국 지사 체제로 전환하는 것이었으나 무산됐다. 동보항공은 충분한 능력과 조직을 가진 에어캐나다의 중요한 파트너다. 그동안 에어캐나다가 한국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었던 건 동보항공 모든 임직원들과 업계 많은 분들의 도움이 컸다. 모두 감사하다. 


-가장 자랑스러웠던 일은. 


에어캐나다로 오기 이전에 캐세이퍼시픽항공에서 항공 화물, 세일즈, 마케팅 등 여러 업무를 경험했다. 이후 에어뉴질랜드에서 처음으로 한국지점장으로 선임됐다. 당시 만 30대였으니 내가 알기론 한국에서는 최연소로 한국지점장이 된 케이스다. 하지만 1998년 IMF 이후 에어뉴질랜드가 한국 노선을 단항하게 됐고, 고맙게도 본사로 이직 제안을 받았지만 비슷한 시기에 에어캐나다에서도 지점장으로 선임됐다. 당시 한국에 진출한 외항사 지점장은 대부분 본사에서 파견한 외국인이었다. 하지만 점차 외항사 주요 포지션에 한국인이 배치되는 일이 많아졌고, 그런 모습이 개인적으로도 뿌듯하게 느껴진다. 


-기억에 남는 사건이나 가장 결정적이었던 순간이 있다면. 


처음 에어캐나다와 인연을 맺었을 1998년 당시 에어캐나다는 밴쿠버-서울 노선을 주3회 운영했다. 이후 2000년 밴쿠버-서울 노선은 주7회로 확대됐고, 2005년에는 토론토 노선에도 주3회 취항했다. 항공사로서의 가장 큰 목표가 네트워크 확장인 만큼 밴쿠버 노선 데일리 취항과 토론토 노선의 취항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은퇴 후 개인적인 계획도 궁금하다. 


계획하지 않는 게 계획이다(웃음). 서두르지 않기로 했다. 당분간은 여유를 가지고 생각해볼 참이다. 그동안 못했던 봉사활동도 생각해볼 수 있고, 업계에 기여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지 고민해보겠다. 


-앞으로 여행 및 항공산업을 이끌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한마디가 있다면. 


나는 평소에도 어떤 문제가 생기면 원점으로 돌아가라고 종종 이야기한다. 앞으로는 내가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 나의 조언이 맞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큰 위기에 맞닥뜨렸을 때는 초심으로 돌아가 리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새로운 상황, 변화에 대해 ‘바른 마음가짐’이 있어야 하고, 언제나 최선의 선택과 도전을 추구해야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지금 매우 어려운 시기지만 ‘이동’은 다시 시작될 것이라 믿는다. 지속적인 교류가 얼마나 중요한지 우리 모두 알지 않나.  

 

손고은 기자 ko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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