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르포 | 싱가포르] 사례로 본 코로나 이후의 여행 “모든 리스크 제거는 불가능, 리스크 관리로 안전한 여행 추구”
[현지르포 | 싱가포르] 사례로 본 코로나 이후의 여행 “모든 리스크 제거는 불가능, 리스크 관리로 안전한 여행 추구”
  • 김진
  • 승인 2020.12.14 0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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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냥 기다릴 수 없다’ 관광산업 재개 시동건 싱가포르
아-태 지역 최초 하이브리드 박람회 TravelRevive 개최
TravelRevive 컨퍼런스 홀 스케치
TravelRevive 컨퍼런스 홀 스케치

싱가포르가 그리는 코로나19 이후의 관광산업은 어떤 모습일까? 싱가포르가 ‘트래블리바이브TravelRevive’라는 타이틀을 걸고 국제 박람회를 개최했다. MICE산업 재개를 주제로 11월25일과 26일 양일간 샌즈 엑스포 & 컨벤션 센터에서 개최된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이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열린 최초의 하이브리드 국제관광박람회다. 

박람회는 라이브와 버추얼을 적절히 접목해 진행했다. 현장엔 싱가포르를 포함해 13개국의 여행관련 종사자와 미디어 250여 명이 참석했으며 한국에서는 여행신문이 유일하게 현장을 취재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모두 감안하면 참여 관계자수가 총 1,000여 명에 달한다. 비즈니스 관계자들은 현장에 마련된 36개 부스에서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기회를 가졌다. 

이번 행사에서 싱가포르는 코로나19 이후 MICE산업의 새로운 전략을 발표했으며, 전문가 패널은 코로나19에 대응하는 관광산업 전략과 첨단 테크놀로지를 논의했다. 미디어 간담회에선 싱가포르관광청의 새로운 캠페인인 SingapoReimagine(다시 만나는 싱가포르)도 발표됐다. <편집자주>       

싱가포르관광청의 새로운 캠페인, SingapoReimagine
싱가포르관광청의 새로운 캠페인, SingapoReimagine

●모범 방역국가 싱가포르는 
MICE도 성공적으로 재개할 수 있을까?


싱가포르는 아시아의 대표적인 허브이자 최고의 MICE 목적지 중 하나였던 만큼 코로나19로 인한 마이스 산업의 타격 또한 막대하다. 싱가포르관광청에 따르면, MICE산업은 싱가포르 GDP의 0.8%인 38억 싱가포르 달러(약 3조800억원)의 부가가치와 3만4,000여 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 국제회의 개최 장소로 최적의 접근성을 자랑하는 만큼 싱가포르 창이공항도 60여 개국 240여 개 도시로 항공편을 연결하며 언제나 분주하고 활기찬 공항으로 유명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실종된 국제여객 수요는 싱가포르도 예외가 아니다. 기자가 탑승했던 지난 달 21일 한국발 싱가포르행 국제선 탑승객 수는 총 10명에 불과했고 창이공항은 믿을 수 없을 만큼 텅 비어 있었다. 


채널뉴스아시아(CNA)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싱가포르의 3분기 실업률은 3.6%로 글로벌 금융 위기의 최고치보다 0.2% 높다. 특히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관광 산업과 서비스업이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 싱가포르 노동부에 따르면, 2020년 10월까지 해고된 사람의 수는 2만450명에 이르며 앞으로도 항공 운송을 비롯한 관광 서비스업에서 실업률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관광산업 의존도가 큰 다른 국가와 마찬가지로 싱가포르도 관광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산업이다. 다만 자국 내 코로나 확산을 억제와 관광시장 개방에 따른 해외 유입 차단과 통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대하는 싱가포르의 현 상황과 해법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 


우선, 싱가포르는 11월 들어 2주 연속 지역감염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으며, 일일 확진자 수는 모두 해외에서 유입된 감염자로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11월27일 기준). 

내셔널갤러리싱가포르가 운영 중인 로봇 도슨트. 이름은 태미. 어린이에게 특히 반응이 좋다
내셔널갤러리싱가포르가 운영 중인 로봇 도슨트. 이름은 태미. 어린이에게 특히 반응이 좋다

내수 시장이 작은 싱가포르가 경기를 살리기 위해 관광산업을 재개하겠다는 의지도 분명하다. 최근의 안정적인 수치를 바탕으로 최대 250명까지 참석하는 대규모 행사를 개최가 가능해졌고, 10월부터 신청을 받았다. 움츠러든 경제를 점진적으로 정상화하기 위한 정부 주도의 강력한 방역으로 코로나19 안전국가로 분류되는 싱가포르의 현상황을 유지하면서 대규모 MICE 행사도 개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이번 TravelRevive는 관광산업 종사자를 초청해 진행한 일종의 MICE 파일럿 프로그램이다. 참석자들은 싱가포르의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준수하며, 대면 행사와 온라인으로 동시에 진행되는 이른바 하이브리드 MICE행사를 직접 체험했다. 방역 성패에 따라 앞으로 싱가포르가 MICE를 본격적으로 재개할 수 있을지 여부가 가려진다는 점에서 싱가포르 정부도 초긴장 상태로 행사 전반을 진행했다. 

싱가포르관광청 창 치 페이(Chang Chee Pey) 부청장
싱가포르관광청 창 치 페이(Chang Chee Pey) 부청장

 

●코로나 저지와 관광산업 회복이라는
숙제에 싱가포르가 내민 답


찬충싱(Chan Chun Sing) 통상산업부 장관의 TravelRevive 오프닝 스피치에서 싱가포르가 팬데믹에 대응하는 방향을 읽을 수 있다. 찬충싱 장관은 “관광산업을 재개하기 위해 모든 리스크를 완전히 제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며, “전세계 모든 사람에게 백신과 치료제가 보급될 때까지 마냥 기다리기만 할 수는 없다. 싱가포르는 리스크를 완전히 없애는 것보다 ‘리스크를 잘 관리해’ 안전한 여행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 이후에도 또다른 위기가 찾아올 수 있으며, 여행을 방해할 다음 바이러스가 무엇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현재 닥친 위기에 대응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훨씬 더 생산적인 접근이라는 뜻이다. 


찬충싱 장관은 또 “코로나19는 디지털화, 지속가능성, 건강과 안전에 대한 욕구를 증폭시켰다”며 “여행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여행지야말로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점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MICE를 포함해 관광산업 전반을 안전하게 재개하기 위해 싱가포르 정부가 추진 중인 몇 가지 사례도 발표했다. 여기에는 공항 내 COVID-19 테스트와 방역관리 앱인 트레이스투게더(TraceTogether), 이벤트 산업 회복 로드맵(Event Industry Resilience Roadmap) 등이 포함돼 있다. 

전문가 세션
전문가 세션
마리나베이샌즈 곳곳에 마련된 트레이스투게더 사용 안내문
마리나베이샌즈 곳곳에 마련된 트레이스투게더 사용 안내문

 

●‘교류하되 접촉은 없다’ 싱가포르 MICE 방역관리 시스템 ‘제로 컨택트’


TravelRevive는 코로나19 이후 아-태 지역 최초로 실시된 국제 MICE 행사인만큼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진행됐다. 창이 공항은 이번 행사를 위해 안전 여행 컨시어지(Safe Travel Concierge)라는 온라인 툴을 마련해 참석자 개인이 싱가포르에 입국하기 전 충족해야 할 입국 요건을 스스로 관리할 수 있게 했다. 


매일 오전 행사장에 입장하기 전엔 별도로 마련된 검사실에서 코로나19 간이검사를 받아야 했다.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약 20분 간 별도의 룸에서 대기한 후 음성 판정을 문자로 받아야 컨퍼런스 홀로 이동할 수 있다. 코로나19 추적 앱인 트레이스투게더(TraceTogether)도 필수다. 트레이스투게더를 쓰면 가까이 접촉한 사람의 수까지 모두 앱에 기록된다.  


각 참석자들의 여행 일정은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최소 인원으로 나눠 진행됐다. 현장에서는 테이블 당 5명 이내만 착석 가능하도록 했으며, 구역(Zone)을 나눠 허락 없이 다른 테이블이 있는 구역으로 이동하는 것을 막았다. 당연히 모든 참석자는 마스크를 반드시 써야하고 물을 마실 때를 제외하곤 마스크를 벗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다. 행사장 내에서도 거리두기를 철저히 한 결과, 악수나 명함을 주고 받는 일은 눈에 띄지 않았다. 패널 중 일부는 홀로그램 등 가상현실 프로그램으로 참여했다. 질의응답 시간엔 마이크를 쓰지 않고, 화면에 띄어놓은 QR코드를 개인이 모바일로 찍고 들어가 질문을 남기는 방법으로 진행됐다. 호텔 내에서 가상현실체험으로 투어에 참여하기도 하는 등 접촉을 최소화하는 새로운 방식이 도입됐다. 


TravelRevive가 적용한 이 같은 일련의 프로그램을 싱가포르는 터치리스(Touchless) 혹은 제로 컨택트(zero-contact)라고 소개하며 앞으로 여행산업의 키워드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테면 기내 스크린에 손가락을 대지 않고 터치리스 스크린으로 대체하거나 휴대폰과 연동해 작동하는 새로운 기술을 말한다. 싱가포르 창이 공항은 체크인 기계 앞 허공에 손가락을 대면 작동이 되는 제로 컨택트 기술을 이미 도입하고 있었다. 내셔널 갤러리 싱가포르는 사람 대신 로봇 도슨트가 관람객을 안내하는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싱가포르  글·사진=김진 객원기자,  취재협조=싱가포르관광청 www.visitsingapore.com,  visitsingaporeblog.com 블로그   www.facebook.com/VisitSingaporeKR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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