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고 있어 일본여행] 온몸으로 부딪히고 싶을 때
[기다리고 있어 일본여행] 온몸으로 부딪히고 싶을 때
  • 이은지 기자
  • 승인 2020.12.11 14: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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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periences in JAPAN Outdoors
오키나와 고하마
오키나와 고하마

광활한 자연은 때때로 사람을 압도한다. 구름 사이로 자취를 감출 정도로 우뚝 솟은 산과 끝을 모르고 흘러가는 넓은 바다. 두 눈으로 다 담을 수 없을 정도로 웅장한 절경을 바라본다. 무한함을 욕심내는 유한한 존재란 한없이 작다. 이다지도 벅차다. 그럼에도 자꾸만 마음을 빼앗기는 건 자연이 주는 평안 때문일 테다. 자연의 흐름은 인간의 바이오리듬과 닮아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도 해본다. 


짧은 인류사와 감히 비교할 수 없는 자연의 굴곡과 때 묻은 시간은 역설적이게도 경외감과 평온함을 함께 선물한다. 문득 건방지고도 발칙한 생각이 떠오른다. 뛰어들고 싶다. 경이로움을 선사하는 자연을 마음껏 누리기 위해서는 오감을 이용해야 한다. 하나의 감각만으로 체험하기에는 너무 아까우니까. 아쉬우니까. 깨끗한 바닷물에서 다이빙 하고, 패러글라이딩 하며 힘껏 올랐던 두 발 대신 날개를 달고 하강해보자. 일본에는 아웃도어 액티비티 매니아들을 위한 역동적인 체험들이 가득하다. 그러니 온몸으로 부딪혀보자. 

오키나와 고하마 해변
오키나와 고하마 해변

●치유의 섬 
오키나와


휴식이 필요하다. 오키나와가 그립다. 
오키나와에서는 인간과 자연이 서로를 보듬는 시간이 펼쳐진다. 
세상에서 가장 맑고 투명한 물빛을 천천히 유영해보자. 

거북이처럼 바다 탐험


일본 끝자락에 위치한 오키나와는 일본인들에게도 꿈의 섬이다. 넓은 면적에 160여 개의 섬이 흩어져 있고, 물이 맑고 투명해 스쿠버다이빙 포인트로도 이름이 높다. 초보자들도 쉽게 스노클링을 즐기며 바닷속을 여행할 수도 있다. 

이시가키는 오키나와에서 세 번째로 큰 섬이다. 오키나와에서 다시 400km, 비행기가 착륙할 무렵 절로 감탄사가 터져 나온다. 초록빛 바다 아래로 알록달록한 산호초가 훤히 들여다보인다. 카리바완만에서 유리 바닥이 설치된 보트를 타면 맑은 바다가 발아래 펼쳐진다. 이시가키는 주변 섬을 알차게 둘러보기에도 제격이다. 고하마, 다케토미, 미야코로 이동하기 편리하기 때문이다. 

오키나와 고하마
오키나와 고하마

가장 먼저 찾은 곳은 고하마. 이시가키에서 페리로 약 이십여 분이 걸린다. 스노클링을 즐기기 위해 보트로 갈아탔다. 마침내 다이빙 포인트에 보트가 도착하는 순간 맑은 바다 빛깔에 환호가 쏟아진다. 물이 너무 맑은 나머지 보트의 그림자가 해저에 그대로 비친다. 가장 깊은 곳은 30m 정도 되지만 바닥까지 훤히 들여다보인다. 10분 정도 가이드에게 설명을 듣고 드라이슈트로 갈아입었다. 오리발을 차고 수경을 쓰고 바다로 첨벙 뛰어든다. 각양각색의 산호초가 화려하게 펼쳐진다. 과연 다이버들에게도 인기가 높은 다이빙 포인트답다.

 
바다를 마음껏 탐험한 뒤 뱃전으로 올라와 드러눕는다. 뭉게뭉게 솜사탕 같은 구름이 느릿느릿 하늘을 헤엄친다. 여행을 떠나와서 하늘을 볼 때마다 새삼 감회가 새롭다. 매일 보는 하늘인데도 떠나오면 어찌나 새로운지. 하늘을 볼 수 있다는 건 여유롭다는 방증이라서일까. 숙소로 돌아와 서서히 저물어가는 노을을 바라보며 내일 하루를 또다시 기약해본다. 하나 둘 머리 위로 돋아나는 별이 꼭 나침반 같다. 

오키나와 미야코지마
오키나와 미야코지마

미야코는 미야코


투명한 물빛이 찬란하게 일렁인다. 미야코의 아름다운 색은 ‘미야코 블루’라는 본연의 이름으로 불린다. 일본의 아름다운 해변을 꼽는다면 항상 상위권으로 꼽힐 정도. 평탄한 지형 덕에 바다로 흙이 흘러가지 않아 절경을 자랑하는 해변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아름다운 풍경에 즐길 거리가 빠질 수 없다. 미야코는 해양스포츠의 천국으로도 통한다. 


스나야마 비치는 한가롭게 일광욕을 하며 자연을 만끽하고 싶은 곳이다. 스르르 밀려왔다 어느새 자취를 감추는 파도의 움직임을 보고 있노라면 생각에 빠지게 된다. 나만의 속도로 세상에 부딪히고, 때로는 물러날 줄 아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조급해하지 말고 나만의 리듬으로 세상에 한 발자국씩 내딛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스노클링, 펀 다이빙 등 다양한 해양스포츠를 마음껏 즐기며 힘을 얻어 간다. 인생도 여행처럼 마음껏 즐겨보겠노라고. 

오키나와 미야코지마
오키나와 미야코지마

동남쪽으로 이동하면 일본 100대 절경인 히가시헨나자키에 닿는다. 동그란 바위가 에메랄드빛 바다에 둥둥 떠 있고, 저 멀리 흰 등대는 바다를 지키는 중이다. 쏟아지는 햇살에 따라 물빛이 실시간으로 바뀌고, 간질간질 따스한 바람이 콧등을 지난다. 숨을 한 번 깊게 들이쉬니 찌들었던 마음까지도 깨끗이 씻겨나가는 기분이다. 

오키나와 미야코지마
오키나와 미야코지마

넓은 해변을 원한다면 요나하마에하마로 향하자. 저 멀리 깊은 바다의 네이비블루 빛깔이 백사장을 향해 다가오며 점차 투명하게 바뀌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미야코섬 최대 규모의 해변으로, 이국적인 풍경을 자랑하는 덕에 일본인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다고. 

이케노야마 캠핑장 호수
이케노야마 캠핑장 호수

●캠핑이 그리울 땐  
후쿠오카

온몸이 가뿐하다. 후쿠오카 현지 캠핑장은 웬만한 장비는 다 갖추고 있으니 꼭 필요한 것만 챙겨 가볍게 떠나도 문제없다. 

 

숲에서의 하룻밤


캠핑장으로 가는 길은 온갖 유혹으로 가득하다. 캠핑 명품 브랜드 스노우 피크 다자이후점에서는 한국에는 없는 한정판 소품부터 솔깃한 세일 품목까지 가득. 가볍게 떠나왔건만 어느새 가방을 채우게 된다. 이어 유메타운 야메점에 들러 식재료를 구입했다. 저렴한 육류부터 마트표 회, 7도의 스트롱 캔맥주를 담고 나서야 발걸음을 재촉했다.

이케노야마 캠핑장

드디어 이케노야마 캠핑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별의 고향이라는 뜻의 호시노 무라에 위치해 벌써부터 밤이 기다려진다. 밤에 별 문화관(천문대)에 올라가면 장관을 볼 수 있다고 하니 이리도 낭만적일 수가! 미리 예약한 로지에 도착해 식재료를 내려놓고 캠핑 사이트로 향한다. 텐트를 펼쳐 뼈대를 맞추고, 에어매트에 숨을 불어넣었다. 돌돌 말아놓았던 침낭을 탁탁 펼치자 어느새 근사한 잠자리가 완성됐다. 사이트에는 깔끔하게 정비된 식수대와 화장실은 물론 쉬어갈 수 있는 벤치도 자리하고 있다. 

규슈 올레 미야마·기요미즈야마 코스
규슈 올레 미야마·기요미즈야마 코스

캠핑의 꽃은 역시 바비큐다. 잘 익은 숯불 위에 고기를 올려놓으니 맛있는 냄새가 솔솔 풍겨져 온다. 로지 안에 작은 싱크대와 가스레인지가 있고, 요리에 필요한 모든 집기를 구입하거나 빌릴 수도 있으니 마음껏 솜씨를 뽐내본다. 배를 가득 채우니 잠이 솔솔 몰려온다. 푹신하고 따뜻한 텐트에 누워 잠을 청하다 다시 밖으로 나온다. 밤은 길고, 별빛은 무한하니 사라지는 밤의 한 조각이 아쉬웠다. 


아침 일찍 일어나 규슈 올레 중 미야마·기요미즈야마 코스로 향한다. 나무에 둘러싸인 삼층석탑을 바라보다 계곡 아래 오백 나한상에게도 눈길을 건넸다. 어느새 철수할 시간이다. 빌린 장비를 반납하고, 머물렀던 자리는 깨끗하게 분리수거까지 완벽히. 두고 온 게 없는데도 아쉬움에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된다. 다음 캠핑은 하루 더 머무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 

 

●캠핑의 재미를 더하는
후쿠오카 올레길 3

 

초록에도 향기가 있다면
야메 코스

녹차 밭이 광활하니 끝이 없다. 완만한 곡선을 따라 걷는 규슈올레 야메 코스는 걷는 내내 퍼져 나오는 초록빛이 향기롭다. 호시노강 남쪽이 보이는 야마노이 공원에서 출발해 이누오 성터를 지나면, 야메중앙대다원에 이른다. 65ha 규모의 녹차 밭이 만들어내는 절경에 발걸음은 절로 느려진다. 앙증맞은 어린 녹차의 싱그러움에 힘을 얻는다. 발걸음이 가볍다. 
난이도 하  
거리 11.km  
시간 약 3시간~4시간 소요 

오감으로 걸어요 
신구 코스

후쿠오카의 신상 올레길이다. 후쿠오카의 중심인 하카타와 텐진에서 30분만 이동하면 만날 수 있다. 알찬 과육을 자랑하는 다치바나 귤밭이 바로 신구 코스의 시작. 대나무숲을 지나 오르막으로 오른다. 신구 코스의 뷰 포인트인 사랑의 언덕에서는 도시와 현해탄이 한눈에 들어온다. 약 20만 그루의 울창한 소나무 숲을 지나면 하얀 모래와 푸른바다가 펼쳐지는 신구 해안을 마주하게 된다. 
난이도 하-중  
거리 11.9km  
시간 약 4시간~5시간 소요 

섬 한 바퀴 
무나카타 오시마 코스

배를 타고 들어가야 비로소 만날 수 있으니 더욱 특별하다. 오시마섬은 후쿠오카현에서 가장 큰 섬으로, 섬을 한 바퀴 돌기만 해도 뿌듯함이 솟아난다. 코스 초입에 위치한 신사 무나카타 타이샤에서 교통안전을 기원하고 224m의 미다케산을 오른다. 약 40분을 걸어 정상의 전망대에 닿으니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인 절경이 펼쳐진다. 호흡을 가다듬고 다시 떠난다. 억새와 바다가 기다린다. 
난이도 중-상  
거리 11.4km  
시간 약 4시간~5시간 소요

시즈오카 패러글라이딩
시즈오카 패러글라이딩

●어디서나 후지산
시즈오카

후지산이 가장 가까운 곳. 시즈오카에서는 트레킹, 패러글라이딩 등 후지산을 느끼고 싶은 여행자들을 위한 다양한 아웃도어가 펼쳐진다. 

시즈오카 패러글라이딩
시즈오카 패러글라이딩

하늘 위에서 보는 후지산


시즈오카는 도쿄와 나고야 사이에 위치한 곳으로, 일본에서 가장 높은 산인 후지산을 품고 있다. 깊이 2,500m로 일본에서 가장 깊은 스루가만은 물론 오이가와 강과 미나미알프스 등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바다에서 나는 신선한 해산물과 온난한 기후가 만들어 내는 녹차, 귤, 메론 등 다양한 농산물도 즐길 수 있다.

시즈오카현을 가장 잘 즐기는 방법은 후지산을 찾아가는 것이다. 후지산에 오르기 전 후지노미야센겐타이샤 신사에 들러 안전을 기원하며 기도를 해도 좋다. 후지산 꼭대기의 눈이 녹아 내려오며 만들어진 폭포인 시라이토노타키도 일품이다. 투명하고 맑은 물을 보며 하얀 모자를 쓴 후지산 정상의 모습을 가늠해본다. 특히나 후지산 등산에서는 일출을 백미로 꼽는데, 발 아래로 펼쳐진 아침의 구름과 그 위로 떠오르는 태양의 모습이 황홀할 정도다. 

시즈오카 카누
시즈오카 카누

후지산과 함께 한 폭의 그림이 되고 싶다면 패러글라이딩에 도전! 후지산 아래 스카이아사기리에서는 패러글라이딩 체험이 가능하다. 하늘 위에 높이 뜨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이 가득하지만 거대한 후지산이 눈 앞에 펼쳐진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 외국인의 경우 강사와 함께 타는 탄뎀 코스만 선택할 수 있다. 든든한 강사가 받쳐주니 초보자여도 걱정은 필요 없다. 하늘을 날며 속이 뻥 뚫리는 상쾌함과 엉덩이에 닿는 폭신한 바람을 만끽한다. 지레 겁을 먹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가까워지는 지표면에 아쉬움만 남는다. 한국보다 저렴한 가격대로 부담도 없다. 그럼에도 두려움에 망설여진다면? 카누나 트레킹을 하며 특별한 경험으로 일정을 채워보자. 

 

이은지 기자 eve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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