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멈추면, 여행이 온다. 지금 저장해둘 여행 다섯
잠시 멈추면, 여행이 온다. 지금 저장해둘 여행 다섯
  • 손고은 기자
  • 승인 2020.12.14 11: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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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감귤나무를 구독할 수 있는 ‘당신의 과수원’
나만의 감귤나무를 구독할 수 있는 ‘당신의 과수원’

유독 시린 겨울이다. 당장에라도 온기를 찾아 떠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겠지만 지금 여행에게는 시간이 필요하다. 따뜻한 마음과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담은 *관광벤처기업들도 한 발짝 물러서서 기다리고 있다. 보다 안전한 여행을 위해 지금은 여행을 저장해둘 시간. 나중에 꺼내 보면 좋을 관광벤처기업의 신박한 여행법이 여기 있다. 


*관광벤처기업 :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관광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관광 스타트업을 말한다. 한국관광공사는 2011년부터 매년 관광벤처사업 공모전을 통해 관광벤처기업들을 발굴하고 있다. 사업화자금, 투자유치, 관광 특화 교육 및 컨설팅, 네트워킹, 국내외 홍보판로개척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지원한다. 


●수신기로 전하는 오름 이야기
더제주스토리
#트레킹이좋다 #다리가튼튼하다 #거리두고싶은데같이여행하고싶다

 

제주의 오름. 몇 번의 경험을 통해서 이미 알고 있었다. 화산활동에 의해서 만들어졌고, 생김새가 각각 재미나게 다르며, 무려 368개가 존재한다는 사실. 이 정도라면 어느 정도 오름을 안다고 자부해도 되지 않을까. 제주를 조금 안다고 이야기해도 되지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오름 도슨트 앞에서는 주름잡지 못했다.

도슨트는 라틴어로 ‘가르치다’라는 뜻이다. 주로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관람객에서 전시물을 설명하는 해설사로 통용된다. 그런 의미에서 ‘오름 도슨트’는 오름에 대해 설명해 주는 전문 해설사다. 단순히 오름에 대해서만 알려주는 것만이 아니다. 오름에 얽힌 제주의 역사는 물론 지나간 제주 사람들의 삶까지, 이제껏 몰랐던 제주의 이야기를 가득 품고 있는 그들이 바로 오름 도슨트다.

오름 도슨트와 함께 오름에 오른 건 처음이었다. 목적지는 다랑쉬 오름. 오름을 오르기에 겨울의 제주는 모든 것이 적당했다. 시원함과 쾌적함 어느 언저리의 공기는 유난히 가벼웠으며, 살랑거리는 파란 바람은 오름을 오르며 흘릴 한바탕의 땀을 식혀주기에 충분했다. 언택트 시대에 맞춰 개인별 수신기를 전달받았다. 거리를 두고 이동함에도 이어폰을 꼽고 도슨트의 설명을 들으며 오를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야기는 수신기를 타고 시작됐다. 제주도의 오름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그리고 오늘 탐방하게 될 다랑쉬 오름의 높이와 모양새 등 안내판의 딱딱한 글자에서는 읽히지 않던 정보가 귀에 쏙쏙 박혔다. 한바탕 설명을 들었으니 가볍게 출발해볼까 싶은데, 제주도 오름 중에서는 7번째로 높다는 말이 발걸음을 무겁게 만들었다. 혹시나 뒤처지면 어쩌나 걱정하자, “천천히 설명을 들으면 어느새 정상일걸요?”라는 오름 도슨트의 답변이 돌아온다.

탐방로는 빽빽한 삼나무로 둘러싸인 계단부터 시작됐다. 가볍게 몇 계단을 올랐을까. 평범한 길에서 도슨트가 멈춰 섰다. 보라색 엉겅퀴였다. 바이킹이 스코틀랜드를 침략할 당시 엉겅퀴에 찔린 바이킹이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적의 정체를 알아챈 스코틀랜드가 승리하게 됐고, 그래서 엉겅퀴가 스코틀랜드의 국화가 되었다는 이야기였다. 제주의 오름에서 스코틀랜드의 국화를 알게 될 줄이야. 그저 오름에 얽힌 몇 가지 이야기를 듣겠지, 라는 예상과 다르게 발걸음을 떼면서 보이는 식물 하나하나, 풍경 한 장면 한 장면에 여러 이야기를 담았다.

 

탐방로에 피어난 수크렁에서는 결초보은의 전설이, 분화구에서는 다랑쉬 오름과 관련된 제주 4.3사건의 슬픔, 난개발로 훼손된 제주 자연의 히스토리까지, 어느 하나 쉬이 놓칠 수 없는 이야기들이 끝도 없이 쏟아져 나왔다. 흥미로운 이야기 덕분에 힘듦은 사라진지 오래. 오름 분화구는 분할 때 봐야한다는 ‘아재 개그’를 마지막으로 정상에 도착했다. 사방으로 제주의 풍경이 펼쳐졌다. 멀리 보이는 성산 일출봉부터, 소처럼 누워있는 우도, 아기자기 귀엽게 보이는 제주의 마을 모습들까지. 오늘의 제주가 조금 다르다고 느껴지는 건, 조금씩 거리를 두고 걷는 오름에서 수신기를 통해 귀에 새겨진 이야기가 마음속으로 직행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오름 도슨트 체험 관련 정보
업체명 : 더제주스토리
이용료 : 2만5,000원(현재 1만5,900원으로 프로모션 중) / 미취학 무료
오름도슨트체험 : 금오름, 다랑쉬오름, 왕이메오름, 따라비오름 중 선택 가능
체험시간 : 약 2시간(문의)
문의 : 064-711-6482
홈페이지 : www.thejejustory.com
인스타그램 : @the_jejustory

*코로나19 관련 안전 수칙 : 탐방객들은 오름 체험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2m 간격을 유지해야 한다. 간격을 유지하면서도 개인 수신기를 통해 도슨트의 해설을 들을 수 있다. 


●나의 감귤나무와 일년 사계절
당신의 과수원
#구독왕 #겨울만되면손끝이노랗다 #나만의감귤나무를원한다

 

가을바람의 온도가 서서히 떨어지고 겨울의 문턱으로 들어설 무렵, 제주는 아기자기한 노란색으로 채워진다. 그 주인공은 바로 감귤나무. 나의 감귤나무를 보러 ‘당신의 과수원’으로 향했다.

포근함을 가득 품은 당신의 과수원은 감귤 나무와 인연을 맺을 수 있는 제주 유일의 과수원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홈페이지에서 멤버십에 가입하면 웰컴 키트와 함께 나만의 감귤나무가 생기게 되는 것인데, 그저 온라인으로 ‘감귤나무가 생겼어요’ 하고 끝나지 않는다. 과수원을 방문해 감귤나무가 자라는 과정을 함께 볼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방문 전 예약은 필수다. 일요일을 제외한 오전 10시, 오후 2시에만 방문 가능하지만, 이런 예약 시스템 덕분에 다른 회원과 시간이 겹치지 않아 오롯이 나만의 과수원을 즐길 수 있다.

당신의 과수원에서 사계절은 꽤나 즐길거리가 다양하다. 하얀 귤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봄날에는 귤꽃 따기 체험이 가능하고, 뜨거운 햇살이 매력적인 여름에는 초록색 풋귤을 만날 수 있으며, 노랗게 귤이 익는 가을부터 겨울이면 직접 딴 귤을 맛볼 수 있다. 단순히 감귤과 관련된 체험만 있는 것도 아니다. 과수원 사이에 위치한 오두막에서 맛있는 차 한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으며, 감귤나무 사이에 위치한 ‘불멍존’에서는 생각을 잠시 내려놓고 타닥타닥 소리와 함께 ‘불멍’을 즐길 수도 있다. 나무 명패에 소원을 새겨 감귤나무에 걸어놓는 것 역시 놓칠 수 없는 특별함이다.

포동포동하게 익은 귤 앞에서 군침을 삼키며 가위를 잡았다. 처음 느끼는 수확의 즐거움에 허둥지둥 몸이 바빠졌다. 머릿속에서는 속도를 내보라 재촉하지만 나의 감귤 나무라는 생각에 혹여나 아프지 않을까 걱정스러웠다. 조심스레 딴 감귤은 어느새 바구니에 한가득. 급한 마음에 오두막에 앉기도 전부터 귤을 까고 말았다. 입 안 가득 상큼함이 채워졌다. ‘지금까지 먹었던 감귤과는 차원이 다른데?’ 라고 느껴졌다면 단순히 수확의 기쁨에서 오는 착각만은 아닐 것이다. 올해 당신의 과수원에서 생산된 귤은 제주도에서 감귤 농사 좀 짓는다는 분들이 참여하는 국제 감귤 박람회 감귤 품평회에서 무려 ‘금상’을 차지했다. 그 말은 모두의 귤 맛 레벨을 업그레이드해주기에 충분하다는 이야기이다.

이렇게 맛있는 감귤은 어떻게 탄생할 수 있는 것일까? 그 답은 타이벡(Tyvek)을 사용한 피복 재배에 있다. 타이벡은 건축에서 방수용으로 쓰이는 자재로, 감귤나무 밑에 깔아 주면 빗물이 땅으로 스며드는 것을 방지해 준다. 덕분에 감귤나무는 불필요한 수분을 흡수하지 않아 높은 당도를 유지할 수 있는 것. 감귤을 한꺼번에 따지 않는 것도 나름의 방법이다. 햇빛을 가장 많이 받아 익은 나무 꼭대기 감귤부터 순서대로 수확하여, 온전히 익은 상태의 감귤만 회원들에게 제공된다. 이렇듯 적절한 재배법에 전문가의 농사 솜씨가 더해지니, 당신의 과수원 감귤은 오늘도 맛있음을 머금은 채 자라고 있다.

 

아무도 없는 조용한 과수원에 앉아있노라니 어릴 적 시골집의 따스함이 떠올랐다. 노란색으로 채워진 감귤나무에서 새어 나오는 노랑 온도 때문이 아니었을까. 수확의 기쁨을 주었던 감귤은 한 알, 두 알 먹다 보니 금세 동이 나 버렸고, 조금 노래진 손바닥과 입 안 가득 달달한 행복을 남겼다. 나만의 감귤나무를 가지고 있다는 건 이렇게나 벅찬 일이다.

당신의 과수원 체험 정보
업체명 : 당신의 과수원
이용료 : 회원제 운영 / 햇귤회원 3만원
문의 : 064-799-9333
홈페이지 : www.yourfarm.kr
인스타그램 : @yourfarm2018

*코로나19 관련 안전 수칙 : 온라인 멤버십 서비스를 통한 언택트 관광이 가능하다. 과수원 방문은 회원들을 대상으로 정해진 시간에 사전 예약제로 운영된다. 


●카카오에서 시작되는 맛있는 식탁
카밀라의 식탁
#먹는게제일좋아 #카카오대주주 #스토리를담은코스요리

 

카카오 하면 두 가지가 떠오른다. 우리가 흔히 먹는 초콜릿의 재료 카카오와 ‘카톡, 카톡’하고 울리는 카카오톡 메신저. 그런데 그거 아는가? 카카오는 단맛보다는 중독성 있는 씁쓸한 맛을 매력적이라는 사실, 그리고 카카오가 족발과 환상궁합을 이룬다는 사실을 말이다.

당황스러운 사실은 ‘카밀라의 식탁’에서 알게 됐다. 카밀라의 식탁은 제주 세화리에 위치한 ‘카카오 패밀리’에서 진행하는 소셜 다이닝 프로그램이다. 약 2시간 동안 카카오라는 식재료와 제주의 로컬 식재료로 만든 코스 요리가 이어지는데, 맛있는 한 접시가 내어지는 순간, 맛있는 이야기가 더해진다. 입안에서는 신선한 식재료들의 맛의 향연이, 눈과 귀로 흘려 들어오는 이야기에서는 재미가 콸콸 넘친다.

달빛이 세화 앞바다에 모습을 드리울 무렵, 카밀라의 식탁에는 조명이 켜졌다. 건물 외벽에 남겨진 이전 가게의 흔적 ‘흑족발’이란 문구가 의아했지만, 까르르 웃음소리와 달큼 쌀쌀한 초콜릿 향기가 이곳이 카밀라의 식탁이라는 걸 자연스레 알려줬다.

잔잔한 배경음악과 함께 처음 나온 음식은 초콜릿 색깔의 스프. 이름은 ‘흙에서 자란 숲’이다. 메뉴 이름부터 예사롭지 않다 싶은데, 콩장님의 설명이 이어졌다. 과테말라와 제주는 모두 화산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어 농작물의 자람이 비슷하단다. 그래서 제주의 땅에서 나고 자란 농작물과 과테말라에서 자란 카카오를 한 번에 맛볼 수 있는 음식을 생각하면서 만든 것이 바로 ‘흙에서 자란 숲’인 것이다. 콩장님의 한마디가 더해졌다. “스프에는 마야인들이 처음 먹었던 다섯 가지 식재료가 들어있어요.” 입안이 분주해졌다. 다섯 가지 맛을 찾겠노라는 의지였다. 정답은 ‘카카오, 고추, 후추, 바닐라빈, 시나몬’이다. 정답을 알고 먹으니 그냥 먹었다면 느낄 수 없었던 맛들이 느껴졌다. 언뜻 매운맛이 스치고, 고소함이 자주 부딪혔다. 과테말라와 제주의 흙이 품어낸 맛이 이토록 매력적이라니.

코스에 제공되는 모든 요리에도 독특한 이름과 이야기가 담겨있었다. 제주의 메밀과 카카오로 만들어진 빙떡으로 제주4.3사건과 동백의 이야기를 접시에 그린 ‘사. 삶 아카이빙’과 신선한 맛을 전해주는 고마운 풀들에 대한 찬사를 담은 ‘땡스풀’이 순서대로 펼쳐졌다. 

‘멜랑꼴리’라는 이름을 가진 족발 요리는 제주 멜젓이 카카오와 함께 튀일 형태로 제공됐는데, 콩장이 유일하게 즐기지 못한 제주 멜젓 극복기를 담은 요리였다. 이어서 ‘입가의 미소’가 올라왔다. 유럽에서는 보통 메인 요리를 먹기 전 입가심 요리를 먹는다는 것에 착안한 코스다. ‘입가의 미소’는 제철에 맞는 재료를 가지고 셔벗 형태로 제공이 된다. 

한바탕 입안을 개운하고 했으니 이제 남은 것은 몰레 소스로 만들어진 주인공 요리 ‘몰레 만들어진 영웅’이다. 멕시코 사람들이 카카오와 기타 여러 재료들을 맷돌에 갈아서 만든 몰레라는 소스를 곁들인 닭 요리다. 은근한 카카오향이 닭의 육즙과 함께 풍미 가득 입안에 담겼다. 그렇게 카카오의 반전이 가득 담긴 식사는 끝이 났다.

코스요리가 진행되는 동안 로컬에서 생산되는 식재료를 통한 요리로 농민을 생각하고, 카카오를 이용해 소비자의 건강한 먹거리를 생각하는 콩장님의 마음 씀씀이가 식탁을 가득 매웠다. 덕분에 마음 한구석에 건강함이라는 새싹이 자라났다. 카밀라의 식탁이 내어준 마지막 선물이었다.

카밀라의식탁 체험 정보
업체명 : 카카오패밀리
이용료 : 5만원
문의 : 064-782-1238
블로그: blog.naver.com/cacaofamily_jeju
인스타그램 : @cacaofamily.official

*코로나19 관련 안전 수칙 : 테이블 내 안전거리를 확보해 식사를 진행하며 입장 전 손소독 및 발열체크는 필수다. 


●자꾸만 건너고 싶은 다리
브리피(Briphy)
#여행은인생샷 #똥손에서금손으로 #요즘출사여행클라스가궁금해

 

여행도 혼자가 좋다는 시대. 그럼에도 꾸준한 불변의 가치는 있는 법. 이를테면 ‘같이의 가치’가 그렇다. 사진과 여행의 단순한 공통점이기도 하다. 같이 하면 더 재미있다는 것. 여기 그 ‘재미’ 좀 아는 이들, 브리피(Briphy)가 있다.

SNS에서 유명한 스타작가들과 한 달에 한 번, 출사여행을 떠날 수 있다 ⓒ브리피
SNS에서 유명한 스타작가들과 한 달에 한 번, 출사여행을 떠날 수 있다 ⓒ브리피

한 달에 한 번. 여행과 사진에 진심인 사람들이 모여 전국으로 출사여행을 떠난다. 여행지는 주로 제주도, 여행의 이유는 제각각이다. 사진을 잘 찍고 싶거나, 이미 잘 찍지만 오로지 함께하는 여행이 좋아서. ‘인생샷’에 대한 갈증과 기대도 이유 중 하나다. 투어를 이끄는 사람은 SNS에서 유명한 스타작가들이다. 이도저도 아니고, 그저 순수한 팬심 가득 장착하고 작가만을 보고 오는 이들도 있(많)다는 얘기다. 현재 브리피에서 활동하는 스타작가들은 약 10명 정도다. 작가 선정 기준에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가 한 축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유일한 척도는 아니다. 유명하진 않아도 출중한 실력과 독특한 콘셉트를 가진 작가들도 라인업에 올랐다. 가령 유독 자연광을 잘 쓴다거나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영정사진을 찍어주는 작가들도 브리피의 사랑을 받는 중이다.

ⓒ브리피
ⓒ브리피

브리피의 예약 페이지를 통해 출사자들이 모집되면 비로소 여행이 시작된다. 그들의 여행은 말하자면 끝없는 ‘담기’의 연속이다. 네모난 카메라 뷰파인더 안에 산을 담고, 바다를 담고, 그보다 넓은 세상을 담는다. 그렇다고 풍경만 담는 건 아니다. 서로의 모습도 끊임없이 담고, 또 기꺼이 담긴다. 채우고 채우다보면 비워지는 건 오로지 일상의 해묵은 걱정들. 그리고 만남을 기념하며 소소하게 기울이는 술잔뿐이다.

ⓒ브리피
ⓒ브리피

코스는 회사에서 일괄적으로 정해주는 획일화된 일정과는 다르다. 어디를 갈지, 뭘 먹을지, 어떤 걸 찍을지는 작가들 스스로 자유롭게 정한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무장한 투어 코스들에는 무엇보다 개성이 깃들어있다. 언택트 시대에 맞는 한적한 여행지는 물론, 여행 좀 했다하는 사람들한테도 낯설다는 숨은 명소들까지 다채롭다. 고요한 숲속에서 반딧불이 촬영을 한다거나, 주소도 없고 간판조차 전무한 가게들을 요리조리 찾아다니는 식이다.

 

참가자들의 연령층은 역시 2030이 압도적이다. 브리피 상품의 홍보 마케팅이 인스타그램에서 주로 이뤄지는 탓이다. 그중 특히 혼행족들의 관심이 뜨겁다. 소그룹 투어의 특성상 소외되는 사람도 없고, 여행과 사진의 교집합 속에서 혼자여도 외롭지 않은, 만남과 소통의 장이기 때문이다. 사진의 매력 때문에 갔다가 사람의 매력에 빠지는 바람에 두 세 번씩 반복해서 투어에 참여하기도 하고, 여행이 끝난 뒤에도 참여자들끼리 자체적으로 친목 모임을 형성하기도 한다고. 코로나19 여파로 여행이 불발될 때는 사진 강의를 통해 아쉬움을 달래볼 수도 있다. 브리피에서는 11월부터 3회에 걸쳐 주니포토 이준희 작가의 어도비 라이트룸 사진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브리피
ⓒ브리피

12월로 사업을 시작한 지 딱 반 년 째. 따끈따끈한 신생 스타트업인 브리피는 내년에 더욱 ‘핫’해지기 위한 준비운동에 한창이다. 브리피의 웹사이트는 올해 12월 말 정식 오픈한다. 웹사이트에서는 작가와 소비자가 사진과 영상을 쉽게 주고받는 등 원활한 소통을 할 수 있는 매니지먼트 툴을 선보일 예정이다. 브리피 앱도 내년 상반기에 만나볼 수 있다. 투어 예약, 결제, 작가와의 소통도 모두 간편하게 하나의 앱에서 가능해진다. 지역 기반 스냅사진 매칭 서비스를 통해 스냅촬영은 촬영 시간이 길고 비싸다는 기존의 편견에도 맞설 예정이다.

 

‘그래서 브리피가 뭔가’라고 누군가 묻는다면, 나는 결국, ‘다리’라고 답할 것이다. 이름(Bridge to Photo/Videography)부터도 그렇지만 역할과 정체성에 있어서는 더 그렇다. 브리피는 사진작가와 여행자, 여행과 사진, 궁극적으론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주는 튼튼한 가교다. 브리피의 다리가 한층 견고해질 즈음. 이왕이면 날씨는 따뜻했으면, 세상은 좀 더 건강해질 무렵이었으면 한다. 그들이 만들어갈 그 다리를 ‘함께’ 건너고 싶다.

업체명 : 브리피
상품가 : 제주 상품 58만원~
문의 : 010-2707-4411
홈페이지 : www.briphy.com
인스타그램 : @briphy_official

*코로나19 관련 안전 수칙 : 마스크 및 손소독제를 제공하고 참가 전 발열을 체크한다. 


●자유로운 여행을 허하라
럭스테이(LugStay)
#뚜벅이 #자유로운영혼 #일상을여행처럼

 

여행의 본질은 이동에서 비롯된다. 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어디론가 이동하고, 또 이동하는 모든 여정이 여행이다. 올해는 이동의 제한으로 여행 몸살을 앓고 있지만, 여행을 일상처럼, 일상을 여행처럼 실천하고 있다면 우리의 여행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자유로운 이동이 자유로운 여행을 만든다. 돌이켜보면 여행 중 ‘짐’ 때문에 발목 잡힌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대부분의 여행에서는 체크아웃 이후 공항으로 가기 전까지 남은 시간은 호텔에 맡긴 짐 때문에 호텔 근처에서 시간을 보내도록 일정을 조정하거나 교통비에 많은 비용을 지출해야했고, ‘득템’ 찬스를 놓칠 수 없어 구매한 물건들이 꽤나 무거워 다시 호텔에 들르거나 끙끙대며 들고 다녀야했던 적이 많았다. 누가 좀 잠깐 맡아주면 좋겠는데 마땅치 않아 난감했던 순간, ‘차라리 버리고 갈까’, 문득 고민했던 순간과 같은 그 애매한 상황이 자유로운 이동을 방해했다. 비단 이런 상황은 낯선 곳에서만 벌어지지 않는다. 짐으로부터 해방이 필요한 순간은 불쑥불쑥 찾아온다. 

럭스테이(LugStay)는 이런 불편한 순간을 정확히 알아채고 공간을 공유하는 서비스를 내놓은 케이스다. 사물함이나 서비스 센터를 신설하지 않고 시내 곳곳에 위치한 상점들의 유휴공간을 활용하는 것. 얼마 전 작정하고 물건을 살 일이 생겨 아예 캐리어를 들고 남대문을 방문한 적이 있다. 도매상가의 좁은 길과 여러 계단을 오르내리기 위해선 일단 캐리어로부터의 자유로워야 했다. 럭스테이 앱에 접속했다. 럭스테이에 등록된 전국 약 700여개 상점들이 내 위치를 중심으로 지도에 핀을 꽂았다.

 

등록된 상점은 카페부터 부동산, 문구점, 사진관, 식당 등 다양했다. 동선에 가장 효율적인 상점을 선택해 운영시간을 확인한 다음 맡기는 물건의 크기와 개수, 보관 시간을 미리 지정하고 결제까지 매끄럽게 진행됐다. 예약된 상점에 가서 QR 티켓을 보여주면 캐리어 체크인 끝. 짐을 맡기는 시간은 1시간으로 지정했지만 사람 일은 모르는 법. 시간이 초과되면 10분마다 100원~150원씩 자동으로 연장되니 초조하지 않아도 괜찮았고, 안전하게 보관된 캐리어에 쇼핑한 물건을 담아 유유히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지난해 기준 럭스테이 이용자의 약 70%는 일상생활 중 서비스를 이용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한다. 데이터를 살펴보면 캐리어나 배낭 외에도 쇼핑한 물건, 꽃다발, 유모차, 악기나 킥보드 등 더 다양한 물건이 보관된 것을 미루어보아 일상이라는 여행에서도 이동의 자유가 필요한 순간은 꽤 잦은 듯하다.
럭스테이는 이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초부터 보관 서비스를 배송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A지점에서 보관한 짐을 B지점에서 받을 수 있는 형태다. 럭스테이가 보다 더 자유로운 이동을 위한 연장선을 그리고 있는 덕에 몸도 마음도 가뿐하다.

업체명 : 럭스테이
상품가 : 기본요금(1시간 기준) 스몰(S) 2,000원, 라지(L) 3,000원, 추가요금 10분당 각각 100원, 150원, 1일 최대 각각 6,000원, 9,000원
문의 : 1877-9727
홈페이지 : www.lugstay.com
인스타그램 : @LugStay.official

* 코로나19 관련 안전 수칙 : 상점별로 발열여부 체크, 마스크 착용, 손소독제 이용 등 매뉴얼을 상시로 체크하고 이에 위배되는 상점은 호스트에서 배제하고 있다. 안심 QR 티켓으로 별도의 대화나 접촉 없이 보관 및 수령이 가능하다. 


글‧사진 손고은, 곽서희 기자, 정영은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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