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고 있어 일본여행] 낯설어 반가운 도시
[기다리고 있어 일본여행] 낯설어 반가운 도시
  • 이은지 기자
  • 승인 2021.01.05 1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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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periences in JAPAN Cities
나고야 TV타워에서 내려다 본 나고야 시내의 야경
나고야 TV타워에서 내려다 본 나고야 시내의 야경

어딜 둘러보아도 모르는 것 투성이다. 그래도 좋다. 여행은 원래 낯선 곳으로 내딛는 발걸음이니. 색다른 풍경에 두리번거리며 도시 구석구석을 누비다 보면 서서히 현지의 온도에 스며든다. 어느새 주변을 둘러싼 공기가 더 이상 이질적이지 않다. 도시와의 낯가림이 끝났다는 증거다. 한 걸음 더 다가가볼까? 일본의 도시에서는 오래된 역사와 현대가 함께 어우러진다. 목이 빠져라 올려다봐야 하는 고층 빌딩이 가득한 대도시, 사람들의 손때가 묻은 듯 고즈넉한 전통마을, 가만히 마음을 달래고 싶은 소도시까지. 모두 사람과 함께 숨을 쉬기에 도시는 생명력을 지닌다. 발길 닿는 곳마다 다정하고 친절한 현지인들의 미소가 가득하다. 사람이 있기에 도시는 존재하고, 여행자들은 도시로 물처럼 자연스레 흘러들어온다. 계획이 없어도 좋다. 무작정 걸음을 옮겨보자. 굳이 찾아가지 않아도 도심 곳곳에는 다채로운 매력이 넘쳐흐른다. 자꾸만 일본 도시 여행의 추억을 꺼내보고 싶은 이유다. 

●홋카이도  
가만히 바라보기


반복되는 일상에 지친 마음을 달래고 싶다. 
복잡한 마음을 훅 던져버리고 싶다. 그럴 땐 화려하지
않아도 좋은 홋카이도의 소소한 풍경을 찾는다. 

TV타워에서 삿포로 전경을 즐기고 오도리 공원에서 여유를 만끽해보자
TV타워에서 삿포로 전경을 즐기고 오도리 공원에서 여유를 만끽해보자

눈이 올까요? 삿포로


삿포로는 홋카이도에서 유일하게 도시여행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홋카이도의 경제 중심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포근히 흰 눈이 덮인 거리 사이로 노면전차가 덜커덕거리며 지나가는 낭만적인 모습을 보고 있자니 그저 느긋함과 평화로움이 밀려온다. 조금 더 여유를 즐겨볼까? 삿포로 도심 한가운데 길게 자리한 오도리 공원으로 향한다. 봄에는 꽃축제, 여름에는 맥주축제, 가을에는 오텀페스트(미식축제), 겨울에는 눈꽃축제가 열리는 곳이다. 사계절 내내 볼거리로 가득하다는 말씀. 계절마다 다양한 삿포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공원을 배경으로 넋 놓고 있자니 더할 나위가 없다. 시선 끝에 뾰족한 타워가 걸린다. 바로 오도리 공원을 대표하는 TV타워다. 1957년 세워진 전파탑으로 삿포로 오도리 공원 동쪽에 자리하며, 지상 90m 높이에 있는 전망대에 올라서면 삿포로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애주가들의 핫스폿 삿포로 맥주박물관
애주가들의 핫스폿 삿포로 맥주박물관

삿포로 하면 맥주부터 떠오르는 건 비단 애주가여서만은 아닐 테다. 맛 좋은 술을 빼놓고 일본을 논할 수 없으니. 삿포로맥주박물관은 옛 제당건물을 개조해 운영하고 있다. 박물관에서는 1876년부터 시작된 삿포로맥주의 역사를 살피고, 비어홀에서는 1881년 당시 제조법으로 만든 고전식 맥주를 맛볼 수 있다. 박물관 1층에서는 맥주잔 속에 들어간 듯한 재미있는 사진을 연출할 수 있는 스폿도 마련돼있다. 한껏 둘러봤으니 노면전차에 몸을 싣는다. 내선순환과 외선순환 노선이 각각 운영되는데, 모두 삿포로 핵심 관광지를 지난다. 거리에 상관없이 성인 200엔, 어린이 100엔이면 이용할 수 있다. 랜드마크인 니카상 네온사인을 배경으로 사거리를 교차하는 전차의 모습을 남겨도 좋다. 

오도리 공원 

주소  7 Chome Odorinishi, Chuo Ward, Sapporo, Hokkaido 060-0042    
전화  +81 11 251 0438  
홈페이지  www.sapporo-park.or.jp/odori

삿포로 TV타워 
주소  1 Chome Odorinishi, Chuo Ward, Sapporo, Hokkaido 060-0042
문의  +81 11 241 1131  
홈페이지  www.tv-tower.co.jp
입장료  성인 720엔, 고등학생 600엔, 중학생 400엔, 초등학생 300엔, 유아 100엔

오타루 운하에 노을이 내려앉는다
오타루 운하에 노을이 내려앉는다

누구에게나 낭만이, 오타루


옛 감성에 빠져든다. 삿포로에서 약 40분을 달려 오타루에 도착했다. 오타루는 탄광과 무역으로 한때 홋카이도 제2의 도시로 번성했던 곳으로, 곳곳에 자리한 이국적 건축물이 인상적이다. 각국의 다양한 문화를 받아들이며 무역으로 번성하던 당시 모습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3층짜리 건물이 눈에 띈다. 마치 동화 속 가게 같은 오타루 오르골당에 들어섰다.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오르골당은 약 1만5,000점의 오르골을 보유하고 있다. 상점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다양한 오르골을 전시해놓은 하나의 박물관 같기도 하다. 반짝이고 예쁜 것들을 바구니에 이것저것 담다 보니 양손은 무거워지고, 지갑은 홀쭉해졌지만 마음만은 풍요롭다.  

반짝이는 오르골에 설렘이 가득
반짝이는 오르골에 설렘이 가득
유람선은 오타루 운하를 즐길 수 있는 한 방법이다
유람선은 오타루 운하를 즐길 수 있는 한 방법이다

정처 없이 거리를 걸었다. 오르골당이 있는 여행자의 거리에서 오타루 운하까지는 걸어서도 충분히 갈 수 있다. 오타루 운하는 과거에는 무역의 중심지, 현재는 대표 관광 명소의 역할을 하니 오타루의 상징이라 해도 무방하다. 무역항이었던 운하의 일부를 산책로로 조성하고, 오래된 창고를 상점과 레스토랑으로 개조했다. 10분 정도면 왕복이 가능한 운하 산책로를 천천히 따라 걷는다. 한적한 낮의 운하에는 그림을 그리는 화가들과 버스킹을 하는 이들이 드문드문 자리하고 있었다. 오타루 특유의 차분한 분위기가 몽글몽글 피어올랐다. 오타루 운하는 야경으로도 유명하니 이곳에 가만히 앉아 오타루의 하루를 온전히 느껴보는 것도 좋다. 

눈 쌓인 오타루 전경
눈 쌓인 오타루 전경

오타루 오르골당
주소  4-1 Sumiyoshicho, Otaru, Hokkaido 047-0015
문의  +81 13 422 1108  
홈페이지  www.otaru-orgel.co.jp

하얀 물결이 매력적인 비에이 흰수염 폭포
하얀 물결이 매력적인 비에이 흰수염 폭포
아이누의 역사가 펼쳐지는 국립 아이누 민속박물관
아이누의 역사가 펼쳐지는 국립 아이누 민속박물관

아이누와의 만남 우포포이


공존과 상생이 깃들었다. 우포포이는 홋카이도 원주민인 아이누의 역사와 문화를 계승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언어, 음악, 무용 그리고 종교관까지 아이누 고유의 문화를 오롯이 체험할 수 있다. 국립 아이누 민속박물관에서는 영상과 전시로 아이누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국립민족 공생공원에서는 오감으로 아이누 문화를 즐길 수 있다. 체험교류홀에서는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아이누의 전통춤과 악기 연주가 펼쳐지고, 체험학습관에서는 아이누 요리 조리 및 시식도 가능하다. 아이누 수공예를 접할 수 있는 공간과 전통 가옥이 넓게 펼쳐진 포로토호수와 어우러져 운치를 자아낸다. 2020년 오픈한 신상 목적지로 일본을 한 걸음 더 깊이 느끼고 싶다면 더더욱 주목할 것! 

갤러리 탁신관에서는 비에이의 사계절을 만날 수 있다. 자작나무숲도 훌륭한 사진스폿
갤러리 탁신관에서는 비에이의 사계절을 만날 수 있다. 자작나무숲도 훌륭한 사진스폿

사색의 마을 비에이


눈의 왕국답게 눈이 닿는 곳마다 눈이 차곡차곡 쌓였다. 일본의 사진작가 ‘마에다 신조’는 우연히 방문한 비에이의 풍경에 매료돼 30년 간 비에이의 아름다움을 사진에 담았다. 조용한 시골 마을이었던 비에이는 그의 손에서 탄생한 사진으로 사랑받는 관광지로 재탄생했다. 어떤 사진이었길래 한순간에 유명 관광지가 된 것일까? 그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갤러리 ‘탁신관’에서 그 답을 찾아본다. 갤러리 안의 작품들은 아름다운 비에이의 사계절을 담아내고 있었다. 그의 애정 어린 시선과 마음이 사진으로 전해졌다. 하얀 자작나무 숲은 갤러리를 찾은 이들에게 주어지는 선물 같은 풍경이다. 빼곡히 심어진 자작나무 사이로 난 길을 자박자박 밟는다. 걷다 보니 알 것 같다. 그는 비에이를 사랑할 수밖에 없었다는 걸. 

 

우포포이
주소  Shiraoi, Shiraoi District, Hokkaido 059-0902
홈페이지  ainu-upopoy.jp
입장료  성인 1,200엔, 고등학생 600엔, 중학생 이하 무료


탁신관
주소  Takushin, Biei, Kamikawa District, Hokkaido 071-0474
홈페이지  www.takushinkan.shop

 

●구마모토에서의 하루


낯설면서도 익숙한, 겪어보지 못했음에도 어쩐지 알 것만 같은. 구마모토에는 오래된 시간의 태엽이 감겼다. 

비 오는 구마모토는 운치가 가득하다
비 오는 구마모토는 운치가 가득하다

소소하니 충분한


아소산과 온천 여행, 규슈 여행 주요 경유지, 탄탄한 구마모토성. 구마모토 하면 떠오르는 것들이다. 그럼에도불구하고 그럴 때가 있다. 왠지 소소한 여유가 그리울 때. 기분 따라 자박자박 구마모토 구석구석을 걸었다. 구마모토 시내에는 길어야 두 량 짜리인 노면 전차가 레일 위를 덜컹거리며 달린다. 쉽게 만날 수 없는 진풍경에 절로 시선을 빼앗긴다. 과거와 현재가 조화롭게 달리며 사람과 어우러진다. 이내 발걸음을 돌려 극장 덴키칸으로 향한다. 1914년 문을 연 덴키칸에서는 오래된 시간을 엿볼 수 있다. 칠판에 분필로 적힌 상영 스케줄이 아날로그 감성을 더한다. 나도 모르게 발소리를 죽이게 되는 벗겨진 나무 바닥까지, 오랜 세월이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구석구석을 보며 살포시 휴식을 취해본다. 

화려한 관광지를 쫓다가도 현지인의 일상에 녹아들고 싶은 충동이 인다. 그럴 땐 어쩔 수 없다. 그저 이리저리 사람들을 따라 거리를 어슬렁거리는 수밖에. 왠지 입이 심심하다. 아, 카페인이 끌린다는 신호다. 습관처럼 커피향에 이끌려 오카다 커피로 향했다. 무려 70년이 넘게 커피를 볶고 갈아 핸드드립 커피를 만들고 있다고. 팥죽색의 가죽 소파와 담배 재떨이가 나란히 어우러진다. 온 순서에 따라 너른 좌석으로 안내해 주니 혼자 가더라도 걱정 없다. 푸근한 마음가짐에 흐뭇한 미소가 절로 나온다. 주문과 동시에 내리는 커피는 깊은 향과 맛을 자아내고, 일본의 동네 카페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카레 메뉴도 있다. 

커피 한 잔은 여행의 풍미를 돋운다
커피 한 잔은 여행의 풍미를 돋운다

극장 덴키칸
주소  8-2 Shinshigai, Chuo Ward, Kumamoto, 860-0803
문의  +81 96 352 2121
홈페이지  www.denkikan.com


오카다 커피
주소  1-20 Kamitoricho, Chuo Ward, Kumamoto, 860-0845
문의  +81 96 356 2755
홈페이지  www.okada-coffee.com


●아이치 골목 탐험


드넓은 평야와 잔잔한 바다가 펼쳐진다. 인근에 위치한 대도시 나고야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평화롭고도 낯선 아이치에서 곳곳에 깃든 소소한 이야기들을 감히 탐내본다. 

1906년에 제작된 이 원형 자동직기는 토요타의 정신을 상징한다
1906년에 제작된 이 원형 자동직기는 토요타의 정신을 상징한다
토요타 하이브리드 차량 ‘프리우스’의 엔진 구조
토요타 하이브리드 차량 ‘프리우스’의 엔진 구조
자동차의 제조공정
자동차의 제조공정

아이치에는 토요타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산업기술기념관이 있다. 붉은 벽돌의 옛 공장 건물을 그대로 전시관으로 활용했다. 다소 낡아 보일 수도 있지만 여전히 자리를 지키는 모습이 우직하니 든든하다. 사실 토요타의 시작은 자동직기였다. 창업자인 토요타 사키치가 발명한 자동직기로 회사는 기반을 다졌고, 아들 토요타 기이치로는 그의 도전 정신을 본받아 자동차를 탄생시켰다. 전시관은 섬유기계관과 자동차관으로 나뉜다. 섬유기계관에서는 100여 년 전에 활용했던 자동직기 시연을 볼 수도 있다. 자동차 마니아라면 자동차관으로 발걸음을 서두를 것. 미국의 쉐보레 자동차를 분해해가며 원리를 깨우쳤던 초창기 모습부터 눈앞에 펼쳐진다. 

레고랜드 재팬 전경. 다양한 어트랙션과 레고 조형물을 만날 수 있다

누구나 레고에 대한 추억은 있을 터. 2017년 4월 문을 연 레고랜드 재팬은 입구부터 알록달록 시선을 빼앗는다. 네모난 블록을 수천 개씩 쌓아올린 벽과 기둥에 눈이 휘둥그레지고, 익숙한 레고 캐릭터가 반가움을 자아낸다. 40여 개의 어트랙션과 볼거리가 준비돼 있으니 주저 없이 마음껏 즐기기만 하면 된다. 중세 시대 옷을 입은 문지기가 코를 고는 모습은 익살스럽고, 거대 문어 크라켄은 포효하며 사람을 잡아챈다. 레고팩토리에서는 블록이 만들어지는 실제 과정을 살펴볼 수 있어 특히 인기라고. 레고 모양의 롤러코스터를 타고 소리를 지르다 아기자기한 포토존에서 기념사진을 남겨본다. 구석구석 레고로 재현한 일본의 주요 랜드마크를 찾아보는 재미도 있다. 

토요타 산업기술기념관에서는 토요타의 역사가 펼쳐진다
토요타 산업기술기념관에서는 토요타의 역사가 펼쳐진다
네모난 레고가 수천 개 모여 만들어진 악어 모양 조형물
네모난 레고가 수천 개 모여 만들어진 악어 모양 조형물

토요타 산업기술기념관
주소  1-35, Noritake Shinmachi 4-Chome, Nishi-ku, Nagoya-shi, Aichi-ken
문의  +81 52 551 6115
홈페이지  www.tcmit.org


레고랜드 재팬
주소  2-1, Kinjofuto 2-Chome, Minato-ku, Nagoya-shi, Aichi-ken 
문의  +81 57 005 8605
홈페이지  www.legoland.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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