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지 영향력 대폭 위축, 제주 여행 시 단 3.3%… 여행사, 소규모 맞춤·테마 여행으로 활로 모색해야

2020년 여행의 아쉬움을 달래준 유일한 탈출구였던 국내여행, 이마저도 3차 유행에 막혀 연초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행 지원사업 재개, 비대면 트렌드에 맞는 여행상품 출시 등 업계가 풀어야 할 과제도 한 둘이 아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호캉스, 골프 등의 여행이 유행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은 가운데, 2021년을 예상해봤다. 

●유일한 탈출구 ‘국내여행’
그마저도 얼어붙은 패키지


2020년 여행의 아쉬움을 그나마 달래준 건 국내여행이었다. 굵직했던 코로나19 1~3차 유행을 제외한 시기에는 비교적 국내여행이 활발했다.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캠핑, 차박, 골프, 등산 등 야외 활동이 많은 여행방식이 유행했다. 목적지의 경우, 수도권에서 접근성이 개선된 양양과 강릉이 큰 관심을 받았으며, 여수, 대구, 포항도 저비용항공사(LCC)의 신규취항으로 주목받았다. 그럼에도 국내여행의 중심은 제주도였다.


제주도는 적은 확진자 규모 덕분에 코로나19 청정 여행지로 관심이 집중됐고, 여행객의 발걸음도 꾸준했다. 다른 지역과 비교해 관광객 감소도 덜했을 것으로 보인다. 2020년 1월부터 12월27일까지 제주도를 방문한 내국인은 전년동기대비 25.6% 감소한 996만2,450명(제주관광협회 기준)으로 집계됐다. 외국인 관광객이 95% 이상 감소해 전체 시장은 침체됐지만, 그나마 내국인으로 최악은 면했다. 특히 11월은 113만5,254명으로 2020년 월별 최고 기록을 세웠으며, 전년동기대비 감소율도 3.4%로 선방했다. 

반면 코로나19로 국내여행 패키지 시장은 대폭 위축됐다. 감염 우려로 타인과 함께 다니는 여행을 꺼리게 돼 국내여행 전문 업체의 모객은 순탄하지 않았다. 제주도 시장만 봐도 감소세는 확연하다. 2020년 1월부터 패키지와 부분패키지(에어텔·에어카텔 등)로 제주를 여행한 관광객은 전체의 3.3%에 그쳤다. 이는 2019년 같은 기간보다 15.9%p 낮아진 수치다. 다른 지역의 경우 관광 통계가 작성되지 않아 전체 시장 점유율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큰 흐름은 제주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KTX보다 저렴, 내륙 항공여행 기대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여전해 새해 국내여행 시장의 출발도 순조롭지 않다.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국내여행마저 크게 위축돼 여행사와 내국인의 답답함이 커지고 있다. 시급한 건 단연 국내 확진자 수 감소다. 일일 확진자가 100~200명 수준으로 낮아져야 한국관광공사와 지자체, 여행사의 마케팅이 활발해지고, 여행 활성화를 위한 각종 지원사업도 재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유행이 줄어들지 않는 한 제한된 인원으로 즐길 수 있는 호캉스, 골프, 캠핑 등의 여행 패턴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호텔의 경우 JW메리어트호텔서울이 태국 카오락 테마 패키지를 출시했듯이 프랑스, 일본, 베트남 등 특정 국가를 테마로 한 패키지를 선보이거나 작년에 호평받았던 24시간 스테이, 워케이션(Work+Vacation) 등의 프로모션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항공권 가격이 여전히 저렴해 내륙 항공여행 활성화도 기대해볼 만하다. 지난해 저비용항공사(LCC)를 중심으로 국내 노선이 다양해졌는데, 노선 대부분이 지금도 운항 중이다. 티웨이항공은 김포-제주·광주·부산, 부산-제주·양양, 광주-제주·양양, 진에어는 김포-부산·제주·대구·광주·여수·울산·포항 등 주요 도시 대부분을 다루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도 특가 항공권을 쏟아내고 있다. 대한항공의 김포-부산 왕복 항공권(12월28일 기준, 1월24~25일) 가격은 최저 5만4,000원으로 KTX 편도 가격보다 저렴한 수준이다. 항공사도 해외여행이 재개되지 않는다면 결국 기댈 수 있는 건 국내선과 화물뿐이다. 한편, 2020년 1~11월 국내선 여객은 전년동기대비 21.7% 감소한 2,353만9,166명(한국공항공사 출도착 기준)으로 집계됐다. 여객 1위 노선은 김포-제주(1,171만1,378명), 그 뒤를 김포-부산(295만6,976명), 부산-제주(252만7,438명)가 이었다.


이성균 기자 sage@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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