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비판적 시선을 거둘 수 없는 이유
[데스크 칼럼] 비판적 시선을 거둘 수 없는 이유
  • 김선주 기자
  • 승인 2021.01.04 0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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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선주 부국장

2020년은 여행 전문 언론에게도 가혹했다. 문 닫은 출입처, 출근하지 않는 여행인, 우울한 소식과 막막한 전망들…. 오랜만에 만난 취재원이 공교롭게 밀접접촉자로 판명돼 졸지에 재택마감으로 내몰리기도 했고 ‘온라인 가상 팸투어’라는 생소한 취재에도 좋든 싫든 적응해야했다. 휴·폐업, 유·무급 휴직, 희망퇴직, 급여삭감, 이직, 여행중단, 매출제로, 특별고용유지지원업종, 재난지원금, 존폐기로…. 어둡고 생경한 말들이 전염병처럼 업계를 휩쓸수록 무력감도 커졌다. 그야말로 우환질고(근심과 걱정, 질병과 고생)요, 간난신고(몹시 힘들고 어려우며 고생스러움)였다. ‘올해의 사자성어’가 이토록 착 감겼던 해가 과연 있었던가?


2020년의 역경은, 예년처럼 취재하고 변함없이 <여행신문>을 정상 발행했다는, 극히 평범하고 당연한 성취를 비범하고 특별하게 만들었다. 웃어야할지 말아야할지 난감하지만, 암울한 와중에 단 한 명의 낙오자 없이 직원 모두 그대로 각자의 일을 했으니, 다행임에는 틀림없겠다. 한 해 동안 고생했다, 우리 스스로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 후배 기자들에게 건넨 연말 인사가 이번처럼 애틋했던 적이 없었다. 2020년 한 해 동안 발행한 쉰한 개의 <여행신문>에도 애틋함이 담겨있었다. 되도록 밝고 가급적 긍정적이고 최대한 희망적인 톤을 유지하려 애쓴 흔적이 역력했다. 업계의 절망적인 상황을 감안하면 당연한 일이었다.


유독 날카롭고 뾰족했던 기사는 그래서 두드러졌다. 관광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그리고 한국관광협회중앙회(KTA)와 그 산하의 한국여행업협회(KATA)·서울시관광협회(STA) 같은 업종별·지역별 관광협회·단체들이었다. 여행업계가 다 죽게 생겼는데 정부는 과연 여행업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고는 있느냐, 업계 이익을 대변한다는 협회·단체들은 왜 목소리도 내지 못한 채 꿀 먹은 벙어리처럼 있느냐, 이럴 거면 차라리 해산하는 게 낫다, 그렇게 서슴없이 다그쳤다. 잘 달리는 말에 채찍질을 한 측면도 물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참담한 여행업 현실과 절박한 여행인 호소를 떠올리면 지금 생각해도 여전히 성에 차지 않는다. 


당사자들은 기사에 항의하고 또 서운하다 했다. 우리도 업계 생존과 지원을 위해 다각도로 활동하고 있고 여러 가지 대책들도 준비하고 있다, 다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들이 많다, 구체적인 결실을 맺을 때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등등. 그래, 말 나온 김에 그들이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쯤은 알고 있다고 밝히고 싶다. 여행업 대상 교육과 조사, 대정부 정책 건의, 대책 도출을 위한 각종 토론회와 간담회까지 모두 높이 평가한다. 덕분에 여행업이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됐고, 관광진흥개발기금 융자 확대와 각종 세제지원, 여행사 대상 현금지원 등의 다양한 지원 정책도 도출될 수 있었다고 본다. 회원사 분담금 면제로 살림살이가 팍팍해져 직원 급여를 삭감하는 등  근근이 버티며 이뤄낸 성과여서 더 인정해주고 싶다.   


그렇다고 2021년 새해 정부와 협회·단체를 향한 비판적인 시선을 거두는 일은 없을 것이다. 올해가 여행산업 재건을 향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1분기든 2분기든 우리나라에서도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불가항력의 돌발변수만 생기지 않는다면 올해 여행산업은 분명 ‘바닥을 치고’ 미약하나마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이다. 그 과정에서 대응하고 준비해야 할 게 한 두 가지겠는가! 정부에 당당하게 자가격리 조치 완화, 트래블 버블 시행, 경영주 직접 지원, 세제 지원 확대 등을 요구했던 기세를 계속 이어야 한다. 3월 말로 종료되는 여행업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기간 연장을 위한 논의도 슬슬 시작해야 할 시점이다. 여행업 전문인력 이탈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 모색도 시급하다. 연간으로 보면 회복 단계별 시나리오별로 종합적이고도 체계적인 ‘출구전략’을 제시해 연착륙 회복을 유도해야 한다. 정부와 협회·단체의 태생적 사명감과 의무감을 강조하고 싶다. 각자의 사명과 역할에 충실할 때 업계의 참여와 지지도 기대할 수 있다.     


새해에도 비판적 시선을 거둘 수 없는 이유 하나를 더 보태자면, 2021년 올해의 사자성어로 이런 것을 바라기 때문이다. 백절불굴, 각고면려, 마부위침…. 우리 모두 백 번 꺾여도 굴하지 않고 온갖 고생도 견뎌내 반드시 원하는 바를 이루는 한 해가 되기를! 

 

김선주 부국장 vagr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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