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기 운항 승인 번복… 이유는 타당한가?


손- 사이판 전세기는 출발일 1주일 전 결국 국토부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 승인했다가 하루 만에 번복한 경우는 드물다. 
김- 다들 사이판 전세기 상품 진행 여부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였었다. 사이판과 비슷한 조건에 있는 목적지들도 마찬가지였다. 첫 여행 목적 전세기였던 만큼 상징성이 컸기 때문이다.
손- 국토부에서는 절차 상 문제될 게 없어 승인했는데 질병관리청에서 브레이크를 걸었다는 후문도 있더라. 사실 이번 전세기 상품은 출입국 전후로 코로나19 PCR 테스트를 3번이나 받고, 음성 결과를 받더라도 현지에서 동선이 제한되며 한국에 돌아와서도 2주간 자가격리를 해야하는 등 여러 안전장치가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여행’이라는 이유만으로 민감하게 받아들여진 것 같아 안타깝다. 그동안 여행·항공업계에서 여러 실험 결과를 토대로 여행일정버블이며 입국 전후 코로나19 테스트 의무화 등의 안전성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이번 건은 어떤 데이터나 근거 없이 여행을 제한하는 게 아닌가 싶다. 우리의 일상에 ‘이동’이 완전히 배제될 수는 없다. 우리의 일상은 어딘가로 이동하고 배를 채우며 사람과 소통하는 것들로 채워진다. 그런 면에서 여행도 일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오히려 이번 전세기 상품은 여행에 참여하는 이들의 동선을 모두 면밀히 파악할 수 있고 일상에서보다 건강 상태를 더 자주 확인하는 조건이었다. 
김- 골프 여행이라는 이미지에 대한 편견이 있었던 것 같다. 
지- 전세기의 경우 귀국 이후 확실히 격리 및 감시를 한다면 방역에 크게 문제될 건 없어 보인다. 다른 분야에 비해 여행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지속되고 있는 듯하다. 
김 정부의 입장도 이해는 가지만 명확한 데이터가 아닌 이미지, 분위기 등에만 기반해 판단한 것 같아 찝찝하다. 
이- 사실상 영업 제한이다. 방역을 이유로 영업을 제한한 것이니까. 
손- 업계가 관심을 두고 바라 본 건 여러 안전장치를 기반으로 잘 진행되고 나면 선례로 남을 것이고, 안전한 여행을 재개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거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정부가 여행업계에 여러 지원정책을 펼치고는 있지만 근본적으로 영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지원이 아닐까 싶다. 
이- 다른 업계에 종사하다가 여행업계로 온 모 여행사 대표는 처음 부임했을 때 여행업계 대표단의 회의 분위기가 매우 차분해서 놀랐다고 했다. 의견을 표명할 때는 좀 더 강력하게 액션을 취할 필요가 있다. 여행업계는 1년 가까이 영업을 못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다른 업계에 비해 두드러지는 액션이 없다. 

 

교원그룹으로 간 KRT… 누군가에겐 기회


손- 교원그룹이 케이알티 여행사를 인수했다.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았을까. 
김- 인수 조건 중 하나가 직원 121명을 승계하는 것이었으니 교원 쪽에서는 비용을 낮추는 쪽으로 가격을 제시했을 것 같다. 그래도 케이알티 쪽에서 고용승계를 조건으로 내건 부분은 인간적인 모습이다. 물론 매매가에서는 유리하진 않았을 거다. 
이- 장형조 대표만 물러나고 나머지 임직원은 그대로 간다. 브랜드도 케이알티를 유지한다. 
김- 두 회사의 로고를 나란히 두고 보니 우연 치곤 브랜드 컬러에서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처음부터 한 몸 같은 느낌이다. 
이- 교원그룹의 상조회사 교원라이프 종속기업이 된다. 상조 분야는 이전부터 적립식으로 크루즈 여행이나 해외여행을 보내왔으니 성격이 비슷한 부분도 있겠다. 
김- 교원그룹은 기존에도 교원여행 브랜드를 통해 여행사업을 해왔다. 상용 수요와 시니어 대상 여행사업을 진행했는데, 이번에 케이알티를 인수하면서 이 분야를 더 키우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돌이켜보면 교원그룹은 여행분야에 관심이 많았던 곳이다. 시기적으로 저렴하게 여행사를 인수할 수 있었던 상황이라 매수자가 주도권을 가져가는 모습으로 인수한 것 같다. 
손- 가격이 궁금하다. 대략으로라도 소문이 돌 법도 한데 가격에 대해서는 전혀 들은 바가 없다. 
이- 미수금 등 채권 채무 관련해서도 누가 책임지는 지도 궁금하다. 인수비용도 이를 감안해서 책정하지 않았을까. 
김- 미수금은 다른 면에서 문제가 될 수도 있겠다. 장부에 기록되지 않은 미수금을 가진 랜드사들은 마음을 졸이지 않을까. 누군가에게는 기회, 누군가에게는 전환의 시기가 됐다. 장형조 대표 이야기를 해보자면, 장 대표도 처음부터 여행업계에서 시작한 인물은 아니었다. 케이알티가 처음 오픈했을 때 고문 역할을 맡았던 걸로 알고 있다. 그러다 여행업의 매력을 느껴 아예 영업을 이끌게 됐다. 다시 여행업계에 복귀할지는 모르겠다. 
이- 이번 인수 건은 케이알티 입장에서 운이 좋았던 사례 같다. 
김- 중견 여행사 M&A는 코로나19 사태 이후로는 처음이다. 이게 신호탄이 될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끝날지 가늠하기 어렵다. 올해만 버티면 회복될 거라는 의견이 많은데 다른 여행사들도 고민이 크겠다. 
손- 여행박사는 NHN에 매각된 이후 후폭풍이 거셌다. 지난해 하반기 대규모 무급휴직과 희망퇴직을 받은 이후 10명 남짓 남은 직원들만 상용 부분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고 한다. 부디 케이알티에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으면 좋겠다. 

진행 및 정리=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취재후는 한 주간의 취재 뒷얘기를 담는 자리입니다.
참가자=김기남, 김선주, 천소현, 손고은, 김예지, 이성균, 강화송, 이은지, 곽서희  기자 
*기자 이름 성으로 표기 (편=김기남 편집국장, 지=이은지 기자, 예=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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