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2008년 여행업 시위의 추억
[데스크 칼럼] 2008년 여행업 시위의 추억
  • 김선주 부국장
  • 승인 2021.02.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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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주 부국장
김선주 부국장

2008년 초쯤이었으니 10년도 더 지난 일이다. 여행사 임직원 수 백 명(주최 측 집계로는 600명)이 광화문 시민열린마당에 모였다. 당시 그 광장 바로 옆에 문화체육관광부가 있었다. 그 방면을 향해 ‘항공권 발권수수료 인하 규탄 및 여행업계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라고 적힌 기다란 현수막이 펼쳐졌다. 참가자들은 삼삼오오 피켓을 나눠들고 ‘국적 항공사의 일방적 발권수수료 인하 즉각 철회하라’, ‘여행사 도산위기, 항공사에 전파된다’, ‘상생하는 여행·항공업계 관광한국 초석된다’를 외쳤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9%였던 항공권 발권수수료율을 7%로 인하하기로 한 데 따른 항의 시위였다. 수수료율 인하를 막아내지 못하면 결국 제로컴(Zero Commission), 그러니까 발권수수료 완전 폐지로 이어질 것이라는 위기감도 크게 작용했다.

 
지금 생각해도 인상 깊은 시위였다. 아마 2000년 이후 여행업계에서 벌어진 시위 중 가장 규모가 크지 않았나 싶다. 물론 ‘동원된’ 여행사 직원들도 있었겠지만, 생존권 사수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일사분란하게 움직인 점은 지금도 높이 평가한다. 그다지 사이가 좋은 편은 아니었던 한국여행업협회(KATA)와 16개 전국시도관광협회가 한 뜻으로 모였고, 별도의 비상대책위원회도 구성해 양대 국적사와 밀고 당기며 협상했다. 비대위 구성부터 항의시위, 협상, 대외 호소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과정이 상당히 체계적이고 조직적이었다.


2021년 초, 여행업계는 다시 시위에 나섰다. KATA·서울시관광협회·한국관광협회중앙회 등 메이저 협회들을 중심으로 전개됐던 대정부 건의와 호소에 이어 이번에는 중소 단체들이 연합해 목소리를 냈다. 1월25일 국회 앞 시위는 지상파 방송 메인뉴스에도 오르내리며 코로나19로 피폐해진 여행업과 비참해진 여행인의 처지를 다시 한 번 알렸다. 여행사 정말 불쌍하다, 안됐다, 힘내라, 응원의 메시지도 많이 이어졌다. 피해 당사자인 여행사 대표들의 절절한 호소였고 절박한 요청이었으니 그런 호응은 어쩌면 당연했다. 메이저 협회들의 활동이 다소 격식에 갇혀 아쉬웠던 측면도 있었던 차에, 투박하지만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가 더해졌으니 이젠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관건은 연대와 결집, 그리고 이를 통한 일관되고 통일된 활동에 있다. 여행업이 존폐 기로에 선 지 오래됐지만 아직까지도 위기를 돌파하고 생존을 모색할 이렇다 할 구심점은 없는 상태다. 각자 산발적으로 개별적으로 움직이다보니 외부에서는 여행업 하면 분산과 분열을 먼저 떠올릴지도 모른다. 그렇게 조직적·체계적으로 전개했던 2008년 항공권 발권수수료 인하 저지 활동도 결과적으로는 실패했다. 하물며 연대와 결집 없이 무엇을 이뤄낼 수 있겠는가! 지금까지 각 활동 주체들이 내건 요구사항과 메시지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이제는 흩어진 구슬을 한 데 꿰어 보물로 만드는 일만 남았다. 


이런 맥락에서 1월27일 서울시관광협회가 국회 앞 시위를 주도한 단체들 대표들과 만나 협력과 공조 의지를 다졌다는 점은 박수를 보낼 만하다. 이런 식으로 여행업계가 결집한다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포괄한 광범위한 활동에도 자연스레 탄력이 붙을 수밖에 없다. 곧 부임할 문화체육관광부 황희 장관 내정자에게 여행업 현실을 알릴 때에도 보다 힘이 실리는 것은 물론이다.

 

김선주 부국장 vagrant@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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