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본, 국제적 백신여권 도입 가능성 일축
접종자 입국 시 자가격리 기간 조정 검토
‘교류 재개 vs 비접종자 차별’ 의견 팽팽

전 세계적으로 백신 접종이 속도를 내기 시작하면서 백신여권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IATA가 개발 중인 백신여권 '트래블 패스' / IATA 홈페이지 캡처
전 세계적으로 백신 접종이 속도를 내기 시작하면서 백신여권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IATA가 개발 중인 백신여권 '트래블 패스' / IATA 홈페이지 캡처

해외여행에 또 다른 여권이 필수인 시대가 올까. 백신 접종이 전 세계적으로 속도를 내면서 ‘백신여권’에 대한 논의도 활발해지고 있다. 교류 재개와 비접종자 차별 문제로 의견이 대립하는 가운데, 향후 백신여권이 격리 없는 자유로운 여행의 주요 수단으로 자리매김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정부는 백신여권 발급을 아직 검토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 정은경 본부장은 2월24일 ‘전문가 초청 코로나19 백신 특집 설명회’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국·영문으로 증명서를 발급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할 예정”이라며 “해외 입국자가 예방접종증명서를 지참할 경우 자가격리 기간을 조정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코로나19에 대해 ‘여권’ 형태로 국제적인 원칙을 만들지에 대해서는 논의가 진행된 바 없다”고 말했다. 입국자에 한해 자가격리 기간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일 뿐, 유럽 일부 국가들이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격리 면제 수단으로 백신여권을 추진하는 것과는 다른 의미다.

가장 먼저 백신여권 도입에 나선 국가는 아이슬란드다. AFP통신은 지난 1월21일부터 아이슬란드가 ‘코로나 백신 접종 증명서’를 발급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아이슬란드 보건부는 “국가 간 이동을 촉진하는 것이 목표로, 자국민은 물론 유사한 인증서를 소지한 외국인에 대해서도 검역 조치를 면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제적으로 백신여권 도입에 관한 논의는 계속되고 있다. 2월25일 현재,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은 2월25일(현지시각) 정상회의에서 코로나19 백신여권 도입을 두고 논의할 예정이다. 관광의존도가 높은 스페인과 그리스 등의 국가는 도입을 촉구한다는 입장이다.

조심스러운 목소리도 높다. 프랑스와 독일의 경우 백신 안정성과 차별 등을 지적하며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많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지난 1월14일 “백신을 접종한다고 해서 여행객들에게 이동 제한 조치를 면제해서는 안 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뜨거운 논란 속에서도 백신여권 개발은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IATA의 백신여권인 ‘트래블 패스’가 3월 중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싱가포르항공과 카타르항공이 트래블 패스 시범 운영 중이며, 주요 인도 국적사들도 참여를 위해 IATA와 협의 중이다. 전 세계 각국에서 백신여권 개발과 백신 접종을 서두르고 있는 만큼, 백신여권 도입에 대한 논의는 향후 좀 더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이은지 기자 even@traveltimes.co.kr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