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사 주가 2019년으로…롯데관광 52주 최고가
기업공개 앞둔 야놀자, 1주당 100만원대에 거래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여행 재개 기대감이 주가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2월26일 첫 백신 접종을 하루 앞두고 여행사·항공사 등 여행 관련 주가는 일제히 상승 곡선을 그렸다. 지난해 11월 백신 개발 소식과 함께 한 차례 급등한 데 이어 꾸준히 힘을 얻는 모양새다. 

국내 상장한 여행 관련 기업들의 주가 동향을 살펴보면, 주요 여행사들의 주가는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지기 이전인 2019년 수준을 회복하거나 그 이상으로 상승한 반면 대한항공과 진에어를 제외한 나머지 항공사들은 여전히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경우 지난 2월25일 각각 6만7,000원, 2만3,900원으로 마감했다. 2019년 최고가에 근접한 수준으로 최저가(각각 4만1,800원, 1만4,800원)와 비교하면 약 60%나 오른 가격이다. 롯데관광개발은 이날 2만1,650원 최고가를 찍으며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여행 재개 기대감이 선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막상 여행업계는 2019년과 비교해 매출은 곤두박질 친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여행 재개 시기도 여전히 캄캄한 상황에서 주가만 정상 영업하던 수준까지 회복한 것을 두고 의아해하고 있다. 

아직 상장 전인 야놀자도 비상장 주식 거래에서 폭풍 질주하고 있다. 올해 기업공개를 앞둔 야놀자는 2월24일 기준 서울거래소/증권플러스 비상장 등 비상장 주식 거래 지원 플랫폼에서 1주당 약 100만원 선으로 거래됐다. 지난해 10월 30만원대에 비해 약 3배 오른 수준이다. 야놀자는 2019년 싱가포르 투자청과 부킹홀딩스로부터 1억8,000만달러(한화 약 2,140억원) 규모의 시리즈 D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유니콘 기업으로 평가받았다. 이어 올해 기업공개를 추진하기로 결정한 이후 국내 투자은행 업계에서는 야놀자의 기업가치를 최대 5조원으로 상승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상장 주식 거래 지원 플랫폼에서도 야놀자 발행주식수와 주가를 통해 시가총액을 약 4조2,000억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2월23일 기준 하나투어(8,837억원), 모두투어(4,451억원) 시가총액을 합친 것보다 약 3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공공데이터포털에 따르면 2월20일 기준 야놀자 총발행주식수는 434만2,123주다. 서울거래소 비상장 플랫폼에서 야놀자는 2월24일 카카오뱅크, SK바이오사이언스, 컬리에 이어 네 번째로 인기가 높은 종목으로 거래가는 전날대비 5.48% 오른 105만원으로 상승 곡선을 그렸다.

반면 항공사들의 주가 회복 속도는 다소 더디다. 대한항공과 진에어가 2월25일 기준 각각 2만8,850원, 2만1,200원으로 2019년 수준을 횡보하고 있지만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에어부산, 티웨이항공은 아직 갈 길이 멀다. 

코로나19 이후 여행 관련 주가는 확진자 상황과 백신, 치료제 소식에 민감하게 요동치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여행이 재개되더라도 여행 트렌드와 유통 구조에 큰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기대감만큼 영업이 회복될 수 있을지는 확신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여행 주가의 고공행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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